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후반에 터진 정태욱의 헤딩 결승골에 한국은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꺾고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다.(사진=대한축구협회)
‘김학범호’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에서 연장 후반 8분 정태욱(대구)의 헤딩 결승골로 1대0 승리를 거뒀다.
호주와 준결승에서 승리하며 세계 최초의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한 한국은 2014년 처음 시작한 이 대회에서 첫 우승이라는 두 번째 목표까지 달성했다. 앞선 대회에서는 초대 대회 4위를 시작으로 2회 대회 준우승, 3회 대회 4위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조별예선 3경기와 8강, 준결승에 이어 결승까지 6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우승하는 쾌거를 거뒀다.
김학범 감독은 2018년 자타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우승을 이끈 데 이어 이 대회에서도 한국의 첫 우승을 이끌며 참가한 대회에서 연이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뛰어난 성적을 이끌었다.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하는 김학범 감독은 다소 파격적인 4-2-3-1 선발 카드를 꺼냈다. 최전방 공격수로 오세훈(상주)을 두고 2선에 수비적인 역할을 하던 김진야(서울)를 올려 김진규(부산), 정우영(프라이부르크)와 함께 공격 지원을 맡겼다.
수비형 미드필더에 김동현(성남)과 원두재(울산)가 선발 출전했고, 포백 수비는 강윤성(제주)과 정태욱, 이상민(V-바렌 나가사키), 이유현(전남)이 호흡을 맞췄다. 골문은 송범근이 전 경기 선발 출전했다.
'김학범호'는 2020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세계 최초의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뿐 아니라 대회 첫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사진=대한축구협회)
조별예선부터 패배가 없던 두 팀의 대결은 팽팽한 양상으로 흘렀다. 차이가 있다면 한국이 다소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사우디아라비아가 수비적인 경기 운영으로 맞섰다는 점이다. 전반 12분 송범근이 이상민과 패스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트래핑 실수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이를 무사히 넘긴 것 외에는 수비는 후반 40분까지 특별한 위기가 없었다.
공격은 아쉬운 상황이 이어졌다. 전반 20분 정우영이 개인기로 상대 수비를 제친 뒤 때린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전반 42분도 김진야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내준 패스를 정우영이 마무리를 시도했지만 공은 골대 위로 향했다.
결국 김학범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정우영을 대신해 이동준(부산)을 투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동경(울산)과 김대원(대구)를 차례로 교체로 넣으며 승리를 향한 분명한 의지를 선보였다. 사우디도 후반 40분 이후 거센 공세에 나서며 연장 후반까지 긴장감 있는 경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결정적인 위기에서 한국이 웃었다. 상대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이동경이 빠르게 사우디의 문전으로 공을 배달했고, 정태욱이 수비 사이에서 뛰어올라 그대로 헤딩으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