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반려동물, 코로나19 감염에서 안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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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반려동물 안전할까
WHO,OIE 반려동물 감염 사례 보고 無
인간에게 전염될까? 이종 간 바이러스 전염 일어날 수 없어
전문가 "반려동물 때에 맞는 예방접종과 구충제 잘 챙기면 걱정 하지 않아도"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3만명을 넘어선 중국에서 반려견과 반려묘도 신종 코로나에 걸릴 수 있고, 나아가 바이러스를 퍼트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반려견 마스크는 중국은 물론 한국·미국 등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과연 이런 주장은 사실일까, CBS노컷뉴스가 따져봤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소속 전염병 전문가인 리란쥐안(李蘭娟)은 지난달 29일 중국 중앙(CC)TV와의 인터뷰에서 각 가정에서 키우는 반려견 등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지난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그는 "반려동물도 바이러스 환자와 접촉하거나 노출되면 감염될 가능성이 있으며, 바이러스는 포유류 사이에서 전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반려동물을 위한 마스크 구매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불안심리가 번지면서 혹시 모르니 일단 마스크를 사고 보는 것이다. G마켓에 따르면 올 들어 반려동물 마스크 판매는 전년 동기에 비해 4829% 증가했다. 3개 들이 마스크 가격은 비싸게는 1만원을 웃돈다.

중국과 미국 등 다른 나라도 우리와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 내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는 반려동물 전용 마스크 매출이 최대 300% 이상 급증했다. 미국 반려견 마스크업체 'K9마스크'도 반려견 매출이 300%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과연 그의 주장대로 고양이, 강아지 등 반려동물이 신종 코로나에 걸려 인간에게 전염시킬 수 있을까. CBS노컷뉴스가 접촉한 전문가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는 종류에 따라 어떤 동물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사례가 아직 없어 강아지, 고양이도 감염이 안 된다고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지만 현재로선 감염 확률은 낮다"고 말했다.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도 인류와 오래도록 친숙한 개, 고양이, 양, 말, 소, 돼지 등은 인간과 이미 많은 생물학적 교류가 이뤄져 치명적인 변이형이 사람에게 옮아올 가능성이 매우 적다고 설명했다.

역사적으로 봐도 DNA타입이 다른 이종(異種)을 서로 오가는 전염병은 거의 없었다. 이런 경우 인수공통전염병으로 분류해 관리하는데, 일반인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광견병이나 조류독감 등이 이에 해당한다.

더구나 이번 신종 코로나의 발원지로 수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의 우한시에서도 반려동물이 신종 코로나에 걸린 사례는 아직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영국 로이터통신의 지난 3일 보도를 보면 최소 500만명 이상이 도시를 떠난 것으로 알려진 우한시에는 약 5만 마리의 반려동물이 버려져 있다고 한다. 반려동물이 신종 코로나에 걸린 적이 없으니, 이를 다시 인간에게 전염시킬 가능성은 현재로선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유한상 서울대 수의과대 수의전염병학 교수는 "강아지나 고양이가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면서 "사람에게 전염을 시킬지는 연구결과가 없어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사실상 매우 낮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이 바이러스를 퍼트린다는 '가짜뉴스'가 확산되자 세계보건기구(WHO)도 공식 입장을 내놓으며 논란 종식에 나섰다.

WHO는 강아지와 고양이에서도 각각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있긴 하나 이는 알파 코로나 유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중국 우한에서 전 세계로 퍼져나간 신종 코로나와는 유형 자체가 다르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 역시 유전자 염기서열 데이터 분석 등을 토대로 한 바이러스 전파 경로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번 신종 코로나는 박쥐에서 발원해 사람을 전염시킨 것이 맞지만, 반려동물이 신종 코로나에 걸린 사례도 없고 이를 인간에게 전염시키지 않는다는 것.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감염 우려 때문에 반려동물을 집안에만 두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평소에도 건강 관리에 유념할 것을 당부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동물병원 원장은 "반려동물은 때에 맞춰 예방접종을 하고 구충제를 잘 먹이는 등의 알맞은 관리만 하면 사람에게 병을 옮기지 않는다"며 "전염이 무서워 반려견들을 산책시키지 않는다면 그들이 겪을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더 위험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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