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안단 美국방장관, 방위비 노골적 인상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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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퍼 장관 "공동 비용 분담, 미국 납세자에 불공평"
성조기 뱃지 단 정경두 장관 "분담금 높은 증가 염두"

2월 24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과 정경두 국방장관이 회담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에스퍼 장관의 옷깃에는 성조기만 달린 반면, 정경두 장관의 깃에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달려있다. 에스퍼 장관은 과거 두 차례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성조기 뱃지만 달았다.(사진=권민철 특파원)

 

한미 국방장관은 24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펜타곤)에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논의했지만 양국 간 입장차만 확인하고 큰 소득 없이 끝냈다.

정경두 국방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이날 펜타곤에서 회담을 열고 방위비 분담금과 한미연합훈련 등 양국 현안을 논의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회담 내용을 일부 소개했다.

에스퍼 장관은 마이크를 잡자 말자 방위비의 대폭 증액을 노골적으로 압박했다.

그는 "공동방위 비용을 분담하는데 있어서 미국 납세자에게 불공평해서는 안 될 것이다"며 "더 지속가능하고 공평한 방법을 찾아 대한민국과 연합 방위비를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세계 경제 강국으로서,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동등한 파트너로서 방위비를 더 분담할 능력이 있으며 그렇게 해야한다"고 명확하게 말했다.

또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상 한국 분담금은 전체 비용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은 한국이 더 분담해야 한다고 본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양국 간 간극을 메우기 위해 해야할 일이 많지만 오늘 이 주제에 대해 솔직한 논의를 했다. 미국은 여전히 상호에 이익이 되고 공평한 협정에 이르기 위해 확고한 의사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동맹과 연합 방위는 미래에도 강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방위비 분담금 증액은 한국뿐만 아니라 동맹국에 촉구하는 미국의 최우선 순위라고도 했다.

이에 정 장관은 우회적으로 '과도한 증액'은 어렵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상호 윈윈하는 방향에서 조속히 타결돼 나가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한미가 함께 노력해나가기로 했다"며 "다만 우리 정부는 방위비 분담금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직·간접적 지원을 통해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에 기여해오고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린다"고만 짧게 말했다.

정 장관은 질의응답에서도 "현재 진행되는 11차 협상에서도 한국은 기본적으로 예년보다는 높은 수준의 증가율을 생각하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해 미국의 증액 요구를 굳이 거부하지 않고 있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날 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압박하는 에스퍼 장관의 양복깃에는 성조기만 꽂혀 있던 반면, 미국의 신경을 살피는 듯해 보이는 정 장관의 깃에는 한미 양국 국기가 모두 꽂혀 있는 모습이 상반되게 다가왔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액의 차이와 관련해 우리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한국 특파원들과 별도로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큰 폭의 인상분을 언급해서 (두 나라 간에) 차이가 커졌다"며 "전년도 분담금 협상을 10차례나 했는데 올해 협상은 작년 후반기부터 진행해서 기간이 짧아 아직 인식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에스퍼 장관은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방식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한 조율을 강화하기로 했다"면서 "우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집행에서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높은 수준의 정책 협의, 훈련, 정보공유 등 (한미일) 3국 간 3자 방위협력을 계속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재배치 여부에 대한 한국 특파원의 질문에 대해서는 "한반도에서 사드를 재배치할 계획은 없다"고 논란 차단을 시도하면서도 해당 부대에 물자 공급을 위한 지상병참선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한미 연합훈련 취소를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과 박한기 (한국) 합참의장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한 우려로 인해 연합지휘소훈련을 축소하는 것을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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