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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뉴스] 헌재 선고 앞둔 '패스트트랙 사보임', 쟁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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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국회법 개정 시 '진의' 두고 공방
헌재 "당시 패스트트랙 '당론' 확실했나" 질의

지난해 4월 26일 새벽 더불어민주당 당직자와 국회 관계자들이 여야4당의 수사권조정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빠루'와 '망치'를 사용해 자유한국당 당직자들이 점거한 국회 의안과 진입을 시도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국회 폭력사태까지 빚었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과정에서의 사보임 논란이 헌재 판단을 앞두고 있다. '사보임'이라는 용어 자체가 익숙하지 않아 생소할 뿐 아니라 정치적 판단의 영역이 헌재로 넘어오면서 법률적 쟁점으로 바뀌었다.

문희상 국회의장을 상대로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한 오신환 바른미래당(현 새로운보수당) 의원은 "'사보임'이 없었다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통과도 없었다"며 공수처법 효력 정지도 주장하는 상황이다.

◇ 임시회기 내 상임위원 교체, 위법했나?

사보임이란 맡던 자리를 그만둔다는 사임(辭任)과 어떤 직책을 맡도록 임명하는 보임(補任)을 합친 말이다. 국회에서는 상임위원회나 특별위원회의 위원을 '교체'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4월 바른미래당은 패스트트랙에 반대 입장이었던 오 의원을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에서 빼는 사보임안을 국회 의사국에 제출했다. 결재권을 가진 문 의장은 이를 승낙했고 사개특위 위원은 같은 당의 채이배 의원으로 바뀌었다.

오 의원은 이에 대해 국회법 제48조 제6항을 근거로 위법한 조치라며 소송을 냈다. 해당 조항에서는 임시회 회기 중에는 위원을 교체(개선)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열린 헌재 공개변론에서 헌법재판관들은 2003년에 이 조항이 입법될 당시 상황에 주목했다. 현행법에는 빠진 문구이지만 입법 당시 원문에는 '동일 회기 내' 위원 교체를 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의견이 수렴된 후 통과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바른미래당이 사개특위 위원을 선임하고 사임한 임시회기는 각각 다르다. 따라서 현재 공표된 법률을 기준으로 하면 오 의원에 대한 사보임은 불법이 되지만, 원문의 취지를 기준으로 하면 '동일 회기'가 아니어서 문제가 없는 셈이다.

이날 문형배 헌법재판관은 "법제사법위원회나 본회의 등을 통해 집단지성이 발휘된 문구로 해석하는 것이 원칙이 돼야지 추후에 의장 한 사람이 (해당 문구를) 수정한 것이 맞다고 볼 수 있냐"고 오 의원 측에 물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오 의원 측은 "분명히 해당 상임위 위원장 등에게 의사를 물어보고 확인을 해서 수정을 한 것이지 의장 한 사람이 수정했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현행법대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영진 헌법재판관은 회기 내 사보임과 관련한 사실조회 결과를 토대로 "불법 다툼이 있는 와중에도 왜 국회에서는 법 규정의 해석대로 지키지 않고 관행대로 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최근 검찰은 국회법 제48조 6항이 마련된 2003년 후부터 지난해 4월까지 국회 상임위원 교체(개선) 사례 2222건 중 268건(12%)이 '동일 회기 중'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문 의장 측은 "국회가 버젓이 위반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라며 "청구인 측은 이를 다 불법으로 취급하지만 제48조 6항의 단서조항에 해당하는 사례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오신환의 '당론 반대', 회기 중 상임위원 교체 사유되나?

제48조 6항은 회기 내 위원 교체를 금하면서도 예외적으로 위원이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로 의장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교체가 가능하다고 단서를 달고 있다.

기본적으로 문 의장 측은 당시 교체가 교섭단체 대표의원의 요청에 따라 '문제없는' 행위였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만약 오 의원 측 주장에 따라 회기 내 교체가 불가하다고 할지라도 질병 '등'에 해당하는 예외적 사유가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예외적인 사유란, 오 의원이 교섭단체의 당론과 명백히 배치되는 주장을 한 점이다. 이는 기존 판례에서도 교섭단체의 존재 취지 등을 고려해 예외적 사유로 인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문형배 헌법재판관은 "당시 바른미래당의 당론이 무엇이었다고 보냐"며 "기존 판례에는 '당론'임이 입증되는 요건과 절차가 있는데 그것을 거쳤는지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문 의장 측은 "당시 바른미래당 당론이 법적으로 구체화 됐는지는 검토해보지 않았다"며 "피상적으로는 (교섭단체) 4당 합의를 이행하는 것이었고 당시 원내대표가 오 의원을 마지막까지 설득하려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이종석 헌법재판관도 "당시 바른미래당 당헌에 따르면 3분의 2 이상이 찬성 가결 요건인데 이를 갖추지 못했고 2분의 1 이상의 의견을 모아 합의안을 추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것이 과연 바른미래당의 당론이었는지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마무리 변론에 나선 오 의원 측은 "불법 사보임으로 통과된 공수처법은 그야말로 21세기의 반인반수 괴물"이라며 "오는 7월 시행 예정인 공수처법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신청도 인용해달라"고 주장했다.

문 의장 측은 "문 의장이 (바른미래당의) 위원 교체 요청을 허가한 것은 정당 민주주의와 국회 자율권, 국회에 누적된 수많은 선례에 비춰 볼 때 위법이 없다"며 청구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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