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금리동결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국내 경기가 현재 바닥을 다지는 상황이고 내년부터는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29일 금융통화위원회 뒤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내 경기흐름에 대해서는 좀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현재 바닥을 다져나가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현 상황이 바닥인 만큼, 경기가 더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얘기다.
실제로 최근 소비자 심리(CCSI)와 기업 체감경기(BSI) 관련 지표가 이달까지 각각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는 등 경제주체의 심리가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이 총재는 "앞으로 다소간 등락은 있을 수 있지만 큰 흐름을 보면 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움직임을 보이다 내년 중반경부터는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하게 개선될 것"이라며 "내년 중반경부터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으로 보이고 IT업황 또한 개선될 것이라고 하는 예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총재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의 단가 하락세가 주춤하고 또 반도체 경기 관련 선행지표, 예를 들면 반도체 제조용 장비 업체의 매출이라든가 관련 선행지표도 개선되고 있다"며 "내년 중반쯤에는 반도체 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때 크게 확대됐던 미중 무역분쟁 관련 불확실성이 최근 양국간 1단계 협상타결의 여지가 생기면서 상당폭 완화된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미중 분쟁이 더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일반적 전망을 기본적인 시나리오로 설정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총재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잠재성장률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한계를 분명히 했다. 한은은 올해 2.0%, 내년 2.3%로 성장률 전망치를 내놨다. 한은이 추산한 2019~2020년 잠재성장률은 2.5~2.6%다.
이 총재는 "내년 전망치가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보면, 우리 경제의 성장 회복 모멘텀이 강하다고 볼 수는 없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금리 인하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표현이 삭제됨에 따라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앞당겨지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총재는 "앞서 7월과 10월 두 차례 금리인하를 했는데, 두 차례 인하했기 때문에 그 영향에 대해서는 점검을 좀 더 강화해야겠다고 강조하는 차원에서 문구를 넣었다 이번 달에는 뺐다"며 "그런 표현이 들어가거나 빠지는 게 향후 통화정책의 구체적 방향을 시사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