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온라인커뮤니티 캡처)
"당신도 성폭력 피해자일 수 있습니다"지난 13일, 충북대학교 온라인 게시판에 단톡방 성희롱 사건을 고발하는 글이 올라왔다. 피해 학생들은 성희롱이 오가던 단톡방 내용의 일부를 발췌해 공개했다.
가해 학생들은 "내 왼쪽 두 명을 xx하자", "울대를 쳐서 기절시키자", "퇴폐업소 에이스 같다" 등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심각한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다.
이 가운데 한 달 전 발생한 '청주교대 단톡방 성희롱' 뉴스 링크도 있었다. 가해자들은 이 뉴스를 공유하며 "이거 알려지면 우리 사망이다", "청주교대처럼만 되지 말자"고 언급했다. 자신들의 발언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한 것이다. 하지만 피해자를 향한 도를 넘는 성희롱은 멈추지 않고 이어졌다.
단톡방 성희롱 사건은 충북대가 처음이 아니다. 올 한 해만 해도 경북대, 서울교대, 청주교대, 국군간호사관학교 등 여러 학교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문제는 이러한 사건이 지속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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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톡방 성희롱은 집단 내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한다. 대화 내용은 내부 고발자가 없으면 밝혀지기 쉽지 않아 당사자가 피해 사실을 모를 가능성이 크다. 채팅방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으면 성희롱이 장기간에 걸쳐 일어난다는 점에서 큰 문제다.
또 피해자가 단톡방에 없다면 성범죄로 성립되지 않는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이버 명예훼손죄 또는 모욕죄로 처벌받을 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죄는 '공연히' 사실이나 허위사실을 적시하는 조건이 충족돼야 하므로 가해자 처벌이 쉽지 않다.
한국 사이버 성폭력대응센터 관계자는 이같은 사건들이 여성을 집단적 유희로 소비하는 잘못된 문화로부터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건 발생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단톡방이라는 공간을 활용하면 들키지 않는다는 가해자들의 믿음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단톡방 성희롱 신고가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다"며 "더 이상 왜곡된 시각으로 여성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사회적인 책임을 어떻게 이행해야 할지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진상조사가 정확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증거 확보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탁틴내일 아동청소년성폭력상담소 권현정 부소장은 법 이외의 학교 대응을 강조하면서 "단톡방 성희롱 사건에 대한 학교 대처가 확실치 않고 학교마다 편차가 존재한다"며 "성인지 감수성 교육, 성폭력 피해학생 보호, 가해학생 징계 조치 등 학교들의 대처가 표준화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