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9일 오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공수처법·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19일 준연동형 비례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제 개편안에 대해 "좌파연합세력이 선거법을 밀어붙이면 우리는 '비례한국당'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손학규 대표 등 퇴물 정치인들이 짝짜꿍으로 보험을 만들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금까지 위성정당 관련 대비책이 소문으로 돌긴 했지만, 지도부의 공식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다.
4+1 협의체(민주·바른미래·정의·민주평화당+대안신당)는 현재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제 개편안 관련 '250(지역구)+50(비례)' 합의안을 두고 막판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내에선 선거제 개편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될 경우를 대비해 위성정당 창당 등을 플랜비(B)로 준비 중이다. 당내 태스크포스(TF)에선 법안이 의결될 경우, 곧바로 창당 작업에 착수가 가능할 정도로 발기인 모집까지 완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위성정당이 만들어질 경우 지지자들에게 지역구 투표는 한국당 후보에게, 정당 투표는 위성정당으로 유도 후 선거가 끝나면 합당하는 방식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심 원내대표는 "좌파연합세력은 준연동형 비례제에 캡(cap)을 씌워 내년 총선만 적용한다고 한다"며 "선거법을 한 번만 쓰고 버리겠다는 것인데, 그 자체가 스스로 정당성이 없고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4+1 협의체에서 논의 중인 석패율제에 대해선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예전엔 석패율을 개악이라고 했었다"며 "이젠 본인이 밀려날 것 같으니 만들자고 말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지난 16일부터 시작한 선거법‧공수처법 저지 규탄대회도 장외에서 나흘째 이어갔다.
지난 16일 1차 집회 때 지지자 및 태극기세력의 국회 진입 후 소란이 벌어지자, 2차 집회인 17일부터는 본청 계단과 국회의사당역 2번 출구 앞에서 두 차례로 나눠 집회를 열고 있다.
이날 집회가 열린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인근에는 한국당 지지자들과 함께 태극기세력으로 추정되는 보수층 지지자들이 사전에 모여 있었다. 이들 중 상당수가 태극기와 성조기를 양손에 들고 있거나, 전우회 등 깃발을 든 채 행사에 참여했다.
한국당은 이날 집회에 국민과 당원을 포함해 약 3만명 이상이 참석했다고 추산했다. 한국당은 오는 20일에도 역시 같은 방식으로 규탄대회를 개최한다. 21일에는 울산시당 주최로 울산에서 별도 집회를 계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