실시간 랭킹 뉴스

"쫄지마, 잡혀봐야 5년이야... N번방은 지금도 성업중"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n번방 회원 "길어야 5년형" 서로 독려 중
신상캔 아동 촬영물 올리고 품평회 벌여
N번방 운영자, 사회성 떨어지는 루저 다수
성교육 강화, 처벌 수위 강화로 재발 막아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불꽃 (n번방 잠입취재단)

우리가 잘 몰랐던 끔찍한 n번방의 세계. 이 끔찍한 세계를 세상에 처음 알리고 경찰에 신고를 한 것은 바로 2명의 대학생이었습니다. 대학생 추적단 ‘불꽃’. 지난해 여름부터 잠입 취재를 시작했고요. 지금도 활동 중입니다. 대학생 추적단 ‘불꽃’을 만나보려고 하는데 이 n번 방 범죄자들은요. 신상 털고 협박하는 게 일상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익명으로 연결한다는 점 여러분 양해를 해 주시고요. 같이 만나보죠. 대학생 추적단 ‘불꽃’의 A씨라고 부를까요? A씨 나와계십니까?

◆ 불꽃> 안녕하세요. 취재단 불꽃입니다.

◇ 김현정> 지금도 혹시 n번방을 들여다보고 계십니까?

◆ 불꽃> 네, n번 방 뿐만 아니라 모든 성 착취물이 오가는 텔레그램의 채팅방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운영자뿐만 아니라 회원들도 다 처벌하겠다고 했는데 지금도 방이 성업 중이에요?

◆ 불꽃> 아무래도 박사가 잡혀도 텔레그램에서 많은 가해자들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방이 돌아가고 있기는 한데 확실히 그전보다는 많이 어수선해지긴 했어요. 그래도 아직까지 간간이 그 성 착취물 영상이 올라오기는 합니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씨 구속 이후 텔레그램 이용자들이 나누는 대화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지금도 그럼 성 착취물이 올라오고 즐기고 보는 사람이 있다고요?

◆ 불꽃> 네.

◇ 김현정> 아니, 사실 지금 대통령까지 나서서 ‘회원 전원 조사해라’, 그리고 박사 조주빈의 신상이 공개되고 있는데 그쪽에서는 그럴 때마다 무슨 얘기합니까?

◆ 불꽃> 사실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불안해하는 기색을 누가 보이면 서로 독려를 해 주거든요. ‘FBI에서도 포기한 걸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하냐? 절대 안 뚫린다, 쫄지 마, 얘들아’ 이러면서 자기들끼리 안심을 시켜주거든요.

◇ 김현정> ‘FBI도 못 뚫는 걸 우리 경찰이 할 리가 있어? 걱정 마’ 이러면서 서로 ‘괜찮아, 괜찮아’ 이렇게요?

◆ 불꽃> 네. 얘네들이 말을 하는 게 ‘많아야 5년 이상은 안 받겠지.’ 이런 식으로 말을 하거든요. 본인들이 얼마 안 받을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더 판치는 거예요.

◇ 김현정> 처벌 약하다는 걸 너무 잘 알아요?

◆ 불꽃> 너무 잘 알아요. 자기들끼리 정리를 해 놨어요. 이전에 잡힌 사람들이 얼마나 받았는지. 그리고 ‘집유로 끝난다.’ 이런 식으로 말하기도 하고요.

◇ 김현정> 세상에. 지금 쭉 모니터링하고 계시는 n번 방 중에 제일 입장객 수가 많은 방은 어디예요? 몇 명이나 돼요?

◆ 불꽃> 지금 봤을 때 한 3000명에서 6000명 정도 되는데 박사 잡히기 전에는 2만 명 되는 방도 있었는데 그런 방들은 지금 폭파가 된 상태입니다.

