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구지방경찰청 제공)
대구경찰의 기강해이가 도를 넘어섰다.
현직 경찰관들의 잇따른 음주운전 적발과 불법촬영, 뇌물수수 등에 이어 이번엔 살인미수 사건까지 터진 것.
앞서 대구경찰은 현직 경찰관들의 음주운전 적발이 되풀이되자 도마에 올랐다.
음주운전 처벌과 단속을 강화한 일명 '윤창호법' 시행 이후 올해 언론 보도로 확인된 대구경찰청 소속 경찰들의 음주운전 적발 사례는 모두 3건이다.
지난 7월 대구 동부경찰서 A 경위와 대구 중부경찰서 소속 B 경위가 각각 혈중알코올농도 0.07%와 0.048%의 음주 상태로 차량을 몰다 경찰의 음주 단속에 적발됐다.
이어 10월에도 대구 달성경찰서 소속 C 경사가 혈중알코올농도 0.042% 상태로 음주운전을 하다 가드레일을 받는 사고를 냈다.
지난 6월에는 모텔에 함께 투숙한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대구 서부경찰서 소속 D 경위가 입건됐다.
앞서 5월 대구 강북경찰서 지구대 소속 E 경위가 주차 시비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장에서 사건 관계자에게 1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수사 정보를 흘리는 등의 불법 행위로 재판에 넘겨져 옥살이를 하는 경찰들도 있다.
대구 강북경찰서 소속 F 경위는 범인에게 수사 정보를 알려 도피를 돕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살이 중이다.
F 경위는 검찰에서 지명수배 중인 피의자에게서 도피 차량의 수배 여부를 확인해주고 조직폭력배의 수사 정보를 누설하고 대구 오피스텔 2곳에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7월 징역 1년에 벌금 4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내연녀를 불법감금하고 폭행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경찰도 있다.
특수상해·유사강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대구지방경찰청 소속 G 경정은 지난 9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G 경정은 지난해 8월 내연 여성과 대구 시내 한 모텔에 투숙한 뒤 30시간 넘게 여성을 감금하고 유사 성폭행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9월 징역 1년에 벌금 400만 원, 추징금 151만 원을 선고받았다.
(사진=자료사진)
이런 가운데 애인과 함께 있는 남성을 보고 격분한 경찰관이 흉기로 남성을 찌르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대구 동부경찰서 소속 H 경위는 19일 경북 칠곡군 북삼읍 애인의 집을 찾았다가 애인이 남성과 함께 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흉기로 남성을 찌르고 도주했다.
가슴 부위가 찔린 남성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H 경위를 붙잡아 자세한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처럼 경찰의 본분과 책임을 망각한 갖가지 범죄 행태가 잇따르자 대구경찰의 기강해이가 도를 지나쳤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7월 제30대 신임 대구지방경찰청장으로 취임한 송민헌 대구지방경찰청장은 취임 당시 "경찰 모두가 청렴하고 공정한 자세를 가져달라"고 강조했지만 일부 경찰들의 범죄 행위가 잇따르면서 경찰에 대한 지역사회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송민헌 대구지방경찰청장은 이번 살인미수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와 시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입장을 내놨다.
송 청장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이번 사건에 대해 형사처벌과는 별개로 해당 경찰관을 즉시 직위해제하고 엄중한 징계 책임을 묻겠다"며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무겁게 인식하고 시민의 질책을 겸허히 수용해 복무관리를 보다 더 철저히 하고 경찰관의 공직관과 기강을 엄격히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와 가족들에게는 "대구경찰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와 심리치료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