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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유골이 왜 광주 교도소에? 5.18 실마리 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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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공수여단 병사들 증언 따르면...
교도소 주변, 암매장 가능성 있어
유골과 행방불명자 DNA 대조할 것
"전두환, 죄 추궁해서 응징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진태(5.18기념재단 상임이사)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유골들이 무더기로 발견됐죠. 이 장소가 어떤 곳인가 하면 광주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수감자가 질병으로 사망을 했거나 사형을 당했거나 해서 사망했는데 연고가 없다. 그럴 경우에 묻어주던 무연고 수형자들의 공동묘지였습니다. 물론 교도소 측은 누구를 묻었다고 일일이 기록을 해 놨겠죠. 그런데 그 기록에 없는 40여 구가 이번에 나온 겁니다.

그래서 혹시 5.18 당시에 행방불명됐던 이들의 유골 아니냐. 이런 의심이 드는 건데요. 일단 광주시에서는 그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린아이로 보이는 유골. 또 머리에 총상으로 보이는 구멍이 나 있는 유골까지 나왔기 때문에 아직 속단은 이릅니다.

5.18 당시에 행방불명자 400여 명, 그들의 가족들이 이 상황을 지금 절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겠죠. 5.18기념재단의 얘기 좀 들어보겠습니다. 조진태 상임이사 연결을 해 보죠. 조 상임이사님, 나와 계세요?

◆ 조진태> 안녕하세요.

광주 북구 옛 광주교도소에서 20일 검경, 군 유해발굴단, 의문사조사위원회 등으로 이뤄진 합동조사반이 옛 교도소 무연고자 공동묘지에서 발굴한 유골을 검시하고 있다. 합동조사반은 해당 유골과 5·18 민주화운동 행방불명자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김현정> 저는 깜짝 놀랐어요. 그렇게 찾아도 1구가 안 나오던 시신이 광주교도소 근처에서 40여 구가 무더기로 나왔다. 많이 놀라셨겠어요?

◆ 조진태> 저도 가슴이 매우 떨렸습니다. 5.18 진상 규명의 마지막 과제라고도 할 수 있는 암매장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가 아닌가라고 하는 그런 기대도 가졌던 거죠.

◇ 김현정> 그렇죠. 그런데 희한한 것이 제가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2017년에 광주교도소 인근에다가 희생자들 시신 묻었습니다라는 증언까지 나오면서 대대적인 발굴 작업이 있었는데 그때 왜 지금 이 장소. 이 장소는 파보지를 않았던 건가요?

◆ 조진태> 그렇습니다. 이 장소는 말씀하셨다시피 지금 교도소 공동묘지 쪽이어서 그곳에 특별하게 암매장지라고 추정하기 어려웠던 그런 측면도 없지 않아 있었죠.

◇ 김현정> 그 얘기는 교도소에서 관리를 쭉 해 오던 곳이니까 여기에다가는 묻지 못했을 거다. 이런 생각을 한 건가요?

◆ 조진태> 그렇죠. 관리 대상이기도 하고 5.18 이후에도 꾸준히 교도소에서 관리해왔기 때문에 그런 흔적, 이런 것들을 쉽게 발견하기 어려웠던 그런 여건도 있었죠.

◇ 김현정> 이번에는 어떻게 하다가 거기를 파게 됐어요?

◆ 조진태> 교도소가 지금 이전했습니다. 법무부에서는 그 장소에 이제 ‘솔로몬로파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진행 중이었는데요. 그래서 그 묘지를 개장해서 이장하려고 했던 겁니다. 그 과정에서 법무부가 쭉 관리해 오던 111구의 유골은 확인이 됐는데 확인되지 않은 무려 40여 구의 유골이 추가로 발굴이 된 거죠.

법무부는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공동묘지 일원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성이 있어 보이는 유골 40여기를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법무부는 옛 광주교도소에 솔로몬로파크를 조성 중인데 1980년 항쟁 당시 행방불명된 5·18 희생자 다수가 교도소에 암매장됐다는 증언이 나온다. 사진은 전날 작업 과정에서 발견된 유골의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 김현정> 그렇죠. 계속 관리가 되던, 기록이 돼 있던 유골들 말고 40여 구가 더 나온. 일단 광주시에서는 이래요. 이곳이 교도소 공동묘지였다는 특성상 5.18과는 관련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 이 40여 구의 유골. 어떻게 생각하세요?

