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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수돗물' 수질악화 은폐하려 탁도계 조작한 공무원 4명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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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춘 시장·전 상수도본부장 직무유기는 '혐의없음' 결론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5월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와 관련해 수질 악화를 은폐하기 위해 정수장 탁도계를 임의로 조작한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공무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 인천시 공무원, 수질 악화 알면서도 일부러 검사 수치 조작해

인천지방검찰청 해양·안전범죄전담부(부장검사 한윤경)는 4일 공전자기록위작 및 허위공문서작성 등의 혐의로 A씨 등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소속 공무원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 등 4명은 지난해 5월 30일 인천시 서구 공촌정수장 급수구역에서 남동구 수산정수장의 물을 대체해 공급하는 '수계전환' 과정에서 공촌정수장의 탁도(물이 흐린 정도)를 측정하는 탁도계를 임의로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탁도 수치가 사고 기준인 0.5NTU(탁도 측정 단위)를 초과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탁도기를 '보수' 모드로 전환한 뒤 수질검사 일지에는 탁도 수치를 0.06NTU로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사태 발생 나흘째인 지난해 6월 2일에도 같은 방법으로 재차 허위의 탁도 수치를 수질검사 일지에 쓴 것으로 파악됐다.

공촌정수장 탁도계는 수돗물 탁도 수치가 0.12NTU(한국수자원공사의 정수장 탁도 관리 수준은 0.1NTU) 이상일 때 경보음이 울리도록 설정돼 있다.

평상시 공촌정수장 탁도는 평균 0.07NTU이지만 수계전환 이후 30분 만에 최대 0.24NTU로 3배 수준까지 수치가 치솟았고, 별도의 조치 없이 붉은 수돗물이 각 가정으로 공급되면서 사태가 악화됐다.

검찰은 기소 의견으로 경찰에서 송치된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공무원 7명 중 증거불충분으로 범죄 요건이 성립하지 않은 3명은 불기소하고 나머지 4명만 재판에 넘겼다고 설명했다.


박남춘 인천시장 (사진=자료사진)

 


◇ 박남춘 인천시장, 조작된 보고 받아 적절한 조치 어려워…'혐의없음' 처분

검찰은 또 직무유기 및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피소된 박남춘 인천시장과 김모 전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장에 대해서는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

검찰은 사태 발생 직후 수돗물 탁도가 먹는 물 기준 이상으로 급상승했다는 보고를 박 시장이 받지 못해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이후에도 인천시장으로서의 직무를 의식적으로 포기하거나 방임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지난해 6월 20일 인천 서구 지역 인터넷커뮤니티 운영자 등은 김 전 본부장을, 다음 날인 21일에는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이라고 밝힌 한 서울 시민이 박 시장을 각각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당시 고발장에서 '무리한 수계전환으로 시민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붉은 수돗물 사태는 지난해 5월 30일 서울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의 전기설비 검사 때 수돗물 공급 체계를 전환하는 수계전환 중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떨어져 나가면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일반 가정은 설거지·빨래·샤워 등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었고 학교는 급식에 차질이 빚어졌다. 식당·카페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영업에 타격을 입었다.

인천시는 붉은 수돗물 피해 규모를 공촌정수장 급수구역에 포함된 26만 1000가구, 서구·강화·영종 지역 63만 5000명으로 추산했다. 이로 인해 인천시가 시민들에게 지급한 피해 보상금도 66억6600만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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