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은 최근 헬기 추락사고로 사망한 코비 브라이언트를 추모하기 위해 그가 생전 사용했던 등 번호 8과 24를 조합해 16번 홀 핀 위치를 지정했다.(사진=PGA투어 공식 트위터 갈무리)
종목은 달라도 '영웅'을 떠나보내는 마음은 같다.
3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 스코츠데일(파71·7260야드)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
이 대회는 16번 홀(파3)로 더욱 유명하다. 2만명의 갤러리가 그린을 둘러싼 대형 스탠드에서 시끄럽게 웃고 떠들며 골프를 함께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갤러리에게 침묵을 권하는 여타 대회와는 다른 색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이런 독특한 문화는 올해 새로운 광경까지 만들었다. 대회 최종일 16번 홀은 최근 헬기 추락사고로 사망한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를 추모하기 위해 특별하게 꾸며졌다.
최종일 16번 홀의 핀은 코비가 생전 LA 레이커스에서 사용했던 등 번호 '8'과 '24'를 기념하기 위해 왼쪽 스탠드 중앙에서 8걸음, 홀 아래쪽에서 위로 24걸음이 만나는 지점에 꽂혔다. 이를 알리는 플래그 역시 노란색 배경에 보라색으로 숫자 8과 24를 적었다.
PGA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 최종일 16번 홀의 핀 위치를 알리는 플래그 역시 코비 브라이언트가 활약했던 LA 레이커스의 오니폼 색에 맞춰 노란색과 보라색을 조합해 그의 등 번호를 담아 제작됐다.(사진=PGA투어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토니 피나우(미국)는 생전 코비 브라이언트가 입었던 노란색 LA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고 16번 홀에서 경기하며 추모에 동참했다. 하지만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렸던 피나우는 연장 끝에 웹 심슨(미국)에 무릎을 꿇었다.
피나우가 1타를 줄이는 사이 2타를 줄인 심슨은 최종합계 17언더파 267타 동률을 이루며 18홀 경기를 마쳤고, 결국 18번 홀(파4)에서 열린 연장 첫 홀에서 다시 버디를 잡고 파를 기록한 피나우를 따돌렸다. 결국 심슨은 올 시즌 첫 번째 우승이자 개인 통산 6번째 PGA투어 우승을 달성했다.
한편 이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 중에는 안병훈(28)이 최종합계 11언더파 273타 공동 9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올 시즌 PGA투어에서 네 번째 '톱 10'이다.
임성재(22)는 공동 34위(8언더파 276타)로 중위권에서 경기를 마쳤고, 강성훈(33)과 최경주(50)는 각각 공동 52위(2언더파 282타), 공동 55위(1언더파 283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