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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차리자!" LG 신년하례식 꽂힌 주장의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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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잘해봅시다' LG 선수단과 프런트가 8일 2020년 신년하례식에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잠실=연합뉴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2020년 신년하례식이 열린 8일 서울 잠실구장. 팀 창단 30주년을 맞는 만큼 선수단은 우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었지만 한편으로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됐다.

바로 연초에 불거진 소속 선수의 폭행 사건 때문이다. LG 소속의 모 선수는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서 여자친구와 다투던 중 이를 말리던 남성의 얼굴을 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때문에 이규홍 LG 스포츠단 대표이사는 이날 신년사에서 "선수의 폭력 행위로 물의를 일으켜 팬들과 동료 선수에게 깊은 충격과 상실감을 안겨줬다"면서 "어떠한 상황에서든 프로 선수의 신분을 망각하지 말고 사회의 책임을 다하는 모범적인 자세를 견지해주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류중일 감독 역시 선수단에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류 감독은 행사 뒤 인터뷰에서 "여자 문제, 폭행 및 음주 운전, 경기 조작, 금지약물 복용 이런 것들을 하게 되면 유니폼을 벗어야 하니 조심하자고 선수단에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주장을 맡은 김현수(32)도 선수단에 따끔하게 일침을 가했다. 김현수는 "선수들에게 오늘 어떤 말을 했나"라는 질문에 "정신 차리자고 했다"고 답했다. 폭행 사건을 염두에 둔 것이다.

선수단의 가라앉은 분위기도 전했다. 김현수는 "지금 분위기는 좋지 않다"면서 "선수 1명이 잘못하면 모두에게 피해라는 걸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어 "분명 자기도 힘들겠지만 나 하나로 인해 집에 있던 다른 사람도 피해를 받는다"면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주장인 까닭에 더 책임을 통감하는 김현수다. 그는 "사생활 문제는 관여할 수 없지만 선수들이 단순히 사생활이 아니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면서 "(예전 좋지 않았던) 본보기가 있는데도 사고를 치는 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적 일을 개인이라 생각하지 않고 단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현수는 지난 시즌 처음으로 캡틴을 맡았다. 오랫동안 잠실 라이벌 두산 소속이었으나 워낙 성실한 김현수라 쌍둥이 군단의 주장에 선임됐다. 후배 오지환은 "현수 형이 말이 많은 것은 맞다"면서 "그러나 정말 도움이 되기에 이번에도 주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귀띔했다.

팀 최고참 박용택(41) 역시 마찬가지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박용택은 "이제는 감독, 코치의 말이 통하지 않는 시대"라면서 "각자 선수들이 알아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를 잘 조성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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