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 코로나 장벽 쌓기…석기시대 갈 자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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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깔보던 유럽도 '바이러스 온상' 신세…코로나 탓에 '세계는 하나' 실감
현실은 각자도생…유럽·美 확진자 유입에 '방역모범' 한국도 봉쇄의 유혹
한시적 입국금지론 고개…장기전 감안할 때 효용성 의문, 그 후엔 어떻게?
바이러스 전이는 세계화 아닌 환경파괴 탓…장벽 쌓기는 근본해법 될수 없어

한 이탈리아 남성이 방독 마스크를 착용한 벽그림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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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귀가 매미를 잡으려 하는데 그 뒤에 참새가 있고 참새 또한 포수의 탄환이 기다리고 있다. (당랑포선 황작재후. 螳螂捕蟬 黃雀在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와중에 요지경 세상 민심을 보며 떠오른 고사다.

이번 사태로 세계는 '민폐' 중국을 혐오했고 한국 내에도 혐중 정서가 일었지만 황당하게도 유럽 등지에선 함께 도매금 취급됐다. 그랬던 유럽도 이제는 중국을 넘어선 바이러스 온상이 됐고 한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신세다.

그렇다고 이게 끝이 아니다. 전례 없는 불확실성 탓에 형세가 또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른다. 새옹지마 표현이 이렇게 적실히 와닿은 적이 없다.

그런 점에서 교만을 멀리하고 그저 겸허 하라는 게 이번 사태가 주는 첫 번째 교훈이다.


세계적 환난 중에도 피부색을 따지는 인간 종족과 달리 바이러스는 인종, 국적 따위는 묻지도 않았다.

이처럼 세계는 공동의 적을 마주하고서야 '우리는 하나'(We are the World)임을 온몸으로 실감하게 됐다.

외계인이 쳐들어오면 적국과도 손을 잡아야 하듯 지구인의 단결이 필요하다. 코로나의 맹위 앞에 국가 분쟁마저 사라진 '팍스 코로나'의 아이러니다.

하지만 현실은 제각각 살겠다고 나선 각자도생이다. 이성적으로는 전 세계의 공동 대응 없이 코로나 박멸이 불가능함을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실제 행동은 본능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방역 모범국' 한국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최근 유럽·미국발 확진자 증가세를 타고 국경 봉쇄의 유혹이 다시 싹트고 있다.

일각에선 왜 우리 세금으로 외국인 검진 비용에 격리 비용까지 대줘야 하느냐고 열을 올리고, 심지어 재외국민에 대한 전세기 지원을 타박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상황이 그리 심각하다면 전면 입국금지라 한들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개방성과 투명성을 방역 원칙으로 세웠지만 무조건 금과옥조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방역, 경제, 외교, 국격 등의 가치를 종합해 나름대로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다. 어렵지만 꿋꿋하게 지켜오며 세계의 찬사를 받았다. 그 자부심과 원칙을 양보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요구된다.

코로나와의 장기전에서 대략 2주짜리 한시적 입국금지가 얼마나 가성비가 있을지도 따져봐야 한다. 그 후에는 입국금지를 풀 만큼 세계 상황이 안정돼있을 거라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혹자는 말한다. 이번 사태의 여파로 반(反) 세계화 조류가 강화될 것이라고. 물론 그럴 가능성이 높지만 최대한 막아내야 한다. 무역 의존도가 큰 우리로선 특히 그렇다.

이번 사태의 참된 교훈은 반 세계화가 아니라 오히려 '제대로 된' 세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이유는 세계화 때문이 아니라 기후변화 같은 환경 파괴에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인간 활동 영역이 확대되고 야생 생태계가 줄어들자 바이러스가 전이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국가 간 장벽을 쌓는 게 근본 해법이 아니란 얘기다.

세계적 학자인 유발 하라리는 CNN 인터뷰에서 "그 정도로 확실하게 고립되려면 중세시대도 아니고 석기시대로 돌아가야 한다"며 가능한 선택지가 아니라고 말했다.

장벽 쌓기가 별 실효성도 없고 대안이 아니라면 인류의 미래와도 부합하는 'K 방역'을 더 정교하게 다듬는 게 훨씬 유익하고 생산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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