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설 연휴를 끝내기도 전에 사실상 업무에 복귀한 문재인 대통령의 첫 일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 비상령'이었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우한 폐렴 사태가 심각해지자, 문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나선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설 연휴 기간 경상남도 양산에 위치한 자택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며 집권 후반기 국정 구상을 다듬은 후 28일 복귀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신되면서 문 대통령은 전날부터 우한폐렴 비상령을 내리며 업무에 복귀했다.
전날 수석보좌진들의 세배를 받고 덕담을 나누는 자리였지만 세배 대신 관저에서 긴급대책회의를 가진 것이다.
청와대는 청와대 위기관리센터가 이번 사태의 '컨트롤타워' 밝히기도 했다. 전 세계적 위기인 만큼 청와대가 상황을 총 지휘하며 국내외 상황을 모두 챙기겠다는 것이다.
중국 내 우한 폐렴 확진자는 2000여명으로 늘어나고 있고, 이 중 사망자도 80명에 달한다. 감염병은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지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국내 확진 환자도 4명으로 늘었다.
연휴 중인 지난 26일에도 문 대통령은 '우한 폐렴'에 대한 철저 대응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는 빠르게 확산되는 감염병이 사회불안 요소로도 작용할 수 있고,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심각성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에도 문 대통령은 "(우한 폐렴 사태가)경제적으로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 주시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날 오전 홍남기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장관 주재로 긴급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오후에는 정세균 총리 주재 관계장관 회의도 연다.
문 대통령도 지난 26일 "정부가 지자체들과 함께 모든 단위에서 필요한 노력을 다하고 있으므로 국민들께서도 정부를 믿고 필요한 조치에 대해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마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설 민심 관련해 논의할 여력이 없었다"며 "(설 연휴 동안)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책을 논의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설 연휴 직후 나올 문 대통령의 공식 메시지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연휴 뒤 권력기관 개혁, 남북 관계 증진에 대해 구체적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우한 폐렴 사태로 당분간은 '정부의 총력 대응'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미 청와대는 이번주 중에 예정돼 있던 사회분야 대통령 업무보고도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청와대는 이번 감염 사태가 해외로부터 시작돼 외교적 문제와도 결부되는 만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모습은 명칭 사용에서도 감지됐다. 청와대는 "감염증의 공식명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라며 보도 과정에서 중국의 지명인 우한이 들어가는 것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또 '중국인의 입국을 금지시켜달라'는 국민청원에 대해 청와대는 "(해당 방안을)논의하지 않았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WHO(세계보건기구)도 이동조치 금지 등의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기에, 한국 정부가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정부가 중국 우한 지역의 한국 교민 철수를 위한 전세기 파견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외교적 고려도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