◇ 김현정> 2만 명 들어있는 방은 폭파됐지만 3000명, 6000명 방은 남아 있는 거군요. 이 n번 방 잠입 취재. 지난여름부터 시작이 됐는데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 불꽃> 디지털 성범죄가 너무 사회에 만연해 있다 보니까 이거에 대해서 취재를 해 보자 하다가 사이트를 발견을 했거든요.

◇ 김현정> 어떤 사이트요?

◆ 불꽃> 와치맨이 운영하는 ‘AV스눕’이라는 사이트였거든요.

'n번방 영상' 등 불법 성착취물을 거래하는 SNS 이용자들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지금 이미 구속돼 있는 와치맨이 운영하는 사이트를 발견했군요.

◆ 불꽃> 네. 그런데 그 사이트에 텔레그램 방 주소 링크가 올라와 있어서 ‘이게 뭐지?’ 하고 들어가 봤는데 정말 상상도 못한 게 거기에 펼쳐져 있던 거죠.

◇ 김현정> 들어가 보니 어떻던가요?

◆ 불꽃> 불법 촬영물 이런 거는 사실 말할 것도 없고요. 딱 봐도 그냥 너무 어린 아이들. 초등학생, 중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누가 봐도 협박을 당해서 일반적이지 않은 행동들을 하고 있으니까 너무 충격을 먹었죠. 그래서 바로 경찰에 신고한 것도 있고요.

◇ 김현정> 초등학생들의 것들도 있었어요?

◆ 불꽃> 보기에도 그냥 어린 친구들 있잖아요. 몸 신체를 봐도 그렇고 얼굴을 봐도 그렇고. 대부분이 어린 친구들이었습니다. n번 방 같은 경우는.

◇ 김현정> 그러면 누가 봐도 이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찍은 게 아닌 것 같은 영상, 즉 공포에 떨면서 찍은 그 성고문과 같은 영상들을 그 방에 있는 회원들이 보면서 뭐라고 하면서 그걸 도대체 보는 거예요?

◆ 불꽃> 자기들끼리 ‘품평회를 연다’고 얘기를 하거든요. 누구는 가슴이 어떻다, 다리가 예쁘네 어쩌네, 털이 많네, 적네. 신상 같은 것도 다 올라와 있으니까요.

◇ 김현정> 신상이 같이 올라와요?

◆ 불꽃> 신상이 같이 올라와서 나이나 사는 지역. 이런 것도 올라오거든요. ‘한번 쟤랑 해 봐야겠다, 강간해야겠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그런 것은 부지기수이고요.

◇ 김현정> 그렇게 신상 정보까지 가지고서 품평을 하고 ‘찾아가서 내가 어떻게 해 볼까?’ 이런 얘기까지 오고간다?

◆ 불꽃> 네. n번 방 같은 경우가 그렇습니다.

◇ 김현정> 초등학생, 중학생으로 보이는 아이의 것을 보면서 어떻게 그런 이야기들을 나눌 수가 있죠?

◆ 불꽃> 얘네들한테는 죄의식이라는 게 없거든요. 보통 관전자들은 그냥 야동이라고 생각을 해서 그냥 소비하고 희롱하고는 끝이에요.

◇ 김현정> 야한 영화 혹은 성인잡지의 하나와 다를 바가 없다고 보는 거예요. 아이들이 협박받아 찍은 영상, 일반인인데 찍힌지도 모르고 찍힌 그런 영상들조차도 그렇게 소비해버려요?

◆ 불꽃> 네, 그렇습니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사진=서울지방경찰청 제공)

 

◇ 김현정> 도대체 그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그 죄의식도 없이 즐기는 그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혹시 파악이 됩니까?

◆ 불꽃> 현실에서는 인정받지 못하는 그런 루저들이 많이 이 방에서 활동을 한다고 생각이 들어요. 여기서는 말하는 그런 불법 촬영물이나 영상을 올릴 시에 인정을 받을 수 있거든요.

◇ 김현정> 더 강한 수위의 것을 올리면 올릴수록?

◆ 불꽃> 네네. 그러니까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그런 권력을 텔레그램에서 성취를 하는 거죠.

