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이 한국도로공사의 직접 고용과 이 원내대표와의 면담을 촉구하는 농성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제공)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이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던 중 현직 구의원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충돌했다. 경찰까지 출동해 상황 진화에 나선 가운데, 당사자인 구의원은 "농성 중인 수납원들에게 노숙자 냄새가 나 역겨웠다"고 말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톨게이트 여성 수납원 2명과 민주당 소속의 마포구 의원 장모씨가 충돌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충돌이 벌어진 것은 이날 오전 9시50분쯤이다. 노 의원 사무실을 찾은 장씨가 농성 중이던 수납원들에게 "여기가 안방이냐", "이러는 게 옳은 행위냐" 등 말을 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수납원 서모씨는 "갑자기 장씨가 삿대질을 하면서 시비를 걸었다"며 "그런 장면을 휴대전화로 영상을 찍자, 장씨가 휴대전화를 뺏어 집어던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후 수납원들이 경찰에 112신고를 하자, 충돌은 격해졌다. 의원실을 나가려는 장씨와, 이를 막으려는 수납원 사이 몸싸움이 벌어졌다.
하지만 장씨는 CBS와의 통화에서 되레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장씨는 "노조원들을 폭행하지 않았다"며 "30분간 구금을 당했고, 경찰이 출동해 겨우 풀려났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 사무실에서 농성하는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사진=연합뉴스 제공)
그는 "당일 아침 의자에 앉아 수납원 여러 명이 침낭 안에 들어가 있는 모습을 보는데 한심했다"며 "노숙자 냄새도 퍽 역겨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첫날에는 안쓰러워 수납원들에게 음료도 사주고 했지만, 지금은 (이들 때문에) 사무실이 마비돼 회의도 커피숍에서 해야할 지경이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사건을 접수하고, 자세한 전후 사정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어제(8일) 몸싸움으로 112신고가 접수된 것은 맞다"며 "향후 사건 관계자들을 불러 폭행 여부에 대해 조사할 예정"라고 밝혔다. 수납원들은 사고 이후 출동한 경찰에게 진술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정의당 마포구 지역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톨게이트 노동자 사태에 대한 책임이 있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의원이 톨게이트 노동자들에게 또다시 폭력을 행사한 것은 병 주고 또 병 주는 격"라고 규탄했다.
앞서 민주노총 톨게이트 노조원들은 한국도로공사의 직접 고용 등을 촉구하며 지난달 5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 사무소에서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지난달 29일부터는 여당이 직접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며 노웅래 의원 등 총 17명의 민주당 의원들 지역구 사무실로 농성 장소를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