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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연동제에 군소정당 우후죽순…얼마나 살아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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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당 요건 까다롭고 3% 봉쇄조항도 그대로지만 여느 때보다 약진할 듯
선관위 등록 정당 34개, 창당 절차 진행 중인 정당 16개
3% 봉쇄조항 여전…"본질적인 장벽은 변한 게 없어"
"정의당 교섭단체는 어려울 듯…민주당과 연정"

국회 본회의.(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준연동형 비례제의 도입으로 거대 양당 체제가 깨질 거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관건은 정의당 등 기존에 있던 제3당의 교섭단체 달성 여부와 우리공화당 등 극우 정당의 원내 입성 여부다.

◇ 다당제 전환 가능성…극우정당 원내 입성하나

전문가들은 지금의 범진보(민주·정의) 대 범보수(한국·바른미래)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도 다당제 성격이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패스트트랙 정국부터 약 1년 동안 두 거대 정당의 극한 대결을 본 국민들이 더 이상 민주당과 한국당 중 어느 한 쪽의 편만 들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대적 요구로 연동형 비례제가 도입되면서 정의당과 바른미래당 등에 표가 이전보다 더 많이 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복귀로 바른미래가 다시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공화당 등 좌우 양단의 정당들이 새롭게 원내에 입성할 가능성도 이전 선거보단 높다고 봤다.

현재 선관위에 등록된 군소 정당은 34개, 창당 절차가 진행 중인 정당도 16개로 20대 총선 당시보다 12개 더 많은 정당이 선관위에 등록된 상태다.

연동형 비례제의 도입 이후 여느 때보다 군소정당이 난립하고 있지만, 원내 구성에 큰 차이를 가져올 거라는 전망은 미미하다.

여전히 3%라는 봉쇄조항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윤태곤 더모아정치분석실장은 "3%라는 진입장벽은 그대로다. 선거법이 바뀌기 전에도 군소정당이 3% 이상 득표하면 의석을 배출할 수 있었다"며 "본질적인 장벽은 변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또 정의당이 20석을 달성해 교섭단체로 올라설 거라는 데 대해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있다.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했다고 해도 기존 비례대표 의석인 47석에, 그나마 30석엔 캡(cap)을 씌운 탓에 진정한 다당제로의 전환 효과는 생각보다 적을 거란 얘기다.

국회 본회의.(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정의당의 지지율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조국 전 장관 사태 이후 정체성을 많이 잃었다"고 했다.

노동·환경·젠더 문제에서 민주당보다 좌향좌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진보진영의 지지를 얻었지만, 조 전 장관을 비판하지 못하면서 국민들이 정의당을 '민주당 2중대'로 인식하게 됐다는 얘기다.

정의당은 '지역구 10석+비례대표 10석' 도합 20석을 내는 게 목표다.

교섭단체에 버금가는 의석수를 달성해 민주당과 사실상의 연정 파트너가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 단독 과반은 안될 테니 국가 운영 방향이 그래도 가까운 정의당과 연대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반면 정의당이 진보적인 색체를 선명하게 드러내면서 민주당과 더욱 차별화에 나설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 창당 요건 까다로워…유럽처럼 군소정당 난립하진 않을 듯

전문가들은 군소정당의 등장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하면서도 최근 10년 새 유럽에서 두드러진 극우·극좌 정당의 급부상은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스페인은 중도 우파당(시우다다노스·Ciudadanos)과 극좌당(포데모스·Podemos)의 등장으로 프란시스코 프랑코 총통 사후 민주화된 지 30년 만에 양당 체제에서 4당 체제로 탈바꿈했다.

양당제의 고향 격인 영국에서도 브렉시트 문제가 불거지면서 유킵(UK Independence Party) 등이 세력을 확장했었고, 독일·이탈리아에서도 극단주의적 이념 정당이 기성 정당의 아성을 위협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우리나라엔 브렉시트·난민·이민 등 제3당을 유발할 요소가 없기 때문에 유럽에서처럼 극단주의적 이념 정당은 출몰하지 않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의 '미래를 향한 전진 4.0(전진당)', 친박 이정현 의원도 테크노크라트(전문 관료)와 40대 이하 청년층이 중심이 된 신당,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이끄는 '새한국의 비전'을 비롯해 보수진영에서 새로운 당이 나오고 있지만, 이들이 발판으로 삼을 특정 이슈가 없다는 것이다.

복잡한 창당 절차도 이들 정당의 원내 진입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신당을 창당하려면 먼저 200명 이상이 창당발기인 대회를 개최한 뒤 중앙당 창당준비위원회를 통해 선거관리위원회에 결성 신고를 해야 한다.

그 뒤 5개 이상의 시·도당을 창당해야 하고 각 시·도당의 당원수는 1000명 이상이어야 한다.

그 다음 중앙당 창당 집회 개최를 일간지에 공고하고 창당 대회에서 정당의 명칭과 강령·당헌·당규를 제정한 뒤 대표자와 간부를 선임해야 하는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 한다.

박상병 평론가는 "몸값 부풀리기를 한 뒤 자유한국당에 편입되고 싶어하는 정당들"이라며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선 지역구에 출마할 후보자들 만들어내야 하는데, 이들 정당은 창당 요건을 맞추지도 못할 것"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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