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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경력자' 콜린 벨 감독의 특별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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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축구대표팀 부임 전 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분명한 성과
여자 선수들 대상으로 감성적인 접근으로 동기부여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의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인 콜린 벨 감독은 경기 중에는 무서운 '호랑이 선생님'으로 변신하지만 그 외에는 마음씨 따뜻한 동네 아저씨처럼 선수들과 지내며 확실한 동기부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사진=대한축구협회)

 

“경기 도중 지친 선수가 있다면 내게 오세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감독으로 선임된 영국 출신 콜린 벨 감독.

영국에서 태어났지만 독일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고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분명한 성과를 냈다. 독일 뿐 아니라 노르웨이와 아일랜드, 잉글랜드 등 다양한 나라에서 지도자로 활약했다.

이런 경험을 높이 산 대한축구협회는 마치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축구대표팀을 맡아 월드컵 4강 신화를 썼던 네덜란드 출신 거스 히딩크 감독처럼 콜린 벨 감독이 한국 여자축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벨 감독은 한국에 들어와 빠르게 ‘한국화’에 나섰다. 무엇보다 1년 뒤에는 통역 없이도 선수들과 소통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하루하루 한국어 실력 키우기에 나섰다. 덕분에 부임 2개월 만에 첫 국제대회인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 출전한 벨 감독은 취재진과 만날 때마다 간단하게 한 문장 정도는 한국어를 구사하고 있다.

선수들과 친해지려는 벨 감독의 노력은 단순히 한국어 구사 노력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여자 축구대표 선수와 더욱 친해지기 위해 감성적인 부분에서의 노력도 함께 하고 있다.

벨 감독은 2019 EAFF E-1 챔피언십에 출전한 선수 23명에게 고른 기회를 줬다. 중국을 상대한 1차전과 대만을 상대한 2차전의 선수 구성이 사실상 완전히 달랐다는 점은 주전과 비주전으로 나뉠 수 있는 대표팀을 하나로 묶는 승부수였다.

일본전을 앞둔 16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만난 대표팀 수비수 심서연(인천 현대제철)은 “11명을 교체해 경기하는 건 처음”이라며 “모두에게 평등하게 기회를 줘서 놀랐다. 주전과 백업 구분 없이 공평하게 기회를 받는 것 같아서 선수들이 동기유발도 더 되고 있다. 그래서 감독님이 오시고 첫 대회지만 더 특별하게 와 닿는다”고 말했다.

심서연은 중국전을 무승부로 마친 뒤 벨 감독이 선수들에게 대만전을 앞두고 ‘일본이 대만에 9골을 넣고 승리했지만 우리는 1골만 넣어도 이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포기하지 마’라는 말과 함께 자신감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컨디션이 떨어지지 않게 동기부여되는 훈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벨 감독은 일본전을 앞두고 마지막 훈련을 소화하기 전 고된 일정을 소화하느라 지친 선수들을 불러모아 놓고는 “내일 경기 중에 지친 선수가 있다면 나를 찾아오라. 내가 힘을 넣어주겠다”며 응원했다. 대만전을 치르고 하루 훈련 후 다시 일본을 상대해야 하는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환한 미소와 함께 훈련을 시작할 수 있었던 벨 감독의 작은 재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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