◆ 조진태> 교도소는 5.18 관련해서 여러 가지 사건이 많은 곳이죠. 당시에도 3공수여단이 그곳에 머물면서 시민들의 희생이 많았던 곳입니다. 대략 군 기록만 하더라도 27~28명인데 실제 시신을 가매장해서 다시 발굴해서 확인한 시신은 12구밖에 없습니다. 기록에 따르더라도 현재 15~16구의 시신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 묻혔는지 알 수 없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 교도소 주변 충분히 암매장 가능성이 있는 걸로 우리는 추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 김현정> 추정하고 있고 공동묘지라고 할지라도 이곳에도 묻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는 거예요. 그런데 이제 교도소 측이나 광주시에서 얘기하는 건 이 광주교도소가 1912년에 동구 동명동에서 이쪽 북구 문흥동으로 이전을 했다. 71년인가요?

◆ 조진태> 네, 1971년에 이전했죠.

◇ 김현정> 그래서 그때 72년에 이장을 하면서 그때 이 40여 구가. 그러니까 기록에 남지 않은 40여 구가 그때 무더기로 안치가 됐던 건 아니냐. 그래서 71년 이후 것들은 잘 기록이 돼 있지만 그전 것들은 기록이 안 된 채 이번에 무더기로 발견된 것 아니겠느냐. 이런 추정. 어떻게 보세요?

◆ 조진태> 그 추정 역시 지금 바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보는데요. 그렇다면 여전히 법무부에서 꾸준히 관리가 되었어야 될 시신들이라고 봐야 되겠죠.

◇ 김현정> 이전을 하더라도 기록은 해 놨을 거다.

◆ 조진태> 그렇습니다. 그렇지 않고 어떻게 그 유골들이 거기서 무더기로 나올 수 있겠습니까?

◇ 김현정> 특별히 지금 의혹을 짙게 가지고 계시는 것은 이들이 이제 5.18의 희생자들, 행불자들일 거라고 의혹을 가지고 계시는 건 이번에 발굴된 유골 중에 어린아이 것으로 보이는 유골도 보이고 머리에 총상 같은 구멍이 뚫린 유골도 나오고 했다면서요?

◆ 조진태> 그걸 보니까 지금 5.18 당시 희생자 중에서 신원이 확인이 안 된 시신이 지금 5.18 국립묘지에 안장이 돼 있는데요. 그중에는 유골 감정 결과 나이가 8세로 추정되는 그런 시신도 있거든요. 그리고 80년 5월 당시 일가족이 이를테면 무안에서 광주로 올라오다가 송정역에서 일가족이 사라진, 실종돼버린 그런 사건도 있는데 여전히 그 가족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또한 어린이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80년 5월 당시에 어린이들 역시 여러 사람이 실종돼 있는데 그런 추정까지도 우리는 배제할 수 없는 거죠.

◇ 김현정> 감옥에 어린이가 수감됐을 가능성이라는 건 없으니까. 만약에 유골 중에, 지금은 국과수로 가서 감정을 할 겁니다만 정말로 육안으로 어린이처럼 보이는 유골이 국과수 감정 결과도 정말 어린이라고 하면 이것은 교도소 수감자 중에 무연고자가 아닌 외부에서 묻힌 시신일 거다. 이런 추정이 가능하다는 얘기. 그 총상을 입은 걸로 보이는 유골 사진 보셨어요?

◆ 조진태> 사진 봤습니다.

검경, 군 유해발굴단 등으로 이뤄진 합동조사반의 육안 검시 결과 구멍이 뚫린 머리뼈도 일부 발견됐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김현정> 총상 맞을까요?

◆ 조진태> 그거 역시 좀 정밀하게 감식이 필요해 보여요. 현재 전문가가 아닌 우리로서는 어쨌든 두개골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것은 여러 가지 추정이 되겠지만 그중에 5.18과 연관할 때는 총상이라고 우리는 예측을 하는 거죠. 그리고 지금 발굴된 그 장소가 예전에도 특히 3공수여단의 여러 병사들이 증언했던, 시신을 손수레에 싣고 옮겼던 장소로 계속 주목이 돼 왔던 곳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 가능성을 현재 놓지 않고 있습니다.

◇ 김현정> 국과수로 보내졌습니다. 국과수에서는 이걸 어떻게 감정이 가능합니까?

◆ 조진태> 여러 가지 과학적 어떤 방법을 통해서 정밀하게 감식할 걸로 보고 있고요. 법무부하고 경찰, 검찰 그리고 국방부 발굴조사단까지 함께 공동으로 감식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당시에 우리 가족이 행방불명 됐어요라고 한 그 가족들이 행방불명된 사람의 옷가지라든지 머리카락이라든지 이런 거 남긴 게 혹시 있습니까? 그러면 DNA 대조도 가능할 텐데.

