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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마침표, 비박 불출마…다음 수순, 친박 물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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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출범, 유승민 이어 김성태, 박인숙 불출마
내일, 모레 영남권 공천 면접…TK 물갈이 시동
친박계 반발 명분 사라져 물갈이 탄력 받을 듯
공관위, 지역별 심사결과 발표 방침…컷오프 반발 최소화
홍준표‧김태호에 '험지 출마' 압박…절반 수확 그칠지 관심

자유한국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의 합당 결과인 미래통합당이 17일 출범하면서 다음 수순인 공천 물갈이의 폭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당은 그동안 보수통합과 인적쇄신이라는 양대 과제를 풀지 못해 고심이 깊었지만, 일단 통합 문제는 일단락됐다. 새보수당은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를 수용하며, 지분 등의 조건을 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나머지 과제인 인적쇄신은 당내 기득권 세력으로 꼽히는 TK(대구‧경북) 현역들의 반발을 최소화시키는 동시에 물갈이 비율을 최대한 높일 수 있을지에 성패가 달렸다는 게 중론이다.

◇ 공천 심사 하이라이트 'TK‧PK' 면접…고강도 물갈이 예고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는 18일부터 19일까지 당내 최대 지지기반인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 등 영남권 예비후보들에 대한 면접을 실시한다.

앞서 총선기획단과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언론 등을 통해 TK 지역을 겨냥해 '50% 이상 물갈이'를 심심찮게 언급한 점을 감안하면 고강도 물갈이가 예상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와 함께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패 등 한국당이 쇠퇴할 동안 당내 기득권인 TK 현역의원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게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3선)와 박인숙 의원(재선) 등 대표적인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이 연이어 불출마를 선언한 점도 공천 칼자루를 쥔 공관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수도권 면접 심사를 마친 김 전 원내대표와 박 의원은 보수통합과 총선 승리의 밀알이 되겠다며 각각 지난 15일, 16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앞서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이 통합 선언과 함께 불출마를 선언한 터라 친박계도 통합과 물갈이에 반발하기 힘든 상황이다.

'TK‧친박(친박근혜)' 현역들이 인적쇄신의 주요 대상으로 거론된 마당에 상대적으로 책임론에서 자유로웠던 비박계 현역들이 먼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TK‧친박계에 대한 압박 수위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당내 핵심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공관위가 김 전 원내대표와 박 의원에게 면접 전후로 ‘명예롭게 죽을 것이냐 아니면 컷오프 당할 것이냐’는 식의 시그널을 직간접적으로 줬을 것"이라며 "수도권 비박계 현역들도 쓸려 나가는 판에 영남 친박들이 버틸 명분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 컷오프 반발 최소화 묘수 찾을까…시간차 전략 구사

'개혁 공천'을 표방한 공관위 입장에선 고강도 물갈이 비율을 유지하면서 컷오프(공천배제) 반발을 최소화시키는 게 관건이다.

황교안 대표의 종로 출마에 이어 수도권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 등으로 서울 강남‧영남권 현역들에 대한 인적쇄신의 명분은 충분히 쌓았다는 분석이다. 다만 TK처럼 보수진영 지지세가 압도적인 곳에서 현역들을 한꺼번에 몰아낼 경우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역의원 컷오프 3분의 1, 물갈이 50%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선 결국 대다수 TK 현역들의 희생이 불가피한데, 컷오프 명단을 한꺼번에 발표하면 집단적인 저항에 직면할 수 있는 셈이다. 일각에선 컷오프 당한 TK 의원들이 자유통일당이나 친박신당 등 태극기세력이 주축인 당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같은 부작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공관위는 반발이 가장 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의 명단부터 발표하는 등 시간차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다. 각 지역구 별로 전략공천, 경선 여부와 명단 등을 산발적으로 발표해 컷오프로 인한 충격파를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공관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컷오프의 근거 자료인 여론조사 결과는 공관위원장만 들고 있다"며 "컷오프 명단을 한 번에 발표하기보다는 공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배제시키는 방식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왼쪽)과 홍준표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 'PK 출마' 신경전, 홍준표‧김태호 매듭도 관건

'험지 출마'를 놓고 공관위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최종 출마지역 선정도 변수로 꼽힌다.

'수도권 출마' 압박을 받았던 홍 전 대표는 자신의 고향(창녕‧밀양) 대신 '양산을' 출마로 민주당 김두관 의원과의 승부를 허락해달라며 공관위에 역제안한 상태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페이스북)에서 "밀양으로 내려온지 불과 17일 만인 이번주 목요일에 13번째로 다시 이사를 가야 한다"며 "양산 대전(大戰)을 통해 미래통합당의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사실상 양산에 출사표를 던졌다.

김 전 지사는 공관위로부터 김해와 창원 등 'PK 험지' 출마 요청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자신의 고향인 거창 출마를 고수하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이날 통화에서 "고향에 출마한다는 제 결심은 변함이 없다"며 "당에서 창원성산에 출마해달라는 요청을 직간접적으로 받긴 했지만, 고향 출마 결심이 이미 정해졌기에 다른 이야기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공관위는 당초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 등 지도부급 인사들에 대한 '수도권 험지' 차출을 공언했지만 설득에 실패, 난감한 상황에 빠진 모양새다. 이들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엔 후속 물갈이 과정에서 반발이 예상되고, 원칙대로 ‘컷오프’를 단행할 경우 PK 선거판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후보 면접이 끝나는 오는 19일 이후 이들에 대한 공천 문제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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