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옥 (사진=KBS 제공)
KBS 수신료를 전기요금 내지 아파트 관리비에서 분리해 징수해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 청원이 20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KBS 양승동 사장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양승동 사장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직원 조회에서 "시청자들이 공영방송의 근간인 수신료 제도에 대해 의문을 갖도록 한 점 뼈아프게 생각한다"며 "사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KBS 수신료 전기요금 분리징수 청원'이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 청원이 지난 7일 청원 동의 20만 명을 넘기며 청와대로부터 답변을 받게 됐다. KBS 수신료와 관련된 청원이 20만 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승동 사장은 이에 대해 최근 잇따라 발생한 세 가지 사건인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인 동양대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를 맡아온 한국투자증권 PB(프라이빗 뱅커) 김경록 차장 인터뷰 논란 △'시사 직격-한일관계, 인식과 이해 2부작 : 2편 한일 특파원의 대화' 논란(10월 25일 방송분) △독도 소방헬기 동영상 논란 등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양 사장은 "곰곰이 생각해보면 2% 부족함 때문이었다. 관행적으로 출입처 중심주의에 매몰됐거나, 높아진 시청자의 감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거나, 또 KBS가 재난방송 주관방송사라는 점을 피부로 인식하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2%의 차이가 대세를 결정짓는 시대다. 그만큼 언론 및 미디어 환경이 크게 변했고, 이러한 환경 변화는 우리에게 깊은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양 사장은 내부 구성원들을 향해 일방적인 공급자 시작, 폐쇄적인 엘리트 의식에 갇혀 있는 건 아닌지, 이용자적 시각에 둔감하지 않은지 내부적으로 끊임없이 자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데스크와 CP, 각 부서장이 각 부서와 조직 내에서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요구했다.
양 사장은 "우리의 2% 부족함을 메울 수 있다면, 시청자들의 관심을 수신료 분리 징수 이슈보다 수신료 현실화 쪽으로 옮겨가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이번 수신료 분리 징수 청원은 KBS를 거듭나게 하는, 쓰지만 몸에 좋은 약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