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밤 첫 방송된 KBS2 '씨름의 희열' (사진='씨름의 희열' 캡처)
온라인상에서 시작된 씨름 열풍에 힘입어 탄생한 KBS2 예능 '태백에서 금강까지-씨름의 희열'(이하 '씨름의 희열')이 모래판 위의 긴박감 넘치는 대결을 담아내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달 30일 밤 '씨름의 희열' 1회가 방송됐다. '씨름의 희열'에서는 태백(-80㎏), 금강(-90㎏), 한라(-105㎏), 백두(-140㎏) 네 체급 중 태극과 금강 부문 선수들이 경량급 대회를 열어 힘과 기술을 겨룬다.
올해 9월까지의 성적을 기준으로 태백과 금강 체급 상위 랭커와 대학부 최상위 선수들이 참가했다. 총 4차례 예선, 본선 토너먼트를 통해 1억 원이 걸린 태극장사 씨름대회의 최강자를 가릴 예정이다.
태백급으로는 박정우, 황찬섭, 오흥민, 윤필재, 손희찬, 노범수, 이준호, 허선행 선수가, 금강급으로는 이승호, 최정만, 황재원, 김기수, 전도언, 김태하, 강성인, 임태혁 선수가 출전했다. 이들은 각각 체급을 맞추기 위해 상반된 노력을 했다.
태백급 선수들은 먹고 또 먹으면서 체중을 늘렸지만, 금강급 선수들은 -90㎏에 맞춰 산악 러닝, 트랙 러닝, 트레드밀 러닝, 팔굽혀펴기 등 각자 다양한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감량에 힘썼다.
이날 방송에서는 태백급 선수들의 경기가 펼쳐졌다. 황찬섭, 손희찬 선수의 경기가 첫 번째였다. 자세 싸움에서 승부가 90% 판가름 난다는 황찬섭 선수는 "무조건 어깨를 안 주고 내가 최대한 어깨를 뺏어 먹고 자세를 비등하게 맞춰서 일어날 때 쳐내서 올려야 제가 (이길) 가능성이 많다"라고 말했다. 그는 손희찬 선수를 2:0으로 이겨 승리했다.
절친한 사이인 허선행-노범수 선수가 두 번째 경기 주인공이 됐다. 노범수 선수는 잡채기 기술을 써 순식간에 한 판을 이겼다. 그러나 허선행 선수가 바로 1승을 거둬 싸움은 더 팽팽해졌다. 밭다리 강자 허선행 선수와 되치기 강자 노범수 선수의 마지막 대결 승자는 노범수 선수였다.
위는 '씨름의 희열'에 출전한 태백 체급, 아래는 금강 체급 선수들 (사진='씨름의 희열' 캡처)
세 번째 대결은 늦깎이 장사 이준호 선수와 최고령 장사 오흥민 선수가 치렀다. 이준호 선수의 주특기는 들배지기였고 오흥민 선수는 잡채기와 돌림배지기였다. 올해 41세로 최고령인 오흥민 선수는 노련미를 뽐내며 2:0으로 승자가 됐다.
'씨름의 희열'은 선수 한 명 한 명을 따로 소개하고, 선수들의 일상적이고 친근한 모습을 노출하면서도 모래판 위의 대결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데 공을 들였다. 전직 씨름선수 출신 이만기가 각 선수가 쓴 기술을 짚어주고, 김성주는 안정적으로 전체 흐름을 잡았으며, 붐은 적절한 추임새와 너스레로 재미를 배가했다.
스포츠 생중계 영상처럼 경기 장면을 다시 천천히 보여주며 선수들이 어떤 기술을 썼고, 그것이 통했는지 안 통했는지를 확인하게 해 주어 시청자들도 마치 현장에서 씨름을 보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1983년부터 꾸준히 민속 씨름을 중계해 온 유일한 방송사답게, 선수들의 움직임으로 인해 모래가 흩어지는 찰나까지 놓치지 않는 뛰어난 촬영 솜씨가 눈에 띄었다.
예능 성격을 띠고 있지만, 마냥 가벼운 웃음만을 좇지만은 않은 점도 '씨름의 희열'의 매력이었다. 이만기는 절제되면서도 차분한 해설로 씨름을 전혀 모르는 시청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그동안 다양한 스포츠 경기 해설을 해 온 베테랑 김성주도 이만기와 붐 사이에서 설명과 웃음의 중심을 잡아 원활하게 진행했다.
그동안 '날아라 슛돌이', '천하무적 야구단', '청춘FC 헝그리 일레븐' 등 계속해서 스포츠 버라이어티 장르를 선보여 온 KBS의 야심작인 만큼, '씨름의 희열'이 얼마나 더 많은 시청자를 매료할지 기대가 모인다.
KBS2 '씨름의 희열'은 매주 토요일 밤 10시 45분에 방송된다.
(사진='씨름의 희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