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복합물류단지 조성도(사진=경기도 제공)
"2016년 2월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에서 철수한다고 하자 북측에서는 철수 시간으로 딱 하루를 줬습니다. 피난민처럼 자동차 지붕에 원자재를 얹어 철수하는 장면이 외신에도 소개됐죠. 그때 가지고 내려오지 못한 유동자산이 무려 2500억 원입니다. 개성공단 기업에는 고스란히 손실로 남아 있습니다."중소기업중앙회 산하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이희건 이사장의 말이다. 이 이사장은 "남쪽에 물류단지가 있었더라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필요 이상으로 개성공단에 원자재 등을 쌓아놓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파주시 자유로 인근에 개성공단 복합물류단지를 조성하려는 이유다. 약 7만㎡ 규모에 사업비 800억 원을 들여 물류창고와 판매시설, 제조시설을 갖추는 사업이다. 경기지역 개성공단 입주기업 가운데 40개 기업이 사업에 이미 참여했고 부지도 75% 정도 매입한 상황이다.
그러나 군부대 동의가 걸림돌이다. 물류단지가 들어설 경우 군 작전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군 당국이 '부동의' 의견을 낸 것.
그러나 이 이사장은 대안을 마련해 지난 16일 군부대에 재심의를 요청했다. 이 이사장은 "군 작전 문제인 만큼 군 당국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한다는 방침"이라며 "군 당국도 적극 심사 중"이라고 전했다.
군 당국의 재심사는 설 연휴 이후 있을 예정이다. 이 이사장은 "이번에는 통과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개성공단이 가동되지 않는 상황에서 개성공단 물류단지가 꼭 필요하냐'는 질문에 그는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80%가 OEM 기업인데, 원청기업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독자 브랜드를 추구하는 기업들이 꽤 있다"며 "이들 기업에게 복합물류단지는 판로개척을 위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복합물류단지에는 물류 시설 뿐 아니라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위한 제품 전시장이나 아울렛 등 판매시설이 들어서고, 포장이나 라벨 작업 등 부분작업을 위한 제조공간도 마련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물류센터가 아니라 복합물류단지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사는 군 당국의 동의가 떨어지고 경기도의 승인이 날 경우 오는 5월부터 착공에 들어가 연내에 부지조성작업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는 건물 건축에 들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