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이틀째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검증위원회 구성을 두고 여야가 대립을 이어가면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검증위의 검증 대상과 마무리시기를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임명 동의안 표결이 보고서 채택 없이 오는 13일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불어민주당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들은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건부 검증위 구성을 거듭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지난달 20일 국회에 제출해, 이미 법적 송부시한이 도래했고, 여야가 합의한 인사청문회 기존 일정도 마무리된 만큼 검증위를 구성하고, 추가적인 증인 심문을 하려면 최소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에 대한 약속은 하고 검증위를 꾸리자는 것이다.
다만 전날인 8일 밤 청문회 당시 '청문보고서 채택 약속'을 전제로 검증위 구성에 합의하겠다던 입장에서 한 걸음 물러서서 '보고서 채택 노력 약속'으로 수위를 낮추며 한국당의 동의를 유도했다.
민주당 청문특위 간사인 박광온 의원은 "검증위 구성을 이유로 일정을 지연시켜서 총리 임명 동의 자체를 미루려는 의도를 가져서는 안 된다"며 "검증위를 구성하려면 운영 시간을 정하고, 특별한 흠결이 없는 것이 확인된 만큼 청문보고서 채택에 노력하겠다는 이런 것을 이야기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국당이 이틀간의 청문회 내내 의혹을 제기했던 화성 동탄 택지개발 의혹에 대한 추가 검증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의혹에 포함된 인물들이 정 후보자와 인연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함께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 부당하고, 의혹 제기의 증거로 제시된 자료들 또한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박 의원은 "정 후보자가 (의혹과 관련된) 현장에 방문을 했다는데, 그 곳은 유소년 야구장으로 전혀 다른 곳"이라며 "감사원 보고서에도 정 후보자의 이름이 없는데 단순히 의문이 있다고 해서 아무 사람이나 조사할 수는 없는 거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문특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상훈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요구한 검증위는 해외 출장 때문에 청문회에 참석 못한 증인을 불러서 2시간 정도 회의를 열고 보고서를 채택하자는 것"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김 의원은 검증위에서 할 일을 정 후보자가 이사장을 지낸 △미래농촌연구회와 관련한 자료 수집과 관계자 면담 △동탄 택지개발 관련 관계자와 시민단체 대표 면담 등 2가지였는데 그 중 민주당이 동탄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겠다고 한 만큼 합의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검증위 운영과 추가 청문회 기간을 오는 10일까지로 못박은 점도 합의를 불가능하게 하는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금요일인 10일을 시한으로 한 것은 주말을 지나 월요일인 13일에 본회의에 부의한다고 정해 놓았다는 것인데 응하기 어려운 내용"이라며 "검증위를 수용한다고 하더라도 '시간 됐으니 이제 그만하자'고 하는 것은 요식행위로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검증위 합의가 불발될 경우 이틀째 청문회가 마무리된 지난 8일을 청문회 종료로 보고 그로부터 3일이 지나면 국회의장이 임명 동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는 만큼, 문희상 의장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13일에 표결에 나설 방침이다.
박 의원은 "마지막으로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자고 호소했고, 한국당이 이에 응한다면 검증위를 수용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확인한 바로는 그런 의사가 없는 것 같다"며 표결 강행 의사를 확인했다.
이에 김 의원은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상정은 가능하고, 또 물리적 의석수도 부족해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며 "현재 제기된 의혹을 명확히 해소하고 의결을 하느냐, 지금 상태로 강행하느냐 중 선택이 될 텐데, 그것은 민주당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정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표결이 이뤄지더라도 동의에 나서지 않을 방침이다.
때문에 임명 동의안 처리는 앞선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때와 마찬가지로 민주당이 이른바 '여야 4+1 협의체'의 지원을 이끌어내야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