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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 천하'에 도전하는 우리은행 그리고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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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박지현(사진 가운데, 푸른 유니폼)이 2일 충남 아산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KB스타즈와의 경기에서 박지수를 등지고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적절한 움직임으로 만들어낸 오른쪽 베이스라인에서의 오픈 기회. 이를 막기 위해 박지수가 달려오자 박지현은 슈팅 대신 돌파를 선택해 상대의 허를 찔렀고 골밑에는 아무도 없었다.

왼쪽 45도 3점슛 지역에서 슛 기회를 잡자 상대팀의 외국인선수 쏜튼이 골밑에서 달려나왔다. 박지현은 쏜튼이 가까이 붙을 때까지 침착하게 기다렸다가 공격 코트로 넘어온 김정은에게 공을 건넸다. 김정은은 후배가 만들어준 완벽한 오픈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박지현은 하이포스트에서 상대팀 센터 김소담과 맞섰다. 박지현은 간결한 스텝으로 림을 바라보더니 스텝백 기술로 공간을 확보한 뒤 중거리슛을 던졌다. 공은 깨끗하게 림을 통과했다.

신장 183cm의 장신 가드로 2019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아산 우리은행의 유망주 박지현이 빠르게 프로 무대에 적응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기술, 코트를 읽는 능력을 서서히 드러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박지현이 9득점 10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분발한 우리은행은 2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스타즈와의 공동 1위 맞대결에서 62대56으로 승리, 시즌 전적 7승1패를 기록해 단독 1위가 됐다.

지난 시즌 통합우승을 달성한 KB스타즈는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를 중심으로 올시즌에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평가를 받는다. 6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했던 우리은행 왕조를 끝내고 새롭게 챔피언 자리에 오른 팀이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도전자의 입장으로 이번 시즌을 치르고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최근 몇년 사이 여자프로농구 무대에 등장한 특급 유망주 박지수와 박지현의 경쟁 구도도 이와 비슷한 느낌이다.

박지수는 2017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으로 지난 시즌 팀 우승과 정규리그 및 챔피언결정전 MVP를 석권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현 리그 최고의 선수다.

박지현은 포워드나 센터를 맡아도 괜찮은 신장에 공을 다루는 기술이 탁월해 아마추어 시절부터 특급 유망주로 인정받았다. 2019년 드래프트 당시 우리은행은 4.8%의 낮은 확률을 뚫고 1순위 지명권을 잡았고 박지현을 영입하는 행운을 누렸다.

단기간에 이미 최정상의 자리에 오른 박지수를 향한 박지현의 도전은 양팀의 2라운드 맞대결 키포인트였다. 위성우 감독은 박지현이 아마추어 시절 센터 포지션을 소화했다는 점을 감안해 박지수에 대한 수비를 맡겼다.

박지수는 13리바운드 7어시스트 5블록슛을 올리며 활약했지만 야투 성공률 22.2%에 머물며 5득점에 그쳤다. 박지현의 공이 컸다.

박지현은 경기 후 TV 중계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감독님이 (외국인선수가 뛰지 않는) 2쿼터에 (박)지수 언니를 한번 맡아보라고 해서 경기 전부터 포커스를 맞췄다. 키가 커서 막기 힘들었는데 언니들이 옆에서 도와주셔서 수비가 잘됐다"고 말했다.

박지현에게 이날 경기는 국가대표 휴식기 이후 첫 경기로 10득점 7어시스트 3스틸 2블록슛 활약을 펼쳤던 용인 삼성생명전과 더불어 시즌 최고의 경기로 손꼽힌다.

박지현은 휴식기를 거치면서 한단계 더 발전했다는 평가다. 아직 젊은 선수인만큼 시간은 그의 편이다. 박지현은 "(휴식기 이후) 공격적인 부분에서 자신감있게 하자고 생각했다. 감독님이 저를 많이 믿어주셔서 감독님을 믿고 훈련한 거를 믿고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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