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 (사진=연합뉴스)
이제 박항서 감독의 진짜 마법이 필요하다.
베트남은 2017년 10월 박항서 감독 부임 후 마법 같은 날을 보냈다.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을 시작으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진출, 스즈키컵 우승을 경험했다. 2019년에도 아시안컵 8강과 SEA게임(동남아시안게임) 우승을 거머쥐었다. 베트남 축구 역사를 완전히 새로 썼다.
사상 첫 올림픽 출전을 위해 나선 AFC U-23 챔피언십. 2년 전 '박항서 매직'의 시작을 알린 대회였지만,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이번 대회가 쉽지는 않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3 축구대표팀은 16일(한국 시각)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AFC U-23 챔피언십 D조 3차전에서 북한을 상대한다. 앞서 베트남은 아랍에미리트(UAE)와 1차전, 요르단과 2차전 모두 0대0으로 비겼다.
현재 2무 승점 2점으로 D조 3위다. UAE와 요르단이 1승1무 동률. UAE가 골득실에 앞서 선두에 올라있다. 조 2위까지 8강에 진출하는 상황.
베트남의 8강 진출이 쉽지는 않다.
일단 북한을 이겨야 한다. 이기지 못하면 자동 탈락. 이긴 뒤에도 UAE-요르단전 결과를 봐야 한다.
경우의 수는 복잡하다. 승자가 나오면 조 2위를 확보하지만, 비길 경우 골득실과 다득점까지 따져야 한다. 두 팀 이상 승점이 같으면 해당 팀간 조별리그 승점과 골득실, 다득점 순으로 순위를 가린다. 상대 전적은 모두 무승부로 해당 팀간 승점, 골득실은 같다. 결국 베트남과 UAE, 요르단 간 다득점으로 순위를 결정해야 한다. 다득점도 같으면 조별리그 전체 승점, 골득실, 다득점 순으로 8강 진출 팀을 결정한다.
UAE와 요르단이 0대0으로 비기면 모두 동률, 조별리그 전체 성적으로 순위를 가리게 된다. 베트남은 북한을 2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요르단보다 골득실이 앞선다. 베트남의 8강 진출 확정. 다득점 여부에 따라 조 1위도 가능하다.
하지만 UAE와 요르단이 골을 넣고 비기면 해당 팀간 다득점에서 UAE와 요르단이 베트남을 앞선다. 베트남의 탈락이다.
박항서 감독도 "이해가 잘 되지 않지만, AFC 룰이니까 따라야만 한다"면서 "마지막 경기에서 반드시 이기고, 같은 시간 열리는 다른 경기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룰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베트남이 8강에 오를 경우 한국과 맞대결 가능성도 있다. C조 1위와 D조 2위, C조 2위와 D조 1위가 8강에서 만나는 대진표. 한국은 C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베트남이 D조 2위를 차지한다면 8강에서 한국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