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 성착취 등 디지털 성범죄에 강력 대응 방침에 대해 브리핑하기 앞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무부가 텔레그램을 이용해 성착취 불법 촬영물을 판매·유포한 이른바 'n번방' 가담자 전원에 대한 엄정 수사를 검찰에 지시했다.
법무부는 24일 오후 3시 서울고검 의정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이용한 디지털 성범죄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를 위해 국제형사사법공조는 물론, 범죄수익 환수에 집중하며 범죄단체 조직죄 적용을 검토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전날 대검찰청으로부터 관련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비롯해 참모진 10여명이 심야 회의를 열고 이같은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법무부는 이번 사건이 그동안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미온적인 대응이 불러온 참사라고 판단, 처벌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중대범죄 법정형을 상향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 법무부는 n번방 가담자 전원을 엄정 조사해 범행 전모를 규명하고 책임에 따라 강력히 처벌하도록 검찰에 지시했다. 경찰과 방송통신위원회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엄정 대응하라는 취지다.
법무부는 디지털 성범죄 대화방 개설·운영자를 비롯해 적극 관여자의 경우 범행 기간, 인원 및 조직, 지휘체계, 역할분담 등 운영구조와 방식을 철저히 규명해 가담 정도에 따라 법정최고형 구형을 적극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특히 범행이 지휘·통솔체계를 갖춘 상태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경우 형법 제114조의 '범죄단체 조직죄' 등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했다. 현재 검찰은 조직적 체계를 갖춘 '보이스피싱'이나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사건의 경우에 범죄단체 구성·가입 등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또 대화방 회원에 대해서도 가담·교사·방조에 이를 경우 공범으로 적극적으로 적용하도록 지시했다. 공범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불법영상물을 소지한 경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규정 등에 따라 가담자 전원에게 책임에 상응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라고 했다.
법무부는 이번 범행이 해외 서버를 둔 SNS 대화방을 기반으로 보안성이 강화된 네트워크 기술과 암호화폐 등을 이용해 조직적이고 은밀하게 이뤄진 만큼 국제형사사법공조 등을 통해 끝까지 추적하고, 범죄수익도 철저히 추적·환수하겠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에 대해 국선변호사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지난해 12월 대검찰청이 개발해 시험 단계 중인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불법촬영물 삭제를 지원할 방침이다.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현재 국회가 논의 중인 디지털 성범죄 특별법 등 관련 법안 통과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법무부는 "디지털 성범죄 가해행위는 한 사람의 인격과 삶을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임에도 그동안 이를 근절하기 위한 적극적인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미온적인 형사처벌과 대응으로 피해자들의 절규와 아픔을 보듬지 못했던 점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디지털 성범죄 특별법 등 'n번방' 사건 재발방지 법안의 국회 통과 지원과 디지털 성범죄 관련 범정부차원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추진해 종합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n번방' 사건 핵심 피의자에 대한 얼굴 공개 이른바 '포토라인'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구속 피의자에게 포토라인이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성폭력처벌법상 (사진 촬영 공개 여부는) 해석의 여지가 있어 잘라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성폭력범죄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고, 국민의 알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 방지 및 범죄예방 등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할 때에는 얼굴, 성명 및 나이 등 피의자의 신상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규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한편 경찰은 이날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해 미성년자 등 여성 수십명의 성착취 영장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다만 서울중앙지검은 오는 25일 조씨를 경찰로부터 넘겨받더라도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에 따라 포토라인에 세우지 않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