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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 '눈물'과 정우성 '고백'…공감, 두 거장의 롱런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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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왼쪽)과 방송인 유재석(사진=KBS·tvN 제공)

 

어떤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을 우리는 '거장'(巨匠)이라 부른다. 방송인 유재석과 배우 정우성이 한날 각기 다른 방송에서 보여준 남다른 공감능력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려 애쓰는 두 거장의 면모를 새삼 확인시켰다.

유재석은 지난 11일 밤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온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구에 내려간 간호사 정대례씨와 가진 인터뷰 도중 눈물을 쏟았다.

이날 정씨는 "저는 언제 어디서든지 먼저 나서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고 '(대구로 지원을) 가겠냐'고 의향을 물어봐서 아무런 사심 없이 제가 먼저 '가겠습니다' 하고 대구에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는 환자들이 병상마다 가득 차 있을 뿐더러 물품도, 간호사도, 인력도 부족하다. 교대로 근무하면서 거의 집에 못 가고 15~17시간을 근무한다"며 "현장에서 의료물품인 마스크, 보호구, 장갑 등 모든 것이 부족하기 때문에 아껴 쓰고 있다"고 전했다.

"그냥 저 여기서 잘 지내고 있다. 저희는 특별히 불편한 건 없다. 잘 지내고 있다"라는 정씨 말에 유재석은 "밝게 이야기하시는데 자꾸…"라고 말끝을 흐리며 왈칵 눈물을 쏟았다.

"그렇게 눈물 날 내용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자꾸 '괜찮다'고 하시는데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나네요…. 엄청나게 슬픈 사연을 들은 것도 아니고… 죄송합니다. 일하시는데 제가 불편하게 해 드린 것은 아닌지…"

같은 날 밤 정우성은 KBS2 강연 토크쇼 '도올학당 수다승철' 첫 게스트로 출연해 열일곱 살에 학교를 자퇴한 뒤 지금 자신이 있기까지 여정을 솔직하게 전했다. 그는 자퇴 이유에 대해 "공부가 적성에 안 맞았던 거겠죠?"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정글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같은 동급생들 안에서도 계열이 나뉘어 있었어요. 저는 폭력 자체를 싫어했던 것 같아요. 선생님들도 아이들을 인격으로 대하지 않고 어느 동네 사는 애한테는 친절하고, 어느 동네 사는 애한테는 인간 취급 안 하고…. 그러면 상고에 가서 '잘 풀려 은행원이나 되면 잘 살 수 있겠다', '직장은 구할 수 있겠다' 해서 학교에 갔는데 정글이더군요. 서클마다 학교 끝나면 남으라고 하고, 동년배들끼리 서열이 나뉘고 폭력이 난무하는지에 대한 반항심이 컸던 것 같아요."

정우성은 "그러다보니 막연하게 뛰쳐 나가고 싶었던 것 같다. 탈출 욕구가 심했다"며 "학교를 나온 뒤 너무 막연했다. 무언가를 찾아갈 수 있다는 그 막연한 희망이 너무 좋았다. 내 스스로가 굉장히 많이 외로웠다. 그 외로움조차도 내 것이었기 때문에 감싸려고 했다"고 부연했다.

"끊임없이 저를 인정했어요. 부모님은 굉장히 가난한 집안이었는데 이 가난은 아버지 것이라고 생각했죠. '나는 무엇을 찾을까?', '세상에서 너는 어떤 사람이 될래?'라며 계속해서 나라는 사람의 자존감을 지켜주려고 했어요. 물질적으로 궁핍했기 때문에 유혹이 다가올 수도 있었는데,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어요. 물질보다 더 큰 세상 안에서의 내가 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는 우리 사회 교육에 대해 "아이들을 '교육을 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아이들을 교육하면서 '너는 1등해야 해', '너는 어느 동네 살고, 너는 부모님이 뭐하고' 식으로 자꾸 격차를 두니까 경쟁에 치우쳐서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없다"며 "1, 2, 3등은 있을 수 없다. 각각의 객체가 얼마나 온전하게 반짝반짝 하느냐만 있다. 교육은 결국 사회 구성원으로 각자 관계 속에서 어떤 직업을 선택하고 함께 살아갈지에 대한 과정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아이들에게 정당한 교육을 시킬 수 있는 철학이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재석과 정우성은 자신들이 쌓아 온 명성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려 애쓰는 대표적인 연예인으로 꼽힌다. 이날 방송에서 두 사람이 나란히 보여준 모습은 이 사회 속에서 더불어 사는 '우리'와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대중문화평론가 하재근은 12일 "평범한 사람들이 지닌 정서나 약자의 고통을 헤아리지 못하는, 공감능력이 없는 이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특권적인 지위나 부를 마음대로 누리는 데 거리낌이 없다"며 "그러다가 결국 크고 작은 사고를 치고 사람들에게 미움을 사게 되는 법인데, 이는 연예계도 마찬가지"라고 진단했다.

이어 "타인의 아픔을 헤아릴 줄 아는 공감능력을 지닌 연예인들은 각자 맡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뿐 아니라 남을 돕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서기 마련인데, 그러한 태도가 누적되면서 사람들에게 진정성을 인정받고 안정적인 스타가 되는 것"이라며 "결국 사회 구성원들과 함께 호흡하려는 감수성과 공감능력은 롱런하는 스타들의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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