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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없는 추미애 청문회…공수처법·송철호 놓고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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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공수처 필요성 역설…울산시장 靑개입의혹은 적극 반박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모두발언 후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30일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예상대로 검찰 개혁을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야권에서는 국회 통과를 앞둔 공수처(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 설치법에 대한 입장을, 여당에서는 추 후보자의 검찰 개혁 의지를 각각 질의했다.

추 후보자는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지난해 울산시장 선거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에 적극 반박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이날 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은 "후보자님은 공수처법에 동의하시냐"며 "공수처법의 강제수사 규정이 헌법에 근거가 있냐"고 따져 물었다. 또 "날치기로 통과시킨 공수처법의 권한이 비대하지 않느냐"며 "무소불위 공수처법을 누가 견제하냐"고 했다.

그러자 추 후보자는 "당연히 강제수사도 포함하리라고 생각한다"며 "특별검사가 하는 것처럼 유사하게 충분히 해석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권한이 비대하다고 볼 수 없다"며 "검사가 견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여상규 법사위원장(한국당 소속)은 추 후보자에게 "공수처에 관해 공부를 하셔야겠다"고 받아쳤다. 여 위원장은 공수처에 헌법상 영장청구권이 부여돼 있지 않다는 점과 같은 직무를 맡은 기관을 중복으로 둘 수 없다는 점을 들어 공수처 설치법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장관 취임하시면 검찰이 국민적 의혹이 있거나 고위공직자 관련 사건을 선별적으로 수사 속도를 조절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이게 제일 문제다. 그래서 공수처가 필요한 것 아니겠냐"고 밝혔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 청와대가 '하명수사'를 이용해 개입했다는 의혹도 청문회에서 거론됐다. 당시 추 후보자가 민주당 대표를 맡았던 터라 공천 등 주변 사정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추 후보자는 송철호 울산시장 공천에 청와대가 영향을 끼쳤는지 한국당 정갑윤 의원이 묻자 "당헌·당규에 입각해 단수 후보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확정된 것으로, 청와대의 개입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후보자에 대한 여론조사를 두 차례 실시했고, '우리리서치' 조사의 민주당 후보적합도에 따라 공정한 선거 관리를 했다"며 "결코 청와대의 개입은 있을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을 다시 한번 분명히 말한다"고 강조했다.

후보자 개인 도덕성에 관한 의혹도 잇달아 제기됐다.

야권에서는 추 후보자가 지난 2005년 정치자금으로 도서출판비 1억원을 사용하려던 것을 취소하고 사회 단체에 기부했다고 설명한 데 대한 질의를 이어갔다. 1억원이 사적으로 쓰인 게 아니냐는 의심에서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방금 '보존기간 10년 경과로 폐기돼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한 장짜리 답변이 왔다"며 "그런데 1억원이 오간 자료는 계좌에 있을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반드시 해명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자 민주당 송기헌 의원이 "왜 위원장이 아니고 후보자 본인에게 제출을 요구하냐"고 되물었고, 이에 야당 위원들이 항의하면서 한때 소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상황을 중재하려던 여상규 위원장과, 한국당 의원들이 이례적으로 고성으로 맞서는 모습이 연출됐다. 여 위원장이 추 후보자에게 "도저히 제출할 수 없는 자료는 해당 위원에게 설명하라"라고 하자, 장제원 의원은 "그럼 안 된다. 답변을 들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안신당(가칭) 소속 박지원 무소속 의원은 "후보자가 정치인이었기 때문에 최소한 1억원 이상 거래된 건 경험적으로 기억할 것"이라면서도 "여상규 위원장이 끝물에 사회를 잘 보셔서 제가 존경을 표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이날 오후 6시쯤 공수처법 표결을 위한 본회의가 소집되면서 청문회장에서도 여야 간 고성이 오갔다. 민주당 의원들이 정회를 요구했지만 여상규 위원장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

그러자 민주당 위원들과 박지원 의원은 일제히 퇴장했고, 뒤이어 문희상 국회의장이 본회의장에 들어섰다는 소식에 여 위원장도 정회를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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