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궁이 20일 밤 열린 SK렌터카 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큐를 번쩍 들고 기뻐하고 있다.(고양=PBA)
'헐크' 강동궁(39)이 올해 마지막 프로당구(PBA) 투어에서 마침내 정상에 등극했다.
강동궁은 20일 밤 경기도 소노카 고양에서 열린 'SK렌터카 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다비드 사파타(스페인)을 눌렀다. 세트 스코어 4 대 1(15-13 15-3 15-4 12-15 15-14) 승리를 거두며 챔피언에 오르며 우승 상금 1억 원을 거머쥐었다.
올해 PBA 출범 뒤 6차 대회 만에 거둔 우승이다. 5차 대회까지 강동궁은 32강에 두 번 오른 게 최고 성적이었다. 한번도 입상하지 못했던 강동궁은 올해 마지막 대회에서 자존심을 회복했다.
강동궁은 2013년 구리 세계 3쿠션 월드컵에서 정상에 오른 국내 간판 선수다. 역대 최고 상금이 걸렸던 2015 LG유플러스배 마스터즈 대회에서도 당시 세계 랭킹 1, 2위 토드욘 브롬달(스웨덴), 딕 야스퍼스(네덜란드)를 누르고 우승했다. 그해 세계선수권 준우승을 거둔 강동궁은 지난해 팀 3쿠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성원과 함께 우승을 합작했다.
그런 강동궁은 올해 초 PBA 투어 진출을 전격 선언했다. 그러나 명성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월드컵에서 우승한 국내 선수로는 유일하게 프로로 뛰어든 만큼 아쉬움이 남았다.
강동궁이 PBA 투어 6차 대회 만에 차지한 우승컵에 키스하고 있다.(고양=PBA)
이날 우승 뒤 강동궁은 "PBA에 함께 하는 동료들이 많이 있었으면 조금 마음이 편했을 텐데 출범 초기부터 PBA를 대표하는 유일한 한국 선수로 많은 주목을 받다 보니 혼자 짊어지고 나가야 한다는 심적 부담이 많았던 것 같다"고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이어 "어린 시절부터 프로야구와 프로배구 등을 응원하면서 스스로 프로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간 쌓아온 어떠한 경력보다 이번 우승이 더욱 가치 있게 느껴진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내년 2월 개최될 PBA 파이널에 대해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상금(우승 3억 원)을 걸고 열리는 대회인 만큼 꼭 우승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결승에서 강동궁은 첫 세트를 접전 끝에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는 하이런 13점을 몰아치는 등 2이닝 만에 15점을 따내 더욱 기세를 올렸다. 3세트도 6이닝 만에 15점에 도달해 우승을 눈앞에 뒀다.
4세트 사파타도 7이닝 만에 하이런 6점 등으로 반격했다. 5세트도 접전을 벌이며 역전 우승을 꿈꿨다. 그러나 강동궁은 흔들리지 않고 8이닝 만에 먼저 15점에 이르며 우승을 확정했다. 사파타는 준우승 상금 3400만 원에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