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 신음하는 항만 일용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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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24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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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카페리 여객수송 중단·항만 물동량 '반토막'에 일감 사라져

텅 빈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대합실(사진=연합뉴스)

 

"중국에서 도착한 카페리선 안을 종일 청소하면 일당 6만9천원씩을 받았는데 한 달째 한 푼도 벌지 못해 막막하네요."

인천항에서 국제카페리 객실 청소를 10년 넘게 해온 50대 일용직 여성 근로자 A씨는 24일 요즘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카페리 여객 운송이 전면 중단되면서 지난달 20일 마지막으로 출근한 뒤 1개월 넘게 쉬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중고생이나 대학생 자녀를 둔 동료들은 사실상 가장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 저마다 걱정이 태산"이라며 "한 달에 130만∼140만원 받던 수입이 정말 아쉬운 형편이라 급한대로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A씨를 비롯해 인천항운노동조합에 소속돼 10개 항로 인천∼중국 카페리 내부를 청소하는 여성 조합원 64명은 모두 올해 2월 수입이 '0원'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대중국 교역 의존도가 높은 인천항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인천항에 입출항 신고를 한 외항선은 총 976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지역 항만·물류업계 전반에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작업에 투입된 횟수에 따라 일당을 받는 항만 일용직 근로자들이 가장 먼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들은 일감이 아예 사라지거나 반 토막 나면서 극심한 생계 곤란에 직면했다.

현재 인천항운노조 전체 조합원 1천615명 가운데 비상용직이 815명으로, 상용직(800명)보다 많다.

인천항에 등록된 항만 하역 분야 일용직 260여명의 경우 이달 근무 투입 횟수가 지난 21일까지 평균 9회에 불과해 1인당 94만원 밖에 벌지 못했다.

40대 일용직 하역 근로자 A씨는 "8시간을 일하면 일당 10만5천원을 받는데 이달 근무 횟수와 수입이 평상시의 절반도 안 된다"며 한숨을 쉬었다.

항만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해 일용직 근로자들이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이직할 경우 항만 경쟁력 자체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상당수 근로자가 소득 저하를 이유로 항만을 떠나 선박 운항이 정상화한 이후 인력난을 겪었다.

최두영 인천항운노조 위원장은 "비상용 분야 조합원과 사무국 소속 일용직은 일당에 의존하는 임금구조여서 코로나19 사태로 가계와 생존권이 위협받는 상황"이라며 "인천항 관리 주체인 해수청과 항만공사가 이들의 생계유지를 도울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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