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쑥대밭' 만든 사인 훔치기, 사라진 스포츠맨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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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사인 훔치기에 따른 징계가 확정되자 제프 르나우 단장(사진), A.J. 힌치 감독과 결별했다.(AP=연합뉴스)

 


■ 방송 : CBS라디오 <김덕기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김덕기 앵커
■ 코너 : CBS 체육부의 <스담쓰담>

◇ 김덕기 > 스포츠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스담쓰담입니다. 체육부 오해원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 김덕기 > 2020년이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스포츠계는 시끌시끌한 소식이 정말 많습니다. 특히 우리 선수들의 이동이 많았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가 더 그런 것 같아요.

류현진이 토론토로 이적하고, 김광현이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으면서 야구 팬의 관심이 더욱 커진 메이저리그인데요. 지난해 말부터 수면 위로 떠올랐던 사인 훔치기 논란의 후폭풍이 정말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과거부터 사인 훔치기에 대한 갑론을박은 꾸준히 있었는데요. 최근 문제가 되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조직적인 사인 훔치기는 지난해 11월에 처음 제기됐습니다. 미국 디애슬레틱이라는 매체에서 2017년 당시 휴스턴 소속이었던 투수 마이크 파이어스, 그리고 익명 관계자의 제보로 이를 대중에 공개한 겁니다.

◇ 김덕기 > 휴스턴은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팀이잖아요. 부정한 방법으로 우승했다는 건가요?

제보자들은 휴스턴이 홈 경기장의 외야에 카메라를 설치해 상대 포수의 사인을 찍었고, 이를 더그아웃 근처 모니터로 확인하며 타석에 있는 선수에게 알렸다는 겁니다. 대표적인 방법이 쓰레기통을 두드려 소리는 내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휴스턴은 2018년에도 수 차례 영상촬영장비를 사용하다가 상대 팀의 항의를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디애슬레틱이 2017년으로 한정했던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가 공공연하게 벌어진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을 사게 된 거죠.

결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관련자를 조사하고 이들이 사용한 이메일과 휴대전화 메시지 등을 살펴보며 정활 파악에 나섰습니다. 결국 2개월여의 조사 끝에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는 사실로 드러났고, 우리 시간으로 지난 화요일입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휴스턴의 제프 르나우 단장, A.J. 힌치 감독에 대해 2020년 1년간 자격 정지 징계를 확정했습니다.

◇ 김덕기 > 사인 훔치기라면 많은 이들이 가담했을 텐데요. 단장과 감독만 징계를 받는다고 끝나는 건가요?

휴스턴의 벤치 코치였던 알렉스 코라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은 조직적인 사인 훔치기의 중심에 있었던 정황이 드러나며 결국 불명예 퇴진했다.(AP=연합뉴스)

 

징계는 르나우 단장, 힌치 감독뿐 아니라 구단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2020년과 2021년 신인 드래프트 1, 2라운드 지명권 박탈과 규정상 최고 벌금인 500만 달러, 우리 돈 약 60억원의 벌금도 확정했습니다. 징계가 확정되자 휴스턴 구단은 단장과 감독을 곧바로 해고했습니다.

여기에 당시 휴스턴에서 벤치코치였던 알렉스 코라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과 선수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결국 보스턴 구단도 2018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코라 감독과 결별했습니다.

또 휴스턴이 우승할 당시 주축선수였던 카를로스 벨트란 뉴욕 메츠 감독도 불명예 퇴진할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발표한 징계에는 선수는 빠져있었는데요. 휴스턴의 사인 스캔들이 공론화되기 직전에 지휘봉을 잡아 감독 데뷔를 앞둔 벨트란 감독 역시 코라 감독처럼 과거의 잘못에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 김덕기 > 공교롭게도 2017년 휴스턴, 2018년 보스턴이면…모두 당시 류현진 선수가 활약했던 LA다저스를 눈물짓게 했던 두 팀이네요. 다저스를 응원하는 분들은 억울한 마음도 있겠는데요.

다저스가 휴스턴과 보스턴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빼앗긴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LA 시의회에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2017년과 2018년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LA 다저스에 줘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다음 주에 상정할 것이라는 현지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미국 현지에서도 LA 시의회의 반응을 이해는 하지만 실제 추진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사인 훔치기가 비단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만 발생하는 문제는 아닙니다. 과거부터 여러 방법을 통해 상대의 사인을 훔치는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데요. 우리 프로야구 역시 사인 훔치기가 이뤄졌다는 것이 전*현직 구성원의 증언을 통해 드러났는데요.

대표적으로 2000년 두산과 현대의 한국시리즈에서 빈볼이 나올 정도로 일촉즉발의 상황이 발생했고요. 프로야구의 인기가 뜨겁던 2010년에도 사인 훔치기 때문에 SK와 롯데의 감정싸움이 불거져 2011년까지 깊은 골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도 두산, LG 등이 사인 훔치기 의혹을 받았습니다.

2018년에는 LG가 사인 훔치기 논란의 증거가 라커룸 복도에서 발견되며 상벌위원회에 회부돼 2000만원의 벌금을 물기도 했습니다.

◇ 김덕기 > 바둑에서도 황당한 사인 훔치기가 있었더라고요. 입단대회에서 부정행위가 적발됐다고요

네 최근 열린 한국기원 입단대회 본선 경기 도중 한 선수가 대국장에서 붕대로 가린 이어폰을 착용한 채 부정행위를 시도하다가 적발됐습니다.

이 선수는 외투에 단추 모양의 카메라를 달아 외부로 경기 상황을 전송한 뒤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통해 수를 분석한 결과를 옷 안에 감춘 수신기를 통해 전송받아 경기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부정행위를 시도했습니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만나 알게 된 사람의 주선으로 이런 부정행위를 시도했다고 하는데요. 결국 한국기원은 자신의 부정행위를 모두 인정한 이 선수의 경기를 모두 실격 처리했습니다.

야구와 축구, 바둑까지 종목을 막론하고 외부 전자기기의 경기 관여를 금지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공정한 경기를 통해 승패를 가린다는 스포츠맨십 때문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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