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정부터 정유미까지, '올해의 여성영화인' 말말말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현장] 2019 여성영화인축제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시상식

16일 저녁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2019 여성영화인축제'가 열렸다. 사진은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수상자들 모습 (사진=(사)여성영화인모임 제공) 확대이미지

 

16일 오후, 서울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2019 여성영화인축제가 열렸다. (사)여성영화인모임이 주최하는 이 행사는 2000년 시작해 햇수로 20년차를 맞았다. 수상자들은 여성영화인의 응원과 지지, 연대가 큰 힘이 되었다고 입을 모았고, 창작 활동에 힘을 보태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배우 문소리가 사회를 본 올해의 여성영화인 시상식은 본행사에 앞서 감사패 전달식이 진행됐다.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자문위원회에 법률전문가로 활동 중인 원민경 변호사와 신고운 변호사가 감사패를 받았다. 원 변호사는 "앞으로 더 든든한 든든의 변호사단이 되겠다"라고, 신 변호사는 "앞으로 영화산업 내에서 여성분들이 더 임파워링할 수 있는 환경이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후 첫 번째 수상자는 문소리였다. 심재명 든든 공동대표는 "올해 20회를 맞이하며 이사들이 회의를 통해 올해는 특별상을 드리면 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또 이분을 선정하는 데도 이견이 없었다"라며 "그녀의 용감한,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 두려움 없이 선택한 영화들이 한국영화를 빛냈다. 뛰어난, 훌륭한 배우이자 영화계 내에서 목소리 내야 할 때 두려움 없이 나서주시고 좋은 생각과 의견을 함께해주셔서 힘이 되어주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문소리를 소개했다.

문소리는 "이 상을 앞으로 어떻게 갚아드려야 하나 걱정이 앞선다"라며 "앞으로는 이 자리에 여러 성(性)의 영화인들이 다 같이 함께해서 큰 축제가 되기를 바란다. 오늘 이렇게 특별한 상 주셔서 감사하다. 열심히 하겠다"라고 전했다.

1967년 영화 '청춘극장'으로 데뷔해 2010년 '시'에 출연한 배우 윤정희가 공로상을 받았다. 현재 알츠하이머로 요양 중인 본인을 대신해 남편 백건우 피아니스트가 수상소감을 보냈고, 안규찬 영화평론가가 대독했다. 백건우 씨는 "한국의 여성영화인들이 주는 상이라 더욱 값진 상"이라며 "후배들이 선배에게 주는 상, 얼마나 아름답나. 감사하다. 저희 부부는 항상 여성영화인들을 응원하고 한국영화를 응원한다"라고 말했다.

홍보마케팅상은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를 홍보한 딜라이트가 받았다. 장보경 딜라이트 대표는 "제가 99년 3월에 일을 시작해 올해 3월에 만으로 20년이 됐다. 240개월이라고 자축하면서 이건 내가 잘한 게 아니고 옆에서 같이 일해줬던 후배들 덕분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기술상은 '메기'의 김희진 미술감독이 받았다. 김 미술감독은 "'메기'를 하면서 상업영화에서 해 보지 못했던 걸 자유롭게 시도했다. 재미있게 작업해서 흥행이나 이런 것보다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인데 상까지 받게 돼서 너무 기쁘다"라며 이옥섭 감독, 배우 구교환, 이주영, 문소리에게 감사를 표했다.

다큐멘터리상은 '이타미 준의 바다' 정다운 감독이 받았다. 정 감독은 "다큐멘터리라는 장르가 사실 상 받을 데가 그렇게 많지 않더라. 제 작품이 많이 뛰어나지 않아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진짜 진심으로 정말정말 감사드린다. 그리고 여성영화인 분들이 주시는 상이라 더더욱 감사드리고 영광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특별상 문소리, 기술상 김희진 미술감독, 다큐멘터리상 정다운 감독, 각본상 이종언 감독, 홍보마케팅상 딜라이트 장보경 대표 (사진=(사)여성영화인모임 제공) 확대이미지

 

정 감독은 "저희 할머니께서는 네 마음의 소리를 듣고 마음이 가는 길을 가라고 말씀하셨다. 정말 멋진 할머니셨다. 저희 부모님은 한국에서 여성으로 살면서 영화 하는 것에 대해 포기하지 말라고 가르쳐주셨다"라며 "남편이 저희 영화 제작자다. 저희 남편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고 가족과 스태프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각본상은 영화 '생일'로 장편영화 연출자로 데뷔한 이종언 감독이 받았다. 이 감독은 "사실 각본에 관심이 많고 욕심이 많아서 이 상이 특별히 의미 있고 감사한 것 같다. '생일'이라는 영화는 만들 때부터 목적이 분명했다. 감히 그 아픔을 공감한다는 것, 감히 위로한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던 것 같다"라며 세월호 유가족들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고 전했다. 또, 여성영화인모임에게 꼭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신인연기상은 '엑시트'로 장편 상업영화 주연에 데뷔한 임윤아(소녀시대 윤아)가 받았다. 임윤아는 "3년 전에 사회자로 첫 인연이 있었는데, 이렇게 의미 있게 20주년인 해에 수상자로 신인상을 받으러 오게 돼 너무나도 뜻깊고 감사하다"라며 "시작할 때마다 너무 어렵고 부담될 때도 많이 있는데, 그때마다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집중하면서 한 단계 한 단계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이 자리에 계신 분들처럼 저도 더욱더 멋지게 성장해 보겠다"라는 소감을 말했다.

