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종신악장인 이지윤이 14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연주를 펼치고 있다.(사진=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16년 전 피아니스트인 어머니와 함께 역동적인 연주를 펼치던 초등학생 소녀가 세계적인 교향약단의 첫 동양인이자 여성이자 최연소 종신악장이 돼 다시 무대에 섰다.
지난 2004년 금호영재콘서트를 통해 데뷔한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이 16년 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선정돼 첫 공연을 앞두고 있다.
이지윤은 2013년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콩쿠르 1위, 2014년 윈저 페스티벌 국제콩쿠르 1위, 2016년 칼 닐센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등에서 우승하며 음악계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2018년 세계적 명장 다니엘 바렌보임이 이끄는 450년 된 유서깊은 교향악단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종신악장이 된 이지윤은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선정돼 올해 네 번의 연주회를 가진다.
이지윤은 14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연주하면서 제가 느꼈던 에너지를 한국 관객들과 나누고 싶다. 관객들과 자주 소통할 수 있게 돼 영광스럽다"면서 "구상하고 싶었던 연주를 제한없이 하게 해주신 금호아트홀에 감사하다.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기회가 평생 없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지윤은 "현대곡에 관심이 많고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며 "실수하는 것에 두려움을 별로 느끼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세계적인 교향악단의 악장이 된 만큼 처음에는 겁을 많이 먹었고 실수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었지만 단원들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실수하면 인정하게 됐다는 것.
종신 악장이라 40년동안 같이 일해야 해서 악장으로서의 인간관계가 중요해 더 많이 신경쓰려고 노력한다고도 했다.
◇"주말이 전혀 반갑지 않은 사람이예요"공휴일마다 항상 연주가 있다며 그 대신 월요일과 수요일이 휴일이라고 연주자의 직장 생활을 들려주기도 했다.
보통 한 주에 완전히 다른 4~5번 곡을 연주한다는 그는 "리허설은 한 번에 평균 3시간 정도 한다. 연주가 끝나면 다들 칼퇴근"이라며 "눈 감았다 뜨면 다 없어져 있다"고 웃어보였다.
이지윤은 오는 16일 연주를 시작으로 5월, 8월, 12월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독주회를 연다.
16일 독주회에서 버르토크의 '루마니아 포크 댄스', 야나체크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를 연주한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자주 들을 수 없던 현대 작곡가 코른골트, 쇼송의 작품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