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텃밭인 TK(대구‧경북)에 대대적인 '칼바람'이 예상되는 가운데 현역의원 하위 5인의 비공개 리스트가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천관리위원회의 물갈이 폭이 50%를 상회할 것으로 예고된 만큼 전체 19명 의원 중 10명 이상이 컷오프(공천배제) 대상이다. 하위 5인이 우선 교체 대상이고, 추가로 더 날려진다는 얘기다. 5일부터 공천 작업을 위한 여론조사가 실시되는데 살생부의 일부는 이미 나와있는 셈이다.
이른바 'TK 리스트'는 황교안 대표의 출마 지역 결정과도 결부돼 있다.
황 대표가 이낙연 전 총리와의 '빅 매치'로 주목받는 서울 종로 출마를 꺼려하는 반면, 공관위는 "종로에 나가라"는 총의를 모아가고 있다. 공관위에선 "당 대표가 헌신하는 모습으로 모범을 보여줘야 TK 의원들의 용퇴 설득도 가능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김형오 '육참골단' 전술로 'TK 물갈이' 설득공관위는 5일 오후 회의를 열고 컷오프 기준 및 여론조사 실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공관위는 TK의 컷오프 비율을 다른 권역보다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 역시 "TK에 눈물의 칼을 휘두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핵심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TK 지역은 당무감사 점수가 다른 지역보다 낮다. 컷오프에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도부는 지난해 실시한 당무감사 결과를 올해 초 황 대표에게 보고했다.
이 결과를 토대로 자발적인 '불출마' 설득이 있었고, 정종섭 의원이 TK에선 유일하게 불출마를 선언했다.
살생부의 기초가 된 당무감사 지표는 당 지지율 대비 당협위원장 지지도로 고안됐다고 한다. 여론 지지율이 높더라도 해당 지역이 절대적인 유리 지역이라면 당무감사가 안 좋게 평가됐다는 얘기다.
이렇게 작성된 'TK 리스트'에는 김 위원장과 가까운 모 중진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으로선 '육참골단'(肉斬骨斷, 자신의 살을 베어 주고, 상대방의 뼈를 자른다)을 불사하는 분위기다.
김 위원장이 육참(모 중진)을 하면 골단(하위 5인)되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 하위 순으로 초·재선급 A, 3선 이상 B, 초·재선급 C~D 등 4명의 현역의원 리스트가 거론된다.
물갈이 칼날이 턱 끝까지 다가온 TK 의원들은 적극 반발할 태세다. 이에 황 대표는 4일 대구 의원들과 오찬을, 경북 의원들과 만찬을 하며 달래기에 나섰다. TK의원들은 "인위적인 물갈이는 안된다"며 입을 모았고, 황 대표는 "우려를 공관위에 잘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黃 종로 출마 '분수령'…공관위 "종로가 살 길" vs 黃 측근 "용산 출마로 기울어"5일은 황 대표의 4‧15 총선 지역구 출마 결정과 관련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공관위는 이날 회의를 통해 황 대표의 종로 출마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공관위 내부에서는 "황 대표가 결국 살 길은 종로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김 위원장은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종로에 보내는 것을 검토하는 모양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말 김 전 위원장에게 종로 출마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이날 회의에서는 김 위원장과 공관위원들의 격론이 예상된다.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은 통화에서 "종로에 출마해야 본인도 살고 당도 살고 보수가 사는 길이다. 원로들, 국민, 20~30대 청년들 얘기를 다 들어봐도 '한판 붙어야 한다'고 한다"며 "대표께서 종로를 결단해야 TK도 달랠 수 있다. 이 주장을 회의에서 끝까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공관위원 역시 "황 대표 종로 출마에 대한 위원들의 총의가 모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반면 황 대표의 핵심 측근에 따르면 용산을 유력 출마지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관위가 황 대표의 종로 출마를 결정하고, 황 대표가 용산 출마를 고집할 경우 양측의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보수통합, 화룡정점 찍을까…黃, 유승민과 이르면 오늘 회동황 대표의 출마 지역 선정 문제와 영남권 물갈이의 대략적인 계획 등이 결정되면 다음 수순은 보수통합 성사 여부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주중 만날 수 있다"고 말한 만큼 5일부터 주말~주초 사이에 담판 회동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두 사람의 담판이 이뤄진다면 보수통합의 화룡점정 을 찍을 전망이다. 한국당은 지난 3일 비공개 최고위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던 '통합신당' 당명을 오는 6일 의결할 예정이다. 새보수당 측은 "신당 당명은 협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중도·보수 통합을 추진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는 황 대표와 유 의원의 담판 여부를 5일까지 지켜보기로 했다. 혁통위 한 핵심 관계자는 "5일에 새보수당에서 답을 줄 것 같다"며 "6일에는 통합신당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