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 유기준 의원, 강석호 의원, 윤상현 의원 (사진=노컷뉴스 자료사진)
오는 9일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 중진의원들이 대거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재선의원 사이에서도 출마 움직임이 보이는 등 경선판이 흔들리고 있다.
6일 현재까지 심재철(5선)‧유기준(4선)‧강석호‧윤상현(3선) 의원의 출마 선언에 이어 조경태‧주호영(4선) 의원도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초재선의원들 사이에선 재선 원내대표라는 파격적인 카드가 호응을 얻으면서 이날 김선동, 홍철호 의원의 출마설이 도는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나오고 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세대교체론과 함께 내부 혁신요구가 겹쳐 기존 원내대표 선거의 관행이 깨지는 분위기다. 원내대표‧정책위의장 후보군 조합에 선수 파괴와 계파가 뒤섞이며 다자구도 형성에 무게가 실린다.
막판 후보들 간 단일화, 러닝메이트 후보를 구하지 못한 후보들의 등록 포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현재 추세론 4자 내지 5자 구도까지도 예상된다. 다자구도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 후보가 나올 확률이 낮기 때문에 상위 득표자 2명이 결선 투표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들 중 러닝메이트를 확정한 후보는 둘이다. 지난 4일 강 의원이 정책위의장 후보로 이장우 의원(재선)을 확정했고, 이날 심 의원이 김재원 의원(3선)과 한 팀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비박계‧영남권 강 의원이 친박계‧충청권 이 의원과 결합했고, 중립 또는 범(凡)친박계‧수도권 심 의원이 친박계‧영남권 김 의원과 함께 하며 표심 확장을 도모하는 모양새다. 후보들이 선거 승리를 위한 최선의 조합을 구상하면서 고질적인 친박‧비박 구도가 깨지는 흐름이다.
통상 4선 의원 이상 중진의원들의 선거판으로 불렸던 원내대표 경선에 재선의원 등판설이 나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당내 초재선의원들 사이에서 물갈이 대상인 중진의원 대신 재선의원을 원내 사령탑으로 뽑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김선동, 홍철호 의원 출마설이 돌았다. 최근 사무총장에 초선 박완수 의원이 임명된 마당에 재선의원이 원내대표를 맡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날 오전 출마설이 돌았던 홍 의원은 김 의원의 경선 도전을 촉구하며 출마 의사를 잠시 접은 상태로 알려졌다. 수도권 재선인 김 의원은 실제로 초재선의원들의 요청이 이어지자 후보등록 마감인 오는 7일 오후 5시까지 결단을 내리겠다는 방침이다.
김 의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초재선의원들 사이에서 출마를 바라는 요구가 많아서 아직 고민 중”이라며 “검토 후 내일 중으론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한 초선의원은 통화에서 “원내대표는 당의 얼굴이나 마찬가진데, 지금 나온 분들로 국민들에게 당이 변하고 있다고 어떻게 어필할 수 있겠냐”며 “재선 원내대표라는 파격적인 카드로 판을 흔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불신임’ 사태를 계기로 황교안 대표와 관련해 이른바 친황(친황교안), 비황(비황교안) 논란이 일면서 당내 여론도 변수다.
공천권을 쥔 황 대표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유리하다는 분석과 불신임 사태를 겪으며 황 대표에 대한 견제 심리가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당규 해석을 두고 벌어진 논란 속에서 황 대표를 포함한 최고위가 일방적으로 불신임 결정을 내린 게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원내대표 경선이 오는 9일 오전에 실시되는 점을 감안하면, 주말을 거치면서 당내 표심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범(凡)친박계 초재선의원 20여 명이 활동 중인 '통합과 전진'은 주말 동안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해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