연기상은 '82년생 김지영'에서 타이틀롤 김지영 역을 맡은 배우 정유미가 받았다. 정유미는 해외 일정 때문에 영상으로 소감을 대신했다. 정유미는 "'82년생 김지영'을 많이 응원해주시고 관람해 주신 관객분들께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좋은 영화에서 좋은 연기를 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대리 수상한 모일영 PD는 "누군가의 딸이자 그리고 아내이자 친구이자 엄마인 이 시대의 모든 김지영을 응원하겠다"라고 말했다.

감독상은 '벌새'로 전 세계 44관왕이라는 기록을 쓴 김보라 감독이 받았다. 김 감독은 시상자 임순례 감독이 연출한 '와이키키 브라더스'로부터 영감을 많이 받았다면서 '언젠가 여성 감독들이 정말 많아져서 국내외를 활발히 다니는 모습을 꿈꾼다'고 한 故 박남옥 감독의 말을 언급했다. 이어, "작년 부산영화제부터 여성 감독님 영화 많이 상영되고, 저도 혼자 개봉하는 게 아니라 다른 동료 여성 감독님들과 개봉할 수 있어서 되게 풍요로운 해였던 것 같다. 많은 선배 여성영화인들이 자리 만들어주시고 응원해주신 것 같아서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제작자상은 내년 미국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트로피를 노리는 영화 '기생충'을 제작한 곽신애 ㈜바른손 E&A 대표가 받았다. 곽 대표는 "여성영화인모임이 준비되던 1999년에 제가 '해피엔드'라는 작품으로 (엔딩) 크레디트에 이름을 처음 올렸다. 저는 곧 태어날 아기가 있었고 스무 살이 됐다. 이 상을 제가 받아도 되나 생각해 봤을 때 그 세월 동안 잘 버텼다, 아직까지 현역이다, 그 뜻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대상 격인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은 올해 '사바하', '엑시트', '시동'을 내놓은 제작사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가 받았다. 강 대표는 "제가 받는 것보다 윤아 씨가 신인여우상 받을 때 너무 기뻤다. 이상근 감독님과 더불어서 신인 감독과 새로운 얼굴, 누구에게나 가장 사랑받을 수 있고 가장 건강한 한국의 여인상을 재정립해 준 우리 임윤아 배우에게 다시 한번 박수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신인연기상 임윤아, 감독상 김보라 감독,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외유내강 강혜정 대표, 제작자상 ㈜바른손E&A 곽신애 대표 (사진=(사)여성영화인모임 제공) 확대이미지

 

강 대표는 "눈물을 참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무 생각이 안 난다. 남편(류승완 감독)이 모로코에서 촬영 중이라 언감생심 와 달라고 말도 못 했지만 '우리 마누라 정말 자랑스럽다'라고 말해줬다. 제 인생의 혹독한 스승이자, 파트너, 제 영화의 감독이 되어준 류승완 감독에게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후배들이 있어서 정말 제가 생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저희가 여성 신인 감독을 데뷔시키진 못했다. '시동'에서는 제작부 출신으로 해서 여성 프로듀서가 입봉했다. 저희 회사는 여성 스태프를 우대하려고 한다"라며 "저희 세 아이 키워주시느라고 본인의 청춘을 다 바치신 저희 어머니에게 이 상을 바치겠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다음은 2019 여성영화인축제 '올해의 여성영화인' 시상식 수상자 명단.

▲공로상 : 윤정희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 '엑시트', '사바하' 강혜정
▲제작자상 : '기생충' 곽신애
▲감독상 : '벌새' 김보라
▲각본상 : '생일' 이종언
▲연기상 : '82년생 김지영' 정유미
▲신인연기상 : '엑시트' 임윤아
▲다큐멘터리상 : '이타미 준의 바다' 정다운
▲기술상 : '메기' 김희진
▲홍보마케팅상 : '나의 특별한 형제' 딜라이트
▲특별상=문소리

왼쪽부터 공로상을 받은 윤정희와 연기상을 받은 정유미 (사진=노컷뉴스 자료사진) 확대이미지

 

0

0

오늘의 기자

    많이본 뉴스

      실시간 댓글

        상단으로 이동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다음 카카오채널 유튜브

        다양한 채널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제보 APP설치 PC버전

        회사소개 사업자정보 개인정보 처리방침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