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산불·수소폭발…강원 동해안 사건사고 '얼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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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영동CBS 연말결산 ①]
산불에 태풍까지…재해·재난 잇따라
안전 불감증과 위험의 외주화 '반복'

※ 강원영동CBS는 연말을 맞아 지난 한 해 동해안 지역에서 발생한 각종 사건·사고를 돌아봤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대형산불·수소폭발…강원 동해안 사건사고 '얼룩'
(계속)

◇ 산불에 태풍까지…재해·재난 잇따라

수소폭발 당시 사고 현장(왼쪽)과 지난 4월 발생한 동해안 산불(오른쪽). (사진=유선희 기자, 박종민 기자)

 

지난 4월 발생한 '최악의 화마'가 강원 고성·속초, 강릉·동해 등 동해안 지역을 휩쓸고 지나갔다.

동해안 산불은 지난 4월 4일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의 '척산간 158 전신주' 인근에서 시작돼 2명이 사망하고 149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1260억원이 넘는 막대한 재산피해가 발생했으며 2872㏊의 산림이 화마에 휩쓸렸다.

여전히 일부 이재민들은 삶의 터전에 온전히 복귀하지 못한 채 조립식 주택에서 불편한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고성·속초산불 경찰수사 결과 한국전력공사와 협력업체 관계자 9명이 업무상 실화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현재 산불피해 보상을 놓고 이재민들과 한전 측은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입장차가 커 장기투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토사에 파묻혀 지붕만 남아 있는 집을 살피고 있는 삼척시 주민들. (사진=전영래 기자)

 

이런 가운데 가을 태풍으로 '물 폭탄'까지 겹치면서 동해안 지역민들은 '가혹'한 한 해를 보내야 했다. 제18호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강원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시간당 80mm 이상의 강한 비가 쏟아졌다.

삼척시 원덕읍 신남마을은 '500mm 물 폭탄'으로 집이 통째로 토사에 파묻히는 등 마을이 말 그대로 쑥대밭으로 변했다. 도에 따르면 태풍 미탁으로 인한 피해는 삼척 262억6천여만원, 강릉 99억1천여만원 등 모두 402억8400여만원으로 집계됐다.

산불과 태풍 피해로 고성군과 속초시, 강릉시, 동해시, 인제군 등 5개 시·군에 이어 강릉시, 동해시, 삼척시 등 3개 시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 안전 불감증과 위험의 외주화 '반복'

강릉 수소폭발 사고 당시 현장. (사진=유선희 기자)

 

사상자 8명이 발생한 강릉 수소탱크 폭발사고는 총체적 부실이 초래한 '인재(人災)'로 드러났다. 사고는 지난 5월 23일 강릉시 과학산업단지 내 강원테크노파크 강릉벤처공장 외부에 설치돼 있던 수소탱크 4기가 모두 폭발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2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쳤다.

폭발한 수소탱크 4기 중 2기는 압력이 0.98MPa인 저압 탱크였다. 하지만 현행법상 저압가스는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을 적용받지 않아 별다른 점검을 거치지 않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CBS노컷뉴스 5월 29일. 수소산업 육성·진흥에만 '초점'…안전관리 '구멍').

산업통상자원부는 보도 직후 "법적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데 이어(CBS노컷뉴스 5월 30일. 11월 27일), 고압은 물론 저압수소의 안전성도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수소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구축한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4일 수전해시스템 부실 설계자 A(78)씨와 버퍼탱크 부실 시공·관리 책임자 B(50)씨 등 2명을 업무상 폭발성 물건파열죄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하고, 주관기관 사업 총괄 책임자와 안전관리책임자 등 나머지 5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속초 서희 스타힐스 아파트 공사현장 추락사고 지점. (사진=유선희 기자)

 

또 지난 8월 14일 속초시 조양동 서희 스타힐스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추락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변을 당한 근로자들은 어김없이 또 하청업체 직원들이었다. 특히 이들은 '재하청' 업체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위험의 외주화'가 반복됐다는 지적이 나왔다(CBS노컷뉴스 8월 16일. [단독]속초 추락사고…'다단계 하청' 구조 속에 반복된 인재).

앞서 지난 7월 22일에는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인근 도로에서 그레이스 승합차 1대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전복돼 4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는 '참변'이 발생했다. 이들은 일당 6만~7만원을 벌기 위해 충남 홍성에서 출발해 경북 봉화로 쪽파 파종 작업을 하러 가던 중이었다.

삼척 전복사고와 속초 추락사고 사고 모두 외국인 노동자도 함께 있었는데, 이들은 정작 사고발생 이후 불법체류자 신분을 우려해 치료도 받지 않고 종적을 감췄다.

일거리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정작 사고 이후 종적을 감추는 상황이 반복돼 '부서진' 코리안 드림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씁쓸함이 나왔다.

이와 함께 외국인 노동자들은 힘들고 위험한 공사현장이나 일손이 모자란 농촌현장에서 일하다 변을 당하는 등 각종 사건·사고에 노출돼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인근 도로에서 전복된 그레이스 승합차가 옮겨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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