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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역사적 내한공연 퀸, '현재진행형 전설'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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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록 밴드 퀸이 역사적인 첫 단독 내한 공연을 통해 '현재진행형 전설'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퀸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단독 내한 공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퀸'을 개최했다. 앞서 이들은 2014년 8월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록페스티벌 '슈퍼 소닉' 무대에 올라 한국 관객과 첫 만남을 가진 바 있다. 단독 내한 공연을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7월 캐나다 벤쿠버에서 시작된 월드투어 '더 랩소디 투어'(THE RHAPSODY TOUR)의 일환으로 열렸으며 퀸의 오리지널 기타리스트인 브라이언 메이와 드러머 로저 테일러, 그리고 2012년부터 고(故) 프레디 머큐리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아담 램버트가 함께 무대를 꾸몄다.

 

공연은 고척스카이돔 인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의 영향으로 인한 관객 입장 지연으로 예정보다 10여분 늦은 오후 7시 13분쯤 시작됐다. 무대에 오른 퀸은 '나우 아임 히어'(NOW I'M HERE), '세븐 시즈 오브 라이'(SEVEN SEAS OF RHYE), '킵 유어셀프 얼라이브'(KEEP YOURSELF ALIVE), '해머 투 폴'(HAMMER TO FALL) 등으로 오프닝 무대를 꾸며 공연장의 열기를 후끈하게 달궜다.

객원 보컬 아담 램버트는 '킬러 퀸'(KILLER QUEEN)을 부른 뒤 "서울" "아이 러브 코리아"를 외치며 객석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퀸과 프레디 머큐리를 사랑하느냐"고 묻고는 "나도 그렇다"고 말하면서 환하게 미소 짓기도 했다.

이어 그는 "노래를 함께 불러달라"고 부탁한 뒤 '돈트 스탑 미 나우'(DON'T STOP ME NOW)와 '썸바디 투 러브'(SOMEBODY TO LOVE)로 공연을 이어나갔다. 특히 이 구간에서는 미국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으로 다채로운 색깔의 목소리를 지닌 아담 램버트의 존재감이 빛났다.

 

 

뮤지컬 배우로 활동한 이력이 있는 아담 램버트는 이날 뛰어난 무대 매너와 연기력을 뽐내기도 했다. '바이시클 레이스'(BICYCLE RACE)를 부를 땐 오토바이 위에 올라타 익살스러운 표정 연기를 펼치며 노래했고 '어나더 원 바이츠 더 더스트'(ANOTHER ONE BITES THE DUST) 땐 끼가 철철 흘러 넘치는 몸짓으로 관객을 웃음 짓게 했다. '아이 원드 잇 올'(I WANT IT ALL)을 부르면서는 폭발력있으면서도 깨끗함이 느껴지는 고음을 뽐내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지난 16일 열린 사전 기자간담회에서 로저 테일러가 아담 램버트에 대해 "가창력을 포함해 모든 면이 독보적인 보컬"이라고 극찬한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셈. 지난해까지 퀸과 총 170회 이상의 공연을 진행해 270만여 명의 관객과 만난 아담 램버트는 새로운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객원 보컬이었다.

 

 

그런가하면 이날 공연에서는 로저 테일러와 브라이언 메이의 노래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도 있었다. 우선 로저 테일러는 70대라고는 믿기지 않는 에너지 넘치는 드럼 연주와 함께 강렬한 록사운드가 인상적인 '아임 인 러브 위드 마이 카'(I'M IN LOVE WITH MY CAR)를 불러 이목을 사로잡았다.

뒤이어 브라이언 메이는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며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LOVE OF MY LIFE)로 독무대를 꾸몄다.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며 한국어 실력을 드러내기도 한 브라이언 메이는 노래가 시작된 이후 관객이 일제히 휴대폰 플래시를 켜는 장관이 연출되자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손하트'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곡 말미에는 스크린에 프레디 머큐리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담긴 화면이 등장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브라이언 메이, 로저 테일러, 그리고 아담 램버트는 '두잉 올라잇'(DOING ALRIGHT)을 부르며 다시 무대 위에 모두 모였다. 이후 이들은 '크레이지 리틀 씽 콜리드 러브'(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언더 프레슈어'(UNDER PRESSURE), '드래곤 어택'(DRAGON ATTACK) '아이 원트 투 브레이크 프리'(I WANT TO BREAK FREE), '후 원츠 투 러브 포에버'(WHO WANTS TO LIVE FOREVER) '타이 유어 마더 다운'(TIE YOUR MOTHER DOWN), '쇼 머스트 고 온'(SHOW MUST GO ON), '팻 바텀 걸즈'(FAT BOTTOM GIRLS) 등의 무대로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자랑했다.

마무리 무대는 '라디오 가가'(RADIO GA GA)와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 이날 퀸이 선사한 거의 모든 무대에서 '떼창'이 이어졌는데 이 구간에서 나온 열정적인 관객 반응은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에오~~!" (에오~~!)

예정된 공연은 밤 9시 8분에 막을 내렸고 퀸은 "땡큐 서울"을 외친 뒤 무대 뒤로 사라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객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앵콜"을 연호했다. 그러자 잠시 뒤 스크린에는 프레디 머큐리의 모습이 담긴 화면이 또 다시 등장했다. 화면 속 프레디 머큐리와 관객이 "에오~" 추임새를 주고받은 뒤 본격적인 앵콜 무대가 시작됐고 퀸은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와 '위 아 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S)으로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브라이언 메이는 가슴에 태극기가 그려진 흰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오르는 팬 서비스를 펼쳐 이목을 끌기도 했다.

1971년 결성된 퀸은 1973년 셀프 타이틀 앨범 '퀸'(QUEEN)으로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시작해 프로그레시브 록, 글램 록, 하드 록, 헤비메탈, 블루스,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음악을 잇달아 선보였다. 이들은 세기의 명반으로 손꼽히는 '어 나이트 앳 디 오페라'(A Night at the Opera)를 비롯해 데뷔 이후 총 15장의 정규 스튜디오 앨범을 발매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2억 장이 넘는 누적 음반 판매고(추산)를 올렸다.

지난해에는 퀸과 리드 보컬이었던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1천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불러 모으며 국내에서 '퀸 열풍'이 불기도 했다. 이날 고척스카이돔에는 주최 측 추산 약 2만 3천여 명의 관객이 현장을 찾아 퀸을 향한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는 걸 보여줬다.

퀸의 첫 단독 내한 공연은 하루 뒤 같은 장소에서 한 번 더 열린다. 이후 퀸은 일본, 뉴질랜드, 호주, 유럽을 차례로 방문해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사진=현대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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