◇ 김현정> 현실의 루저들이 일단 대부분이라는 거고. 이른바 현실에서 소위 잘 나가는 사람들도 있을까요?

◆ 불꽃> 없지는 않겠죠. 어떤 분들이 요 며칠 가해자들의 신상을 캐내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거기에 올라오는 거 보면 서울대 사람도 있고.

◇ 김현정> n번 방을 이용하는 가해자들의 신상을 털어서 그걸 올리는 그런 방이 생겼는데 거기에 보면 서울대생도 있다?

◆ 불꽃>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또요?

◆ 불꽃> 중학생도 있고요. 신검을 받으러 간다든가 아니면 수능 준비해야 되는데 계속 이 방에 있어서 자기 수능 망했다. 이런 식으로 말하는 가해자들도 있었고 아무래도 고등학생, 대학생이 제일 많은 것 같아요.

 

◇ 김현정> 앞서 경찰과 인터뷰했는데 경찰의 이야기와도 통하는 면이 있네요.

◆ 불꽃> 어떤 사람이 본인이 공무원이라고 하면서 공무원 되는 법을 알려준다면서 설명을 하더라고요, 장애인 전용으로 지원해라 이러면서요. 그런데 그 사람 신상을 특정을 해서 경찰에 자료를 제공했는데 잡히고 나서 얘기를 들어보니까 그냥 공무원 준비생이었더라고요. 그렇다고 30대, 40대, 50대가 없는 것은 아니고요.

◇ 김현정> 박사방의 경우는 돈을 상당히 많이 내고 입장을 하는 곳이었습니다. 심한 경우는 155만 원짜리 방도 있었는데. 155만 원짜리 방을 중학생, 고등학생, 무직인 사람들이 이용하기는 어려웠을 거고 이 155만 원짜리 회원 방을 지금 경찰이 수사를 하다 보면 여기는 상당히 직업을 가지고 어엿하게 살아가는 일반인들도 있을 거라고 보세요?

◆ 불꽃> 그렇죠. 아무래도 155만 원이 적은 돈이 아니다 보니까 분명히 좀 어느 정도 직장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혹시 이렇게 잠입 취재하시면서 협박받거나 그런 적은 없습니까?

◆ 불꽃> 저희가 그런 것들을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에.

◇ 김현정> 너무 많이 봐왔다는 것은 어떤 걸 보셨길래요?

◆ 불꽃> 텔레그램 기사를 쓰는 기자들 사진을 여기자나 남기자나 할 것 없이 사진을 가져와서 방에 공지로 띄워놔요. 계속 희롱을 하는 거죠, 공지를 보면서.

◇ 김현정> 합성도 해버리고 나체 사진과 그들의 얼굴과 이런 식으로?

◆ 불꽃> 네, 그런 것도 있고요.

◇ 김현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남아서 모니터링하고 신고하고 추적하시는 이유는 뭘까요?

◆ 불꽃> 저희가 이걸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보다 보니까 저희 학교 이름이 적힌 그런 알집 압축 파일이 올라온 적이 있어요.

◇ 김현정> 뭐였습니까, 그 영상의 내용은?

◆ 불꽃> 불법 촬영물이었어요.

◇ 김현정> 몰래카메라였어요?

◆ 불꽃> 네. 정말 피해자가 나였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게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이다’라고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이번 기회에 이렇게 한바탕 떠들썩하고 그냥 또 잠잠해지고 흐지부지되는 게 아니라 근절할 수 있는 확실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될 텐데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세요?

◆ 불꽃> 교육적인 차원에서 학생들의 성교육을 대대적으로 어려서부터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처벌의 수위도 훨씬 높아져야 될 거고요.

◇ 김현정> 이걸 우리가 가벼이 들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수사 기관, 양형 기관이 가벼이 들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고생 많으시고요.

◆ 불꽃>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불꽃>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n번방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린 대학생 기자단입니다. 추적단 ‘불꽃’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