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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연기대상' 신세경·한지민·류수영의 소신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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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MBC 연기대상]
편견과 부당함에 맞서는 목소리부터 누군가를 향한 따듯한 위로까지
시상식에서 소신과 위로 전하며 2019년 마지막 응원한 배우들

(사진=방송화면 캡처)

 

다사다난했던 2019년의 마지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2019 MBC 연기대상'에서 배우 신세경과 한지민, 류수영이 수상 소감을 통해 시청자와 올해 힘겨운 시간을 보낸 이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전했다.

(사진=방송화면 캡처)

 

◇ 신세경 "세상의 편견에 맞서 살아가는 구해령에게 영광을"

신세경은 MBC '신입사관 구해령'에서 구해령을 연기해 호평을 받았고, '2019 MBC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이라는 결실을 보았다.

'신입사관 구해령' 속 구해령은 당연히 그러해야 한다는 모든 것들을 하나씩 비틀고, 전복시켜 나간다. 조선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받는 억압과 규율을 당연한 듯이 깨부순다.

구해령은 어찌 보면 '반골'이라 할 수 있다. 조선 시대라는 사회가 규정한 여성상과 여성의 삶을 거부한다. '여성' 구해령이 아닌 '구해령'으로서의 온전한 삶을 살기 위해 끊임없이 사회와 사람들의 시선에 반기를 든다.

혼인을 거부하고 족두리를 쓴 채 별시를 치르기 위해 달려가는 구해령의 모습은 2019년 대한민국 사회에서도 상당한 쾌감을 느끼게 만든다. 오롯이 내 힘으로 나의 삶과 꿈을 살아가기 위해 달려가는 모습을 보면 자연스레 응원의 목소리가 나온다. 2019년을 살아가는 모든 구해령을 위한 응원이다. 그렇기에 조선 시대 구해령의 모습을 통해 2019년을 살아가는 구해령들도 위로를 받고 응원을 받았다.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신세경은 소감 마지막에 "이 상의 영광은 세상의 다양한 편견에 맞서 오늘날까지도 구해령과 같은 삶을 살아가는 많은 분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드라마를 통해 구해령의 목소리로 위로와 응원을 전했던 신세경은 현실에서도 '오늘날의 구해령'들을 잊지 않았다.

(사진=방송화면 캡처)

 

◇ 한지민 "좀 더 나은 작업 현장 만들기 위해 목소리 내겠다"

2019년 사회 곳곳에서 부당한 관행과 노동 환경에 맞서 목소리를 낸 이들이 있었다. 방송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람들을 즐겁게 하거나 때론 감동을 전하는 방송, 그 방송 뒤 눈에 보이지 않는 '노동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게 방송노동자다. 방송노동자들이 바라는 것은 노동자로서 누릴 수 있는 '가장 보통의 권리'다. '일한 만큼 받고, 최소한의 시간만큼은 쉬자'는 게 '방송스태프'로 불리는 방송노동자의 바람이다.

2020년을 눈앞에 둔 지금도 살인적인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드라마 제작 현장이 존재한다. 빠듯한 스케줄 속에 과노동이 이어지고 제대로 된 안전장치조차 부족한 현장에서 과로와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2020년 2월 방영 예정인 OCN 드라마 '본 대로 말하라' 촬영 현장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해 스태프 8명이 부상당하기도 했다.

열악한 제작 환경 속에서도 노동 인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도 있다. 드라마계에서는 '여왕의 교실' '결혼계약' '무법 변호사' 김진민 PD나 '하얀거탑' '봄밤'의 안판석 PD가 제작 현장에서 휴식시간 보장 등 노동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판석 PD의 '봄밤'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한 한지민은 수상 소감에서 "안판석 감독님은 항상 현장에서 많은 가르침을 주셨다. 말씀해 주신 대로 연기뿐 아니라 조금 더 넓게 전체를 바라보고 아우를 수 있도록 늘 공부하는 연기자가 되겠다"며 "조금 더 나은 작업 현장을 만들기 위해 책임감을 갖고 변화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관행'이란 이름으로 지속된 열악한 노동환경을 벗어나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늘어날 때, 진정으로 모두가 즐겁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제작될 것이다.

(사진=방송화면 캡처)

 

◇ 류수영 "아름다운 미소를 지닌 처남과 수상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

'2019 MBC 연기대상'에서 '슬플 때 사랑한다'로 '일일/주말드라마' 부문 우수상을 받은 배우 류수영은 수상 소감에서 지난 11월 12일 세상을 떠난 처남을 추모했다.

박하선의 동생은 지난 11월 12일 급성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났다. 박하선은 평소에도 인터뷰와 방송을 통해 발달장애를 가졌던 두 살 터울인 남동생과 두터운 우애를 자랑한 바 있다.

시상식이 열린 30일 박하선은 자신의 SNS에 어린 시절 동생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글을 적었다. 박하선은 "같은 배 속에서 태어나 네가 선택한 것도 아닌데 한 번씩 너를 부끄러워했던 내가 부끄럽다. 사실 돈만 벌었지 말 한마디 따듯하게 못 해줬고"라며 "오늘 너를 다시 떠나보내며, 장애인에 대한 시선이 조금 더 나아지는 사회가 되길 간절히 바라본다. 잘 가 내 동생"이라고 동생을 추모했다.

여전히 사회적 편견과 차별에 한가운데에 놓인 존재가 장애인이다. 그러나 누군가가 정해놓았는지 모르는, 그들의 이름 앞에 붙은 '편견'과 '차별'을 떼어내면 그들은 그저 미소가 아름다운 '우리' 중 하나일 뿐이다. 류수영의 말처럼, 박하선의 바람처럼 일상의 기쁨도 모두와 함께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되길 간절히 바라본다.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류수영은 "지난달에 하늘나라에 간 제 처남"이라고 말문을 연 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갖고 있던 순수한 청년이었는데, 처남과 이 상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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