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 처리할 본회의 무산…與 "한국 필리버스터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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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본회의 직전 의총서 전체 안건 필리버스터 신청
이후 나경원 "민생법안 先처리 후 필리버스터 돌입" 제안했지만 합의 불발
민주 "상상도 못한 일…한국 민생과 국회 파괴" 맹비난
유치원3법 박용진, 민식이법 강훈식 울먹이며 "끝까지 싸우겠다"
바른미래 일부 제외한 야당들도 비난 동참
정의 "패륜" 바른미래 "비열한 꼼수" 대안신당 "국정파괴" 평화 "만행"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29일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열린 ‘민생파괴! 국회파괴! 자유한국당 규탄대회’에서 한국당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국회는 29일 본회의를 열고 이른바 '유치원 3법',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을 비롯한 200여건의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등으로 인한 여야 합의 불발로 결국 무산됐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본회의에 상정돼 있던 법안 190개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합법적인 수단으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돼 이미 부의된 선거법 개정안과 다음 주 부의되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 법안을 막아보겠다는 의도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 여야 정당들은 한국당이 민생법안을 볼모로 국정을 마비시키고 있다며 본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이에 문희상 의장은 법안 처리를 위한 의결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본회의 개의를 미뤘고,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대표 3인은 문 의장을 만나 해결책을 논의했다.

민주당 이인영, 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문 의장과 함께 머리를 맞댔지만 이견 차를 좁히지 못한 채 40여분 만에 헤어졌다.

이 원내대표는 "말도 아닌 상황이기 때문에 말을 말겠다"며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움직임에 강하게 불만을 나타냈다.

자유한국당이 29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모든 안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가운데 나경원 원내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반면 나 원내대표는 "사실상 우리가 급한 민생 법안에 대한 선 처리를 얘기했는데 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철회하지 않으면 본회의를 열지 않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라며 본회의 불발의 책임이 민주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오 원내대표는 "민식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이나 유치원 3법을 포함해 오늘 처리해야 할 수많은 민생법안들에 대해서 한국당이 모든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것은 사실상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제1 야당 한국당을 반개혁세력으로 몰아세우며 힘으로 밀어붙인 집권여당 미주당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말해 양당 모두를 싸잡아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회동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장께,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이라면 저희가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법안에 앞서서 우리 민식이법 등에 대해서 먼저 상정해서 통과시킬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다른 정당들의 주장처럼 필리버스터가 이날 필리버스터 신청 이후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민식이법 등 일부 법안에는 적용되지 않았다는 것도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 선(先)처리를 제안하기 전에 먼저 일괄적으로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는 점에서, 민주당과 문 의장은 선거법 처리 지연을 막기 위해 한국당의 민생법안 선처리 후 필리버스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각각 당리당략 때문에 민생을 외면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법안 처리를 기대하며 국회에 머물고 있던 민식이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비롯한 교통사고 피해 어린이 부모들은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결정에 기자회견을 열고 "왜 우리 민식이가 그들의 협상카드가 돼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울음과 울분을 터뜨렸다.

민주당은 원내대표 회동 직후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민생파괴, 국회파괴, 자유한국당 규탄대회'를 열고 한국당의 행태를 강하게 규탄했다.

이해찬 대표는 "여야가 합의했고 법사위까지 통과한 법안을 필리버스터로 통과 못시키게 하는 것은 국회를 마비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정말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정치 30년 만에 이런 꼴은 처음 본다"고 개탄했다.

유치원 3법의 대표발의자였던 박용진 의원은 "나 원내대표는 미국에 가서는 나라 팔아먹고, 국회로 돌아와서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에 애들을 팔아먹고 있는 것 아니냐"며 "저런 정당, 저 따위 국회의원의 눈치 안 보고 국민들이 바라는 법을 만들어 통과시킬 수 있도록, 국회선진화법으로 무력화되지 않을 180석을 국민 여러분께서 (민주당에) 넘겨 달라"고 울먹임을 참고 호소했다.

한참동안 눈물을 흘리며 감정을 추스른 민식이법의 대표발의자 강훈식 의원도 "무엇을 더 어떻게 해야 하느냐. 한국당 국회의원들 다음번에 의원 한 번 더 되려고 아이들을 죽여도 괜찮느냐"며 "이제는 사정하고 싶지도 않다. 민식이법은 언론과 국민들이 여기까지 이끌어 주셨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이 29일 국회 본회의 모든 안건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한 가운데 한국당 의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한국당 필리버스터 규탄 긴급 의원총회를 연 정의당의 윤소하 원내대표는 "도대체 한국당의 정치란 무엇이냐. 비인간적이고 반도덕적인, 어찌 보면 패륜행위에 다름 아니다"라며 "선거법과 관련한 필리버스터는 얼마든지 하라. 그러나 아이들의 죽음, 서민들의 눈물이 스며있는 민생법안을 볼모로 삼는 행위는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반드시 통과시켜야 할 '민식이법'을 볼모로 '일단 본회의를 열어 민식이법도 통과시키고, 필리버스터도 하게 해달라'는 한국당의 비열한 꼼수에 분노가 치민다"며 "당장 국정과 민생을 대상으로 한 인질극을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대안신당 최경환 수석대변인은 "한국당의 행위는 한마디로 민생을 볼모로 한 국정파괴 행위"라며 "한국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에게 4+1 협상을 통해 국회법에 따른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안을 함께 제출하고, 예산안을 12월 2일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10년 이래 경제가 가장 어렵다는 요즘인데 한국당이 여야 합의를 깨고 모든 안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민생법안 처리가 무산됐다"며 "민생을 외면한 한국당의 만행을 규탄한다. 한국당은 국민을 대변할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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