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8일 차를 맞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 천막에서 나경원 원내대표 등 의원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보수 유튜버들이 최근 장외집회와 황교안 대표 삭발식 등 자유한국당 행사를 실시간 생중계하면서 적지 않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식 현장도 보수 유투버들에게는 중요한 수입원이었다.
지난 27일 황 대표의 단식이 이어지고 있는 청와대 사랑채 앞. 여러 보수 유튜버들이 각자 손에 스마트폰과 카메라를 들고 황교안 대표 단식현장 실시간 생중계에 열을 올렸다.
이들은 '목숨을 건 황교안 대표 현장수호 임무수행 중', '광화문 어슬렁거리는 좌파 교육시키러 왔습니다', '생필품 반입 막은 정권의 악랄함', '황교안 생명이 위독하다' 등 자극적인 썸네일 제목으로 유튜브 시청자들의 클릭을 유도했고, 실제 100만 구독자를 보유한 한 보수 유튜브 채널의 실시간 생중계 시청 인원은 밤 10시가 넘는 시각에도 1만 명 이상이었다.
보수 유튜버들이 이처럼 생업을 제쳐두고 지난 8일간 황교안 대표 단식현장 생중계에만 몰두한 이유는 무엇일까.
◇ 보수유튜버들의 댓글장사 방법?…'유튜브 슈퍼챗'바로 유튜브 실시간 방송 채팅창의 '슈퍼챗' 때문이다.
유튜브 생방송 유료채팅으로 볼 수 있는 '채팅창 슈퍼챗'은 시청자가 돈을 내면 채팅창 상단에 돈을 낸 시청자의 댓글을 고정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다수가 참여 중인 실시간 방송 채팅창에서는 채팅을 해도 내용이 빨리 올라가 댓글들을 정확히 볼 수가 없는데, 돈을 내면 자신의 의견을 상단에 고정시켜 주목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채팅창 슈퍼챗'은 시청자가 낸 돈 액수만큼 댓글을 상단에 오래 고정시켜주는 방식으로 가령 1만원에 1시간 댓글 상단 고정이라면, 5만원을 내면 5시간 고정이다.
실시간 방송을 지켜본 결과, 시청자가 내는 금액은 1000원부터 20만원까지 다양했다.
시청자들이 돈을 내면서까지 채팅창 상단에 자신의 댓글을 고정시키려는 이유는 '채팅창 슈퍼챗'으로 다수가 참여하고 있는 채팅창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채팅창 슈퍼챗'을 해서 상단에 자신의 의견을 고정하는 것은 채팅창 여론을 주도하는 것으로 보였다.
27일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황교안 대표의 단식현장을 찾았을 때 A유튜브 채널 실시간 방송에서 한 네티즌이 3만 3천원의 '슈퍼챗' 비용을 내고 '심상정 꺼*!!! 여길 어디라고 와!!!' 라는 내용의 글을 상단에 고정시키자 실제 채팅창에는 심상정 대표를 비난하는 내용의 채팅내용이 거의 도배가 됐다.
'채팅창 슈퍼챗' 이외에도 보수 유튜버들은 영상 하단이나 영상내용에 후원 계좌를 적어놓기도 했는데, 후원계좌에 돈을 입금되면 입금자 이름을 영상하단 등에 표시해주기도 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 보수 유튜버들의 '광고수익'이 없는 이유
유튜버들은 영상의 '광고수익'과 채팅창의 '슈퍼챗'으로 수익을 올린다.
'광고수익'은 업로드한 영상에 붙어있는 광고의 시청자 조회수·시청시간 등을 따져 수익을 주는 것이고, '슈퍼챗'은 실시간 방송 중 채팅창을 이용해 수익을 올리는 방법이다.
여기서 보수 유튜버들의 주 수입원은 '광고수익'이 아니라 '채팅창 슈퍼챗'이다. 유튜브의 일명 '노란딱지' 정책 때문에 '광고 수익'을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폭력적, 성인용 콘텐츠 등 부정적 콘텐츠에 자사광고가 붙는 것을 원치 않는 광고주들을 위해 '광고주 친화적인 콘텐츠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난 콘텐츠에 노란색 달러모양 그림을 붙여 광고수익을 제한하는데 보수 유튜버들의 영상물에는 '노란딱지'가 다수 붙어있다.
다만 '채팅창 슈퍼챗'은 광고주들을 위한 '노란딱지' 정책과는 별개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실시간 방송으로 진행되다 보니 영상에 광고를 붙일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