◆ 조진태> 그렇습니다. 가족들의 DNA를 채취해서요. 현재 광주시에서는 특정한 곳에 보관하고 있어서 그래서 DNA 감식이 되면 가족들과 함께 그걸 대조해 보면 그 가족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한 달 정도 걸린다고 하니까 이건 기다려보기로 하고. 그나저나 이사장님, 5.18 때 사라진 행불자가 어느 정도나 되는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까?

20일 오후 광주 북구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법무부 미관리 유골 40여구가 발견돼 관계기관이 확인에 나섰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조진태> 정부가 공식 인정한 행불자는 84명입니다. 지금 묘지에 행불자로 분류가 돼서 봉분이 돼 있고요. 그러나 80년 당시에 우리 가족이 광주 어딘가에서 사라졌다. 이렇게 신고가 된 분들이 대략 450여 명 정도 됩니다. 그분들은 확인할 수가 없어서 지금 이제 행불자로 구분이 안 돼 있을 따름이지 충분히 그 개연성은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참 어마어마한 숫자네요. 450여 명이 그냥 그 5.18 당시 어디론가 사라졌다. 집으로 그 이후로는 돌아오지 않고 있는 450여 명. 아무쪼록 이번에 좀 잘 감식이 돼서 뭔가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를 좀 기대해 보고요. 기왕 5.18재단을 연결한 김에 이것도 하나 좀 여쭐게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씨가 지난 12월 5일에 5.18 유족들을 찾아가서 사과했다는 기사를 봤어요. 어떻게 된 겁니까?

◆ 조진태> 노재헌 씨가 지금 여러 차례 5.18 묘지도 참배하고 그리고 미리 알리지 않고 오월 어머니집을 방문해서 몇 분들 만나서 사죄의 뜻을 전달을 한 것이죠.

◇ 김현정> 어머니집 분들도 모르셨어요? 사전 통보를 못 받으신 거예요?

◆ 조진태> 사전 통보를 받지 않고 방문을 한 걸로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냥 갑자기 온 거예요, 노재헌 씨가?

◆ 조진태> 갑자기 온 셈인데 어쨌든 주변에 공개적으로 알리지 않고 방문했기 때문에 노재헌 씨의 어떤 마음, 그 마음씀씀이는 충분히 좀 짐작이 됐습니다.

◇ 김현정> 뭐라고 하고 갔답니까, 와서?

◆ 조진태> 유가족, 여러 희생자 가족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를 한다. 이렇게 말을 전했고요. 그리고 피해자, 희생자 가족들 본인들이 용서할 때까지 계속 사죄를 해야 한다고 하는 그런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 김현정> 용서하실 때까지 계속 사죄하겠다, 아버지 대신.

◆ 조진태> 그렇죠.

◇ 김현정> 뭐라고 답변하셨대요?

◆ 조진태> 일단 중요한 것은 5.18 해결의 마지막 지점이 저는 가해자들의 진심 어린 사죄라고 봅니다. 그런 측면에서 노태우 씨 아들이 노재헌 씨인데 노재헌 씨가 진정성을 담아서 사죄했다는 점. 그런 점은 저는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를 하고 싶어요.

다만 본인, 노태우 씨가 아직 살아 있으니까 본인의 진심 어린 육성으로 희생자 가족은 물론이고 희생자들에게 그리고 광주시민과 국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을 전해 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5.18 진상 규명 관련해서도 큰 어떤 계기가 되겠다. 이런 마음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보행이 어렵다면 육성 녹음이라도 한 마디, 그 당사자의 얘기를 듣고 싶다는 그 말씀이신 거고 30초 남았습니다마는 이사님, 반면에 전두환 씨는 지금 아프다고 해서 재판도 안 나오는데 골프 스윙 날리는 모습도 포착이 됐고 만찬하는 모습도 포착이 됐고 좀 비교가 되네요?

◆ 조진태> 우리 국민들이 전두환 씨를 너무 빨리 용서해 줬어요. 그 사람은 지금 밖에서 그렇게 지낼 일이 아니라 감옥 속에서 여전히 자신의 죄를 벌을 받아야 될 사람이에요. 지금 병역 의무를 다하려고 군에 입대한 청년들을 자신의 권력 찬탈을 위해서 시민을 학살하는 도구로 써버린 거잖아요.

광주에 내려 보내서 무고한 시민들을 그렇게 무참하게 학살하도록 지시한 사람이, 지휘한 사람이 바로 전두환입니다. 본인은 여전히 반성하지 않고 있어요. 그리고 인정조차 하지 않고 있죠. 여전히 처벌하지 않은 미완의 죄들이 저는 많다고 보는데 그 죄를 끝까지 추궁해서 전두환 씨를 응징해야 된다. 저는 그렇게 말하고 싶네요.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조진태>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5.18기념재단 조진태 상임이사였습니다.(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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