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내세운 신천지 위장단체…"실제론 종교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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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 교주, "지구 전체를 우리가 통치해야"
'평화' 내세워 사회 각 분야 및 해외 인사 포섭 시도
"만국이 신천지로 몰려오고 있다는 거짓말 통해 신도 내부 단속"
피해가족들, "HWPL 외 수많은 신천지 위장단체들 법인 취소해야"

2018년 9월 18일,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만국회의'. 신천지는 위장단체를 이용해 수원월드컵경기장 등 대규모 공공시설을 대관해 매년 신천지 위장행사 '만국회의'를 개최해왔다. (유튜브 갈무리)

 


이단 신천지 위장단체, 사단법인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이 대외적으론 '평화단체'임을 자처했지만 실질적으론 신천지의 종교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설립된 단체임이 신천지 내부자료를 통해 드러났다.

이만희 교주는 HWPL을 비롯해 또 다른 위장단체 IWPG(세계여성평화그룹)와 IPYG(국제청년평화그룹)를 언급하며 '지구 통치'라는 야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교주는 "이 세 개의 그룹이 역사를 해 나가야 인류 전체를 정복할 수도 있고 생육, 번성, 정복하고 다스릴 수가 있다"며 위장단체에 "지구 전체를 이제 우리가 통치해야하지 않겠습니까" 등의 구체적인 훈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올해 1월 12일 진행된 신천지 36차 정기총회에선 '하늘단체(HWPL)'와 '여성단체(IWPG)'의 공식 활동보고도 있었다. 보고자들은 "하늘 단체는 평화의 사자이신 총회장님께서 하늘의 뜻을 따라 만든 조직", "여성단체는 하늘단체의 한 쪽 날개로서 흰무리(신천지 교리를 따르는 신도들) 창조를 이루기에 힘쓰고 있다"는 등의 표현을 쓰며 종교색을 짙게 드러냈다.

이만희 교주의 훈시내용

 



◇ "평화운동? 철저한 내부결속 위한 신천지 행사"

신천지의 대표적 위장단체 HWPL과 IWPG, IPYG의 주된 활동목적은 해마다 열리는 신천지 위장행사 '만국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다. 만국회의는 세계평화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열리지만 실상은 이만희 교주를 '평화의 사자'로서 신격화하고 내부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신천지 위장행사다.

HWPL과 IWPG, IPYG는 이러한 '만국회의'에 사회 각 분야 유력인사와 해외 유명인사들을 섭외하기 위해 총력을 다한다. 실제로 CBS노컷뉴스 보도를 통해 이들이 각 분야 인사들에게 조직적으로 접근해 포섭하려한 정황이 드러났고, 이낙연 전 국무총리에게까지 접근하려 한 사실이 폭로되기도 했다.

이런 활동은 신천지의 반사회성을 잘 알지 못하는 해외 인사들에게 더욱 집중됐다. 각 나라 고위급 인사들과 유명 인사들에게 이른바, '피스레터'를 보내는 등 만국회의가 전세계 평화를 위한 행사라고 속여 참석을 유도했다.

실제로 과거 만국회의에 참석한 해외 인사 중엔 순수한 평화 행사인 줄 알고 참석했다가 종교행사라는 점을 깨닫고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있었다. 네덜란드 청소년 단체 회장 자격으로 참석했던 한 참가자는 "한국의 사이비종교인 신천지의 선전도구로 이용당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만국회의를 순수한 평화행사가 아닌 종교 행사라고 의심하는 사람들에 대한 대응법도 마련돼 있다.

 


구리이단상담소 소장 신현욱 목사는 이같은 신천지 위장단체의 활동에 대해서 "신천지가 내부 신도들을 결속시키고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서 하는 활동"이라고 분석했다.

신 목사는 "성경의 요한계시록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교리를 만든 신천지는 '만국에서 신천지를 경배하러 온다'는 자신들의 교리가 실제로 성취되고 있음을 신도들에게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국제행사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인터넷 매체 등과 차단돼 실체를 알지 못하는 일반 신도들의 경우, 만국회의의 거대한 스케일과 참석하는 유명인사들을 보며 전율을 느끼며 더욱 충성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신 목사는 "그러나 정말 신천지의 교리가 사실이라면, 전 세계 사람들이 신천지를 보고 자발적으로 몰려들어야 하는데, 신천지는 철저하게 정체를 숨긴 채 접근해 평화행사를 가장해 참석자들을 모은다"며 "이는 신천지 포교방식과 마찬거지로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처럼 거짓으로 진행되는 만국회의의 실체를 일반 신도들에게도 철저히 숨기며 마치 신천지 교리가 성취되는 것처럼 활용해 내부 결속을 꾀하는 것은 안팎으로 기망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만국회의엔 참석한 청년들이 '피스', '평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 이만희 교주, "'평화'에서 '신의 차원' 까지 단계적 교육"

신천지는 위장단체들을 통해 신도들의 내부결속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신천지 영향력 확대에도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신천지 내부 문건을 살펴보면 신천지는 위장단체를 통해 전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목표를 드러낸다. HWPL이 'UN'을 감시·감독하고, IWPG는 '여성'을, IPYG는 '청년'을 감시·감독해 각 국가가 국제법을 비준하고 이행하도록 한다며 해당 단체들에 전 세계를 주도하는 역할을 부여했다.

