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범죄가 발생한 여자 화장실. (사진=유선희 기자)
강릉원주대학교의 한 건물 내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 몰래카메라(이하 몰카) 촬영을 시도한 20대 학생이 검찰에 송치된다.
6일 강릉경찰서는 A(22)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이용 촬영) 혐의로 입건해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오는 9일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0월 29일 오후 7시 45분쯤 대학교 내 한 건물 1층 여자 화장실에서 몰카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피해 학생과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 중 한 명이었다.
피해 학생에 따르면 화장실을 이용하던 중 인기척이 느껴졌고, 문 밑에서 휴대폰 카메라를 발견했다. 바로 대학교와 경찰에 신고한 피해 학생은 "피해자가 되고 나서야 우리나라에 '몰카 안전지대'가 없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CBS노컷뉴스 11월 6일. '안심화장실'에서 발생한 피해…"'몰카 안전지대' 없다").
지난달 1일 피해학생이 대자보를 붙여 피해상황을 알렸다. (사진=유선희 기자)
무엇보다 사건이 발생한 화장실은 올해 두 차례나 불법 촬영 카메라 점검이 이뤄진 '안심 화장실'인 탓에 학생들은 더욱 불안에 떨어야 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A씨의 핸드폰을 압수, 디지털 포렌식 수사를 진행했다. A씨는 이후 순순히 자신의 범죄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범죄를 저지른 학생은 대학교 내 징계위원회가 이뤄지기 전 돌연 자퇴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릉원주대에 따르면 A씨는 징계위원회가 열리기 이틀 전인 지난달 13일 자퇴했다. 대학교 측은 A씨가 실질적인 처벌을 앞두고 압박감을 느낀 것으로 보고 있다.
강릉원주대 관계자는 "징계 처리와 관련한 조사를 진행하던 중 해당 학생이 자퇴할 경우 현재로서는 이를 제재할 수단이 없다"며 "이번 기회를 계기로 징계 처리 중에는 자퇴할 수 없도록 학칙을 개정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이후 새롭게 설치된 폐쇄회로(CC)TV. (사진=유선희 기자)
A씨에 대한 징계 처분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대학교 측은 사고 발생 이후 여자 화장실 인근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며 조치에 나섰다. 또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화장실 문 밑 쪽에 '안심 스크린'을 설치해 범죄 예방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편 강릉시와 강릉경찰서 등은 지난 4일부터 오는 7일까지 사흘 동안 시외버스터미널과 기차역, 공중화장실, 대학교 등을 중심으로 불법 카메라 설치 여부에 대한 합동점검을 실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