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첫 출근을 하면서 본격적인 청문회 준비에 돌입한다.
추 후보자는 9일 오전 서울 양천구 소재 서울남부준법지원센터 6층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한다. 추 후보자는 이 자리에서 취재진에게 소감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 준비단은 이날부터 추 후보자와 함께 본격적인 청문회 준비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준비단은 지난 5일 후보자 지명 때부터 청문 절차에 필요한 서류작업 등 지원작업에 들어갔다. 준비단은 곧 국회에 제출할 인사청문요청안을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준비단은 이용구 법무부 법무실장을 단장으로, 이종근 검찰개혁 추진지원단 부단장으로 꾸려졌다. 여기에 심재철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 김창진 형사기획과장, 천정훈 기획재정담당관 등 약 10여명으로 구성됐다.
추 후보자가 문재인정부 숙원사업인 검찰개혁과 관련해 이날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지난 10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후임자에게 검찰개혁의 '바통'을 넘긴다며 사퇴한지 약 두달만이다. 당시 조 전 장관은 사퇴사에서 "저보다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후임자에게 마무리를 부탁드린다"라고 밝힌 바 있다.
추 후보자도 법무부장관 지명 당시 검찰개혁을 언급하며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은 이제 시대적 요구"라며 "소명의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검찰개혁이 '검찰 권력의 견제'를 골자로 하는만큼, 검찰 내 대표적인 '강골', '검찰주의자'로 꼽히는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어느정도 마찰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추 후보자는 지난 5일 '윤 총장과의 호흡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그런 개인적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며 개혁의 정당성을 보다 강조하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도 지난 6일 CBS에 출연해 "(추 후보자는) 조 전 장관보다 더 센 분"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추 후보자가 취임한다면, 당장 법무부는 연내에 검찰의 직접수사 부서를 추가로 폐지하고 주요 사건을 법무부장관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관련 규정을 손보게 된다. 본격적인 '검찰 힘빼기'에 나설 수 있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윤 총장은 "국가의 부패대응 역량 약화가 우려된다"며 각 부서에 법리 검토 등 대응 방안을 지시한 바 있다. 추 후보자와 윤 총장이 대립한다면 당장 검찰 부서 폐지 문제가 쟁점이 될 수 있다.
장관이 쓸 수 있는 검찰 인사권도 추 후보자가 추후 윤 총장을 견제할 수 있는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
현재 대전·대구·광주고검장 등 고검장급 세 자리와, 부산·수원고검 차장검사,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검사장급 세 자리가 공석인 상태다.
한편 검찰은 추 후보자 청문기간 동안 청와대를 겨냥한 주요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인사청문회법상 국회는 청와대가 청문요청안을 낸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 청문보고서가 송부되지 않으면 대통령이 10일 이내 기간을 정해 청문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할 수 있다. 어림잡아 계산하면 추 장관 취임까지 검찰에게는 대략 한달의 시간이 주어진 상황이다.
서울중앙지검에는 조 전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웅동학원·입시비리 등 수사와 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리 과관련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동부지검에는 청와대 민정실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마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중이다.
실제로 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이른바 '김기현 첩보'를 제보한 인물로 지목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과 제보를 편집한 전직 청와대 행정관을 잇따라 소환해 조사했다. 송 부시장 사무실과 자택 등에 대해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동부지검 형사6부(이정섭 부장검사)는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지난 4일 청와대를 전격 압수수색한 데 이어 이튿날 유 전 부시장의 구속기간을 연장해 수사를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