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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3국 불계패' 이세돌 "제가 아닌 좋은 후배였다면 이겼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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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계획은 미정…정리된 후 밝힐 것"
"다시 태어나도 프로기사? 장담 못하지만 바둑은 분명할 것"
"부족했던 부분은 너그럽게 봐주고 좋은 모습만 기억해 달라"

 

지난 25년간 '반상'을 호령했던 바둑 천재 이세돌 9단이 21일 인공지능(AI)과의 최종 은퇴 대국에서 아쉽게 패배했다.

이 9단은 "제가 아니라 좋은 후배였다면 너끈히 (AI를) 이기지 않았을까"라며 "제가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이 9단은 이날 자신의 고향인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NHN 바둑 AI 한돌과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 최종 3국에서 180수 만에 불계패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9단은 "제가 초반이나 중반 선택이 좋지 못했던 것 같다"며 "사실 초반에도 조금 더 좋았을 수 있었고 그렇게 갔으면 (앞서 불계패했던) 2국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까"라고 자평했다.

이 9단은 이어 "솔직히 한돌은 접바둑으로 따지면 그렇게 강하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자신의 불계패 원인을 한돌이 아닌 자신에게서 찾았다.

매 승부 이후 한돌에 대한 혹평을 내놓은 이 9단에 대해 NHN 관계자가 '어느 부분이 모자라냐'고 질문하자 이 9단은 "제가 아닌 진짜 좋은 후배 기사가 있었다면 (한돌이) 아마 쉽게 (인간 프로기사를) 이기진 못했을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봤을때 중국의 '절예' 등 다른 프로그램과 비교하면 아직은 (한돌이) 부족하지 않나 싶다"고 답했다.

젊은 프로기사들이 AI를 어떻게 이길 수 있는지 조언해달라는 질문에는 "호선 바둑에서는 (인간이 AI를 이기기 위한) 전략을 말하기 어렵고 2점(접바둑) 7집반을 준다면 백이 모양을 펼치지 못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AI와 인간이) 같이 모양을 펼치면 인간이 (이기는 것은) 사실 어렵다"고 말했다.

이 9단은 이어 "(바둑 용어로) '백을 좀 말린다'고 하는데 (AI가) 모양을 펼치지 못하게 모양을 좀 잘개 쪼개서 가는 것이 (인간이 AI에게 이기는) 전략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승부를 마지막으로 반상을 떠나는 이 9단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은퇴 이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 9단은 "프로기사 생활을 마감했으니 좀 더 편안하게 방송활동을 할 수도 있다"면서도 "아직 정리가 덜 되어서 (은퇴 이후 계획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말씀드리기엔 정리가 덜 되었고 이후에 말씀드려야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25년 동안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묻는 질문에 이 9단은 "어려웠던 순간도 있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즐거웠던 순간"이라며 "오늘 물론 패했지만 이렇게 좋은 승부를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고 매순간이 순간마다 의미가 있었다"고 답했다.

다시 태어나도 프로기사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는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그것은 장담 못하겠다"고 답하면서도 "프로기사 생활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태어나도 바둑은 분명히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동안 이 9단을 응원해준 팬들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그는 "많은 바둑팬들께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를만큼 정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제가 부족했거나 실수를 했던 부분은 (이세돌이) 너무 어렸고 젊어서(그랬다고) 너그럽게 봐주시고 좋은 점이 있으면 그것으로 기억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다른 곳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국에서 흑으로 2점을 먼저 놓는 접바둑으로 붙어 불계승한 이 9단은 2국에서 한돌과 호선으로 맞대결했으나 다시 백기를 들게됐다.

치수가 다시 2점에 덤 7집반으로 조정된 이 날 최종 3국에서 이 9단은 "승패보다 이세돌다운 바둑을 보여심주겠다"며 매 수 심혈을 기울였으나 결국 한돌을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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