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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 되재?" 전 국대 2루수는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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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우, LG에서 야구 인생의 마무리를 꿈꾼다

'마음 고생 심했어요' 정근우가 25일 LG 유광 점퍼를 입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는 도중 상념에 잠겨 있다.(잠실=노컷뉴스)

 

한국 야구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국가대표 출신 베테랑은 눈물을 훔쳤다. 영광의 시대를 보냈던 자신의 포지션을 맡을 수 없을 줄 알았는데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LG 유니폼을 입게 된 내야수 정근우(37) 얘기다.

정근우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LG에 입단하게 된 소회를 밝혔다. 정근우는 지난 20일 2019 KBO 2차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로 LG의 지명을 받았다. 전 소속팀 한화에서 40인 보호선수 명단에 들지 않아 '쌍둥이 군단'에 선택됐다.

이날 정근우는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 잠실구장을 찾았다. 정근우는 "아침부터 좀 긴장이되고 어떻게 될까 나중에 기사를 보면서 실감도 안 나고 얼떨떨했는데 그냥 뭐 눈물이 좀 나더라고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자신의 가치가 끝난 줄 알았기 때문이다. 정근우는 2000년대 후반부터 SK 왕조의 2루수로서 맹활약했다. 2008년에는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에 힘을 보탰고,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2015년 프리미어12 우승 등 국가대표 2루수로도 명성을 떨쳤다.

하지만 정근우는 전 소속팀 한화에서 주전 2루수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 정근우는 외야수로 깜짝 변신하기도 했고, 작은 체구에도 1루수를 맡기도 했다. 올해는 주로 중견수를 맡아 88경기 타율 2할7푼8리 3홈런 30타점 37득점에 그쳤다.

이런 정근우에게 LG가 2루수로서 역할을 맡긴 것이다. 정근우는 "류중일 감독님과 통화했는데 사투리로 '세컨드(2루수) 되재?'라고 하시더라"면서 "네 됩니다고 답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정근우는 눈물의 의미에 대해 "2루수로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말에 가슴이 뭉클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회를 받았다는 게 기뻤고 기가 죽어 있던 느낌이었는데 다시 열정을 꽃피우고 싶어졌다"고 강조했다.

명예 회복으로 멋진 선수 생활의 마무리를 꿈꾼다. 정근우는 "이대호(롯데), 김태균(한화) 등 친구들도 한국 야구의 핵심이었는데 지금까지 했던 것들을 아름답게 마무리했으면 좋겠다"면서 "나 역시 명예 회복이라고 해야 할까 지금까지 했던 대로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등번호는 고려대 후배 김용의의 양보(?)를 받아서 8번을 달 예정이다. 정근우는 "8번을 LG에서는 용의가 달고 있더라"면서 "용의에게 '형이 쭉 8번을 달았다'고 하니 양보하겠다고 하더라"고 웃었다.

의미가 있다. 정근우는 "(8번의 모양처럼) 오뚝이 근성으로 야구를 해왔기 때문에 처음 달았던 번호로 가고 싶다"고 이를 앙다물었다. 인터뷰 말미에 "더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정근우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호탕하게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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