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국무총리 후보자로 유력했던 김진표 의원이 청와대에 고사(固辭) 의견을 전달하면서 총리 인선이 지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이낙연 현 총리 후임으로 적극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진표 의원 측근은 11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의원이 지난 주말 청와대에 총리 자리를 고사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며 "인사권자의 최종 판단만 남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이끌려면 지지층을 결집하고 '원팀'으로 나아가는 게 중요한데, 불필요한 논란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게 김 의원의 뜻"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역시 김 의원이 지난 주말 자신의 총리 지명에 대한 일부 시민 사회단체의 반대 여론에 대해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드리겠다"는 취지의 뜻을 전달해왔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현재 김 의원이 총리 후보자로 유력하게 떠오르면서 일부 진보 단체들은 반발하는 상황이다.
참여연대는 지난 2일 논평을 통해 김 의원을 "반개혁적이고 기업중시형 경제 전문가"라고 혹평했고, 민주노총도 "정책기조와는 정반대 퇴행"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의 성패를 좌우할 내년 총선이 차츰차츰 다가오는 상황에서 지지층의 반발을 의식해 김 의원이 스스로 고사 의견을 전달했다는 얘기다.
물론 김 의원의 총리 가능성이 완전히 물 건너 간 것은 아니다. 최종적으로는 문재인 대통령의 판단이 남았다.
하지만 지지층의 반발과 김 의원이 스스로 고사의 뜻을 전한 상황에서 임명을 강행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 의원의 총리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청와대는 일단 새 인물 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결정 이전에 '플랜B'를 마련해야 하기때문이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 (사진=자료사진)
당장 떠오르는 인물은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다. 정 전 의장은 6선에 국회의장까지 지내면서 안정적인 정치력을 상당 부분 인정 받은 인물이다.
또 참여정부 시절에는 산업자원부 장관을 하면서 행정 경험도 쌓았다.
안정감과 전문성을 고루 갖췄다는 게 청와대와 당 안팎의 평가다.
여권 관계자는 "정 전 의장으로 다시 분위기가 모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다만, 아직 청와대에서 확정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은 청와대의 총리직 제안을 받고 심각한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의장 주변 핵심 참모들은 총리직을 수락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 인선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현재 '최장수 총리'를 하고 있는 이낙연 총리의 총선 역할론 때문이다.
민주당은 총선에서 인지도가 높은 이 총리를 '간판'으로 내세우는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이 총리 역시 대권주자의 발판을 닦고 당 내 세력을 확보하기 위해 당으로 돌아오고 싶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정 의원이 총리로 차출된다면, 이 총리가 정 의원의 지역구인 종로구에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에서 이 총리가 야당의 중량감 있는 후보를 누르고 당선될 경우, 대권가도에 불이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총리 인선은 패스트트랙 정국이 정리될 때쯤 발표가 될 것 같다"며 "총리는 국회의 비준이 필요한 만큼 여야 모두에 공감대를 얻는 인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