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전남 해남의 땅끝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올해로 13년째 저금통 기부를 이어갔다.
20일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땅끝지역아동센터 학생 30여명이 이달 17일 전남 무안군 삼향읍에 자리한 모금회 사무실을 찾아왔다.
학생들은 우유 팩과 돼지저금통 등 각양각색의 저금통에 모은 지폐와 동전을 모금회에 전달했다.
10원짜리부터 1만원권까지 학생들이 맡긴 성금은 모두 86만8200원이다.
훈훈한 나눔의 뿌리는 아동센터가 사라질뻔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부방으로 문을 열었던 아동센터는 당시 어려운 사정 탓에 건물 매각이 결정되면서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
주민 대부분이 어업에 종사해 공부방은 학교를 마친 땅끝마을 아이들의 부모가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유일한 공간이었다.
영화배우 문근영 씨가 딱한 사정을 접하고 3억원을 기부하면서 공부방은 아동센터로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아이들은 그때 받았던 나눔의 소중함을 기억하며 저금통에 주머닛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첫 나눔을 실천한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등 10년 넘게 연례행사가 된 저금통 기부는 2008년 17만9550원에서 출발해 지난해 87만4850원 등 총 592만410원에 도달했다.
배다혜 센터장은 "아이들이 더 힘든 친구들을 위해 1년간 용돈을 모았다"며 "아이들이 모금회에 오는 것을 소풍처럼 기뻐하고 내년에도 다시 오고 싶어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