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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저승사자' 논란 조형물…결국 창고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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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운 우리가락'작품명 무색…'무섭다' 민원 이어져
전국 지자체 절반가량 조형물 관리규정 없어

'저승사자'로 불리는 정부세종2청사 소방청 옆 조형물 '흥겨운 우리가락' (사진=연합뉴스)

 

"작품 설명을 들으면 이해는 되지만,낮에 봐도 작가의 의도를 읽을 수 없고 밤에 보면 섬뜩하죠"

세종시민과 공무원들 사이에서 '저승사자'로 불리던 소방청 인근 조형물이 쫓기다 못해
창고신세로 전락했다.

16일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세종시 나성동 정부세종2청사(17동) 남서 측 대로변에 있던 조형물은 지난 7일에 철거됐다.

애초 국세청 앞에 세워졌던 '흥겨운 우리가락'이라는 작품명을 가진 이 금속 조형물은 지난 2015년 국세청 앞에서 만들어졌지만 "무섭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아 소방청 쪽으로 쫓겨왔다.

청사관리본부가 당시 공모를 통해 총 11억여원을 들여 설치한 조형물 6개 중 하나다.

이 작품은 한복 차림에 갓을 쓴 남성이 '한량무' 춤사위를 펼치듯 양팔을 벌려 날아오르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작품 설명에도 "동작이 우아하고 품위를 강조하는 것이 특징인 한국무용의 한 장면을 연출한 것으로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했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주변 배경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데다 어둡거나 날씨가 궂을 때는 조명과 차가운 금속재질이 어우러져 더욱 섬뜩해 보인다는 민원이 계속 이어졌다.

흉물 취급을 받던 이 작품은 설치된 지 몇 달 만에 옆동으로 옮겨졌지만 2016년 소방청이 이 건물에 입주하고 올해 초 행정안전부가까지 이전해오면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재난안전 총괄 부처인 행안부와 화재 등 육상재난 대응을 책임지는 기관인 소방청이 함께 들어선 건물 바로 옆에 저승사자가 버티고 선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청사관리본부는 결국 지난 8월 조형물을 이전하기로 결정했지만 이전 장소를 구하지 못해 임시보관을 했다가 박물관이나 미술 전시관 등 적절한 장소를 찾을 예정이다.

한편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올 6월 현재 전국에 건립된 공공조형물은 6287점,추정금액은 1조 1254억원 규모이다.

해마다 조형물 설치가 늘고 있는 추세지만 관련 규정 없이 무분별한 조형물 건립이 계속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전북 고창군이 람사르고창갯벌센터에 5억여원을 들여 만든 '주꾸미 미끄럼틀'과 전북 전주시 웨딩의거리에 설치된 몸값 1억 원짜리 '곰 조형물'을 놓고도 관련성이 없다거나 조잡하다는 여론 등으로 논란이 적지 않다,

현재 전국 243개 지자체 가운데 절반을 조금 넘는 137개 지자체만이 '공공조형물 조례'를 제정했을 뿐 일부 지자체는 조형물을 심사·관리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주민의견 수렴 등 관련절차를 생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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