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시브 공연 '위대한 개츠비' 연습 현장 (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1920년대 미국의 부자 '제이 개츠비(Jay Gatsby)'가 대저택 문을 열고 관객들을 자신의 파티에 초대한다.
오는 21일 중구 을지로 그레뱅뮤지엄 2층(개츠비 맨션)에서 열리는 공연 '위대한 개츠비'는 F. 스콧 피츠 제럴드의 동명 고전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작품은 여타 공연과는 확연히 다르다. 관객이 객석에 앉아 무대 위 배우의 연기를 관람하는 일반적 공연이 아니라 관객이 직접 배우들과 섞여 작품을 보다 직관적으로 관람할 수 있는 이머시브(Immersive·관객 참여형) 공연이다.
관객이 있는 곳은 그 자체가 무대가 되며, 배우들의 안내를 받아 때로는 손님으로, 때로는 저택의 인부로 극 중 역할을 부여 받는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자신만의 관극 코스를 만들어 각 캐릭터의 관점에 따라 흐르는 서사를 체험할 수 있다.
에이미 번즈 워커 협력연출 (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9일 오후 중구 을지로 그레뱅뮤지엄 4층에서 열린 '위대한 개츠비' 기자간담회에서 에이미 번즈 워커 협력연출은 "관객으로서 공연을 본다기 보다는 파티에 초대된 손님이기 때문에 파티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에 관객들이 참여한다"면서 "춤이나 무대 셋업을 도와주기도 하지만 캐릭터가 응답이 필요하거나 자신감이 들지 않을때도 관객을 활용한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열린 연습실 공개 현장에서 배우들은 취재진을 향해 손을 뻗고 춤을 권유하거나 질문을 던졌다. 또 무대 세팅을 도와달라고 부탁하고 질문을 던지는 등 유연하게 개츠비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에이미 연출은 "관객들이 오픈마인드로 캐릭터의 초대를 받아들이고 "네"라고 대답해주고 적극 공연에 참여하면 더 재밌는 경험이 될 것"이라며 "꼭 대답을 한다고 무대에 올라가는 건 아니고 대답을 하고 배우들 믿고 자리에 있는 것도 참여 방식이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관객들의 참여도가 필수인 만큼 관객들의 반응을 이끌어 내거나 호응이 없을때를 대비한 배우들의 유연한 대처는 중요하다. 에이미 연출은 이 같은 것을 고려해 배우들의 캐스팅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에이미 연출은 "캐릭터 구현 외에도 시나리오나 상황에 대해서 관객 질문에 캐릭터가 맞는 대답을 해야 하고, 연기를 함과 동시에 관객들 대리고 이동을 해야하기 때문에 융통성 있고 유연한 배우를 찾는 것이 중요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객들의 반응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이머시브 테크닉을 배우는 워크샵을 진행했고, 오픈 전 리허설에서 관객을 미리 만나는 과정을 통해 뭐가 맞는지 배우려고 한다"며 "관객들을 만나고 나서야 공연이 견고해지고 배우들이 더 자신감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배우들에게 관객들이 뭐라 하던 그건 맞는 대답이라고 가르쳤다. 관객들이 어떤 답을 주던 간에 배우들은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면서 "처음에는 호응에 거절하는 관객들도 나중에는 받아들여 줄 수 있기 때문에 배우들에게 관객을 잘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공연 '위대한 개츠비' 연습 현장 (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날 '위대한 개츠비'의 공연장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제작진의 설명에 따르면 작품은 연회장 같은 넓은 공간과 각각의 방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관객들은 배우들의 안내에 따라 각각의 방에 들어가기도 하고 다시 연회장으로 모이기도 한다.
이 모든 움직임은 동시성을 갖고 이야기가 진행되며 관객들은 자신이 쫓은 배우의 이야기를 통해 공연을 직관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에이미 연출은 "우리 공연은 찾아가는 공연으로 관객들이 오픈 마인드로 '네' 라는 대답 주실 준비만 하면 캐릭터가 나머지를 도와드릴 것"이라면서 "'네'라는 대답을 하면 할 수록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친구랑 흩어져도 걱정 안해도 된다. 서로 다른 공연 관람한 뒤 각자의 공연 경험을 얘기하는 것이 더욱 재미있을 것"이라면서 "한 장소에 일어난 이야기도 흥미롭게 따라 갈 수 있으니 배우들이 맡은 캐릭터와 친구가 되어 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