'IWPG 대한민국 전국 지부 모임 교육자료'엔 "이 세 개의 그룹이 역사를 해 나가야만이 인류 전체를 정복할 수도 있고 생육, 번성, 정복하고 다스릴 수가 있는 겁니다"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만희 교주의 훈시 내용엔 "이 세 개의 그룹이 역사를 해 나가야 인류 전체를 정복할 수도 있고 생육, 번성, 정복하고 다스릴 수가 있다"라거나 "지구 전체를 이제 우리가 통치해야하지 않겠습니까"라는 발언이 담겨있다.

신천지 위장단체들의 활동이 실질적인 신천지 포교활동의 연장선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도 있다.

이만희 교주는 위장단체에 "완전히 우리는 신앙인 아닌 것 같이 행사를 해나가면서 사람들을 모아들여야 한다"며 정체를 숨길 것을 지시하고는 뒤이어 "그러나 뒤에 가 이런 것 저런 것 알게 되면, 그 때는 그때대로 말해야 되겠죠"라며 신천지와 이른바 '모략전도' 방법을 위장단체에서도 사용할 것을 지시한다.

또, "말씀 안에도 단계가 있는데, 종교적인 차원에서 말할 수 없기 때문에 평화를 교육한다"며 "평화의 근본적인 뜻에서부터 '신의 차원'까지 단계적으로 교육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신천지 위장단체가 표방하는 '평화운동'이 결국은 신천지 포교활동의 일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HWPL 만국회의 주의사항은 신천지 신도라는 점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이만희 교주는 위장단체에 "종교적인 차원에서 말할 수 없기에 평화를 교육하는 것"이라며 '평화'에서 '종교적 차원'으로 단계적 교육을 강조했다.

 



◇서울시, HWPL 법인 취소 절차…피해가족, "신천지 위장단체 전부 취소해야"

서울시는 지난 16일, 사단법인 HWPL에 대한 행정조사를 실시하고 "조사결과 재산목록 미비치와 이사회 미개최 등 민법상 의무 위반사항이 적발됐다"며 "적발사항에 법인 취소 등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조사에선. 서울시가 지난 9일 진행했던 신천지 사단법인 '새하늘새땅 증거장막성전 예수교선교회' 행정조사와 마찬가지로 주사무소 이전 신고가 이뤄지지 않았고, 재산목록·회원명부·총회 회의록 등 법인이 비치해야할 서류를 갖추지 않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법인관련 현황과 회계자료 등 일체의 관련 자료를 파악해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도 밝혀 법인 취소 뿐만 아니라 HWPL과 연관해 제기됐던 신천지 횡령의혹 등에도 관해서도 수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앞서 CBS노컷뉴스 보도를 통해 서울시가 지난 7년동안 해당 법인을 취소해야한다는 신천지 피해자들의 요구를 접수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법인의 활동이 목적 사업에 위배되는지 검토가 필요하다"며 조치를 취해오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기에 향후 법인 취소절차 진행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한편, 신천지 피해가족들은 HWPL 뿐만 아니라 여성가족부에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등록된 IWPG와 신천지 위장 봉사단체 등 모든 신천지 위장단체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행정조치를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천지 피해가족이 서울시청 앞에서 신천지 위장단체 법인 취소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는 서울시에 "(사)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를 비롯한 신천지 위장단체들은 원래 목적과도 맞지 않고 공익을 해하고 있다"며 "법인을 취소하고 다른 위장 민간단체에 대해서도 시설페쇄해 달라"는 민원을 접수했다.

전피연은 18일 HWPL이 실제로 신천지 종교활동에 관여했다는 신천지 탈퇴자들의 사실확인서 등 관련 자료들을 서울시에 추가로 제출했다.

전피연 측은 "신천지는 공인된 법인을 통해 공공시설을 대관해 신천지 행사를 진행하는 등 위장단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며 "위장법인 취소가 신천지 포교활동을 저지하고, 가출과 이혼 등 신천지로부터 비롯되는 각종 사회문제를 막는데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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