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대출 신청한 고객은 금리 할인대상에서 제외하고, 할인행사가 끝나기 전 서둘러 대출받으라며 조바심을 자극하는 등 카드사의 꼼수 대출영업이 내년부터 개선된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여신전문금융협회 및 신용카드사들과 공동으로 카드사 대출관행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18일 밝혔다. 신용등급간 금리역전 방지, 협회 표준 대출금리 비교공시, 전화마케팅시 금융취약계층 안내 강화 등이 골자다.
카드대출(카드론·현금서비스)이 주로 전화나 문자 등 비대면 영업으로 이뤄짐에 따라 고객 입장에서 금리비교가 쉽지 않은 상태로 필요 이상의 대출을 받거나, 신규대출자와 기존대출자간 비합리적 금리차이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점이 확인된 데 따른 조치다.
지난해 기준 BC카드를 뺀 전업카드사 7곳은 카드론 36조9000억원, 현금서비스 53조4000억원, 개인신용대출 1조1000억원을 각각 신규로 취급했다. 대출관련 마케팅비용은 1010억원이었다.
우선 신용등급간 금리역전 방지 운영기준 각 카드사별로 내년 4월까지 마련된다. 이는 신용도와 무관하게 대출가능성이 높은 할인마케팅 대상을 선정하는 영업관행을 개선하는 조치다. 대출가능성이 높은 저신용도 고객이 할인된 금리를 적용받고, 할인마케팅 대상이 아닌 채 스스로 카드사에 대출을 신청하는 고신용도 고객은 비할인 금리를 적용받는 금리역전이 발생한 데 따른다.
금융위는 "특히 신규 대출 고객에게는 대폭 낮은 금리를 제시하면서 기존 고객은 할인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같은 신용등급 고객 사이에도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금리 차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카드대출금리 비교공시도 내년 5월부터 여신전문협회 차원에서 강화된다. 카드론의 경우 대부분 할인마케팅(지난해 63.6% 비중)으로 대출 영업이 이뤄지는데, 이에 따라 평소 카드대금명세서 등에서 안내되는 비할인 금리와 실제 대출금리 간 괴리가 발생한다.
여신전문협회가 홈페이지에 대출상품의 평균 대출금리를 주기적으로 공시하고 있으나, 할인이 반영된 금리만 공시해 카드사간 비할인 금리 비교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이에 따라 협회 표준 공시등급별 비할인·할인·최종금리를 각각 비교 공시하도록 해 업계의 금리경쟁을 유도하는 한편, 고객의 합리적 대출상품 선택을 돕도록 개선이 추진된다. 각 카드사도 내년 4월부터는 구체적 금리 산정내역서를 제공해 대출 고객의 알 권리 강화하게 된다.
전화마케팅 관련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대책도 각 카드사가 내년 4월부터 시행해야 한다. 할인 전후 대출금리, 총 원금과 이자부담액, 만기 연장시 금리상승 가능성 등이 필수적으로 안내된다. 고령자 등 금융취약자들에 대해서도 각 카드사에서 자체적으로 보호강화 방안을 마련한다.
이는 전화마케팅시 과장·왜곡된 대출상품 설명으로 고객의 착오를 유발한 영업관행에 따른 개선책이다. 20%에서 15%로 금리가 할인된 경우 '5%p 할인'이 아닌 '25% 할인'으로 안내하는 등 할인폭보다 할인율만 강조하거나, '2~3일간 한정 할인행사' 등의 절판마케팅 방식 권유가 빈발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카드사 전산개발 등 실무준비를 거쳐 내년 4월부터 각 개선과제를 단계적으로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는 "카드사의 대출영업 관행이 마케팅 경쟁 위주에서 벗어나 투명하고 효율적인 금